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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9 |
[신귀백 영화엿보기] 고전이 될 명품 애니 <토이스토리3>
관리자(2010-09-03 14:19:49)
고전이 될 명품 애니 <토이스토리3> ▶▶애도의 액자 햐! 애니메이션의 시작 자체가 블록버스터 급이다. 광활한서부, 그랜드 캐니언 같다. 거기 황야를 질주하며 증기를 뿜는 열차 지붕 위에서 결투가 벌어진다. 보안관 뱃지에 카우보이모자, 박차가 달린 부츠를 신은 우디가 사력을 다해 악당과 싸운다. 기차는 천 길 낭떠러지 붉은 대협곡을 건너는다리를 향하고, 바로 앞에서 엄청난 폭약이 폭발하는데….몸이 오그라드는 이 오프닝의 어드벤쳐 시퀀스는 사실, 앤디가 자신의 장난감을 아바타 삼아 상상력을 펼치는 장면이었다.밭고랑의 무배추도 주인의 발소리를 듣고 자라듯 인형도주인의 사랑을 먹고 산다. 그런데 그 장난감에 자신을 투영하던 아이가 슬그머니 인형을 내려놓게 되는 시간이 있다.대개는 의사놀이로 장난감 빠끔살이는 끝나게 된다. 이것은한 개인의 특별한 각성이 아닌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쓸쓸한숙명 같은 것이어서 이 영화가 가지는 공감의 배경이 된다.아버지의 몸에서 나는 냄새를 맡게 되고 집안의 구질구질함에 대해 입을 닫다가 아이돌스타나 스포츠 영웅을 찾는다.그리고 모르는 사이 이성을 찾고 고통을 아는 시간이 온다.<토이2>에서 <토이3>가 나오는데 11년이 걸렸다.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아이가 대학생이 될 나이. 영화 속 장난감들의 주인인 앤디는 이제 집을 떠나 대학으로 가야한다. 영화 안팎의 세월이 실제로 흐른 것. 청년이 된 앤디의 방은 인형이나 장난감보다는 컴퓨터가 방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고 스포츠카와 록 밴드 사진들이 잔뜩 붙어있다. 방구석 박스에 처박힌 그 많은 장난감들을 앤디는 어떻게 처리할까? 하는 것이 액자구성의 액자를 이루는데…. <토이3>는 장난감이 버려지는 지점에서 출발한다. 제작자 픽사는 미국인답게장난감에 대한 애도치고는 말이 많다. 그런데 그 애도사가 거의‘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수준이니, 들을 만하다.짐을 싸는 앤디는 고르고 고른 끝에 가장 사랑하는 카우보이 인형 우디 하나만 가져가기로 한다. 한 때 붕붕 하늘을 날기도 하고 레이저를 쏘며 한 시대를 풍미한 우주용사 버즈를 비롯한 쓸 만한 장난감과 어린이 대회 트로피들을 다락방으로 보낼 것인가, 쓰레기장 아니면 탁아소에 기부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는 사이, 초록색 군바리 인형들은 미리갈 길을 떠나고…. 엄마의 실수로 인형을 담았던 검은 봉지들이 쓰레기차에 버려지기 직전 우디의 활약이 이 영화의 두 번째 즐거움이다. ▶▶장난감 스타플레이어들 이 영화, 장난감의 마음에서 출발한다. 장난감들에게도 슬픈 날이 있다. 놀아주지 않는주인 그리고 새 선물이 들어오는 크리스마스와 생일이 서럽다. 더 이상 주인의 사랑을 받을 수 없는 앤디의 인형과 장난감들은 자의반 타의반 햇빛촌 탁아소로 향한다. 이 장난감왕국에는 대장 인형이 있는데 딸기향 나는 털이 복술복술한 분홍색 곰인형 랏소가 그 캐릭터다. 여자 아이들의 침대나 부잣집 소파에 어울릴 랏소의 코는 부드러운 자주색 벨벳으로 되어있어 안아보고 싶은데, 사실 그는 <토이3>의 새로운 악당 캐릭터다. 주인공과반동인물 캐릭터만큼은 딱딱한 재질의 플라스틱이 아닌 부드러운 천의 재질을 가진 인형으로 된 것은 재미있는 설정이다.일장 연설을 늘어놓을 때 품위가 넘치는 부드러운 곰 인형에게는 사실 깊은 상처가 있다. 비 오던 어느 날, 어린 주인은 자신과 빅 베이비 인형을 들판에 놓고 그냥 돌아가 버린다. 그들은 어렵게 집을 찾아가지만 주인에게는 이미 새로운 인형이 자리하고 있어서 그때의 트라우마가 고약한 캐릭터를 형성하게 된 것.“ 우린 언젠가 폐기 되지”라고 말하는 한쪽 눈꺼풀이 고장 난 아기인형은 거의 유아 크기의등신대 인형으로 랏소의 하수인이다. 주인공 우디의 반대편에 선, 시기와 질투심을 가진 캐릭터의 내면을 보자면 과연 이것이 애들 만화영화인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어드벤처로 장르로만 가면 여자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가없기에 픽사 스튜디오 제작진은 닭살 로맨스를 벌이는 러브스토리를 배치한다. 앤디의 동생 몰리는 매정하게도 바비인형을 기증함에 던져 그 버려짐에 대한 상처로 슬픔에 빠졌던, 날씬녀 바비는 탁아소에서 멋쟁이 훈남을 만나면서 쾌활함을 되찾는다. 하늘색 반바지에 유원지 룩을 한 미남 인형켄에게 뿅 가는 것. 십점 만점에 십점을 맞아야할 화려한의상들, 명품 옷이 가득한 옷장에 엘리베이터가 딸린 켄의드림하우스는 엄마와 딸들을 만족시키는 순정만화 구실을한다. 거기다 스페인어로 입력된 버즈가‘세뇨릿다!’를 외치면서 말괄량이 카우걸 제시와 탱고 춤을 추는 역동적 화면 역시 여자 어린이들의 숨겨진 욕망을 잘 드러낸다.기타 주전을 볼작시면, 마음 착한 녹색공룡 렉스, 몸에용수철이 붙은 느긋한 성격의 강아지 슬링키, 말없는 망아지 불스아이, 피자행성에서 온 눈 셋 달린 녹색의 에이리언, 거기다 토토로 인형(일본의 지브리 스튜디오 출신)은배역의 비중은 작지만 카메오의 역할을 한다. 장난꾸러기자줏빛 문어 스트레치, 족발 로킥을 날리는 분홍색의 만물박사 돼지 저금통 햄, 신혼을 만끽 중인 포테이토 부부, 모든 사물에 이목구비와 팔다리를 대입시킬 수 있는 야채인형들의 움직임을 보면서 감탄이 안 나오는 사람은 폐기 직전의 사람일 것. 이 개성 넘치는 장난감들의 현란한 드리블과 패스를 지켜보자. ▶▶토이들의 프리즌 브레이크 주장 우디는 장난감들을 향해 앤디에게 돌아가야 한다고호소하지만, 앤디가 자신들을 버렸다고 믿는 패밀리들은이곳 탁아소가 살기 좋을 것이라며 버틴다. 곰인형 랏소의친절한 안내 아래 친구들은 바비인형의 남친 켄 등 새로운멤버들을 만나며 제2의 인생을 맞을 준비를 하지만 사실이 탁아소 안에는 그들이 미처 몰랐던 끔찍한 비밀이 숨겨져 있다. 알고 보니 이곳은 장난감들의 감옥인 것. 시시티비로 감시하는 직무에 투철한 원숭이는 한 건 해야겠다는욕망으로 불타는 눈을 보여주는데, 그 사실감이라니….그러다 앤디가 여전히 자신들을 사랑한다는 사실과 이곳이 지옥임을 알게 된 토이 군단은 주인 곁으로 돌아가기 위해 탈옥을 결심한다. 우디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장난감들은“이별은 없어! 우리는 반드시 함께 돌아가야 해!”하면서 랏소의 음모에서 벗어나기 위해 죽을 고생을 다한다. 감옥을 탈출한 후 쓰레기 트럭에서 하치장으로, 컨베이어 벨트를 지나 자동 분쇄기와 화장터 소각구덩이까지 그들의압박과 수비 그리고 세트피스는 월드컵 결승전 못지않게황홀하다. 거참, 사랑과 욕망을 가진 인형들이 뛰고 달리는이건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아예 <레이더스> 플러스 <다이하드>다. 헝겊이나 플라스틱 조각에 불과한 것들에 혼을불어넣으니(애니메이션의 어원대로), 다르다. 그러니 이것은 결코 인형이나 만지는 애들만의 영화는 아니다. ▶▶3대가 함께 볼 영화 천으로 만든 인형은 부드러운 느낌을 주고, 고무로 만든장난감은 눌러보고 싶고 털실로 만든 인형은 안아보고 싶다. 이런 인형들의 접힘과 움직임이 만들어낸 동작과 표정이 보여주는 유머는‘아 어떻게?’하는 공감과 찬탄을 자아낸다. 같은 시간을 보낸 장난감공동체가 자유와 권리를 억압하는 공간에서 프리즌 브레이크를 감행하는 토이들의 눈물겨운 노력과 서스펜스에는 단순한 스릴을 넘어서는 감동이 있으니 말이다. 문제해결을 위해 감독은 장난감 모두에게 의미 있는 역할을 분배한다. 특별한 영웅의 원톱플레이만으로 해결하지 않는 것. 거기다 목표를 이루기 위한 캐릭터의 비참한 죽음 혹은 그 누구도 피 흘리거나 희생당하지않는 것 역시 미덕이다.이 '영화'는 단지 장난감이나 인형의 정교함을 자랑하지않는다. 물론 그 바탕은 기술에 있겠지만 테크닉에 머무르기 보다는 깊이 있는 이야기를 통한 정서의 전달 그리고 상상력으로 승부한다. 상큼한 상상력은 말할 것 없고 원근법적 화면들은 인형들의 눈높이에서 촬영된 것. 어두컴컴한쓰레기장을 나타내는 톤과 빛이 들어오는 창문의 커튼은당연히 명도가 다르니 그 조명 솜씨에 무릎을 칠 만하다.장난감을 사랑하지 않는 아이는 없다. 그런데 한국에는이제 장난감 공장이 없다고 한다. 한 때 장난감을 가지고놀았던 엄마 아빠들이 비싼 악기는 터억 안기고, 오로지 공부에 필요한 책만 사주면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지 못하게하기 때문이란다. 젊은 부모들! 자식은 내 아바타나 장난감이 아니다. 그리고 장난감 시절은 후딱 지나간다. 그러니부지런히 장난감 사주시고, 아이의 성장과 함께 하던 인형과 장난감 함부로 버리지 마시라. 추억도 추억이지만, 돈된다. 일본에서 울트라맨 초기 인형들은 소형 중고차 한 대값이란다. 물론 버리지 않고 잘 보존해야 하겠지만….장난감과 잘 놀아주는 어린이가 훌륭한 어린이고 장난감과 잘 놀게 하는 부모가 좋은 어른이다. 하나 더, <토이3>는 지금의 아빠가 할아버지가 되고, 아이가 어른이 돼서 다시 그 미지의 아이와 함께 이 명품 애니를 보는 고전의 날들이 금방 올 것이다.영화 바깥 팁 : 새끼 키워본 고참 아빠로서 젊은 아빠들에게 충고 한 마디 한다. 괜히 애들 데리고 문화유산답사한답시고 해외여행 가서 돈 버리면서 새끼들 잡들이지 말고 파주에 있는 헤이리 어린이토이박물관 탐방을 권한다.태권V부터 마징가, 철인28호, 그랜다이저, 건담을 비롯월e까지 없는 것이 없다. 프라모델, 피규어, 로봇, RC자동차 장난감 등 글쎄 이런 것들을 좋아한다면…. butgoo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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