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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 |
[저널초점] 공공미술 2- 2
관리자(2010-10-04 18:36:30)
예술, 그 땅의 삶을 다시 발견하다 - 이현배 손내옹기 대표 진안군 백운(白雲)면은‘흰 구름도 쉬어 가는’소슬하고 한적한 산촌마을이다. 본래 백운면은 1970~80년대 임실과 장수, 무주 일대를 아우르는오일장으로 유명했다. 주변에 광산이 있어 허기를 채우러 온 노동자들로 쉴 새 없이 붐볐던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는 백문면의 쇠락을 가속화시켰다.이 조용한 마을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지난 2007년, 진안군과 전주대학교 도시환경미술연구소(소장 이영욱)가 협정을 맺고‘간판 개선과 공공미술 프로젝트’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사업의 성과로 백운면 원촌마을의 총 22개 상점, 34개 간판이 교체되거나 새로 제작됐다.이 사업은 문화관광부 지원으로 추진된 2007 ‘지역 통째로 박물관(에코 뮤지움)’사업의 첫 번째 프로젝트였다. 에코 뮤지움이란 지역발전과 연계된 문화와 경제를 접목한 새로운 박물관의 개념이다.진안 백운면은 문화관광부에서 주최하는‘2007 아트 인 시티’공모에도 선정돼‘흰 구름 워크숍’, ‘ㅂ 마트’, ‘논길타고 흰 구름 잡고’, ‘아홉마을 아홉깃발’과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이후 조용했던 마을은 순식간에 여러 매체의 주목을 받았고, 수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시골마을에 불어온‘공공미술’ 지붕 위에 염소가 노니는‘희망건강원’, 황금들녘이 아름다운‘풍년떡방앗간’, 흰 구름이 두둥실 떠다니는‘약방’….지난 8월 찾은 진안 백운면 원촌마을. 3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도, 그곳의 간판에는 여전히 소담하지만 정다운 이야기가가득했다.시‘간판 개선 사업’을 이끌었던 옹기장이 이현배 씨를만나기 위해 그의 작업실을 찾았다.“그때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생업디자인의 개념이었어요.최근 농촌이 굉장히 어려운데, 그 이유는 근본적으로 농업의어려움에서 형성된 것입니다. 이 어려움은 국가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으로 굉장한 시간을 요구하지요. 그래서 진안의 경우 문화를 매개로 지역을 활성화시켜보자는 차원에서생업디자인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습니다.”그는 (사)생명의 숲에서 운영하는 백운면 마을조사단의 총책임을 맡아 2006년부터 백운면 마을들을 조사해왔다. 그러던 중 진안군에서‘마을만들기 사업’을 제안하며 전주대 누리사업단과 함께‘간판 개선 사업’을 진행했다.“진안의 경우 섬진강 발원지인 데미샘과 백운계곡 등이 있어 관광객들의 방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죠. 그런데 지나가는 사람들은 이 고요한 아름다움을 놓치며 그저 지나가기만합니다. 그래서 시작한 게 간판 프로젝트죠. 간판 개선 작업을 통해 관광객의 유입 요인을 만들어보자는 것이었습니다.”‘간판 개선 사업’은 진안이 추진하고 있는‘에코 뮤지움’사업의 일환이다. 지역 마케팅을 통해 관광객들을 지역에 머무르게 하고, 이를 통해 도시와 농촌의 새로운관계를 정립해 보자는 것이다.“군 관계자는 처음 진안군 전체를 마을만들기 사업으로 제안했는데 군 전체보다는면 단위의 마을만들기가 의미 있다고 생각했어요. 농촌의 현실에서 최소한의 규모가면단위인데, 진안군 전체를 대상으로 하면파급효과가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했어요.그래서 소재지 강화 차원에서 소재지를 제한하게 됐죠.”하지만 마을주민들을 설득하는 작업은 쉽지 않은 일. 그는“다행히 진안군의 경우 마을주민이 함께 작업에 참여해 주민과 소통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했다.공공미술을 통한 공동체 복원과 농촌경제활성화문화관광부가 실시한‘2007 아트 인 시티’공모사업에는 시민문화네트워크 티팟과 함께‘공간 변화’작업을 진행했다.티팟과 마을조사단은 주민과 작가들이 상호학습을 통해 눈높이를 맞춰나가는‘뭉게뭉게 워크숍’, 거대한 이마트에 대항하고, 작지만 소중한 낭만을 회복하는‘ㅂ마트’, 논길을 생태문화탐방 코스로 두 번 활용하는‘논길 타고 흰 구름 잡고’, 마을 공동체 상징을 주민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아홉마을 아홉깃발’등의 커뮤니티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프로젝트에는 지역 아이들의 참여도 이뤄졌다.“저는 아이들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하는‘전북 진안 희망백운 만화학습 프로그램’같은 프로젝트도 진행했고, 백운 농산물을 자랑하기 위한 마을 포장박스 디자인도 중학교아이들이 직접하게끔 했죠. 이런 프로젝트를 트레이닝 과정처럼 거치며 훗날에는 부모와 자식이 함께 하는 동업, 협업의 장을 마련하고 싶습니다.”이외에도 농로타고 흰구름을 잡는‘자전거 터미널’과‘작은 도서관’이 백운의 새로운 명물로 탄생했다.“현재 백운의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답보돼 있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앞으로‘소재지 중심기능 강화 및구장터 활성화’와‘삶을 위한 예술, 생업디자인의 구현’을 위해‘진안백운 희망건강원 사업’과‘지붕 없는 전원 박물관, 에코 뮤지움 사업’을 꾸준히 진행해 나갈 계획이에요. 이를 통해 마을 공동체를 복원하고, 농촌경제를 활성화시켜야죠.”그의 여정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문화를 바탕 삼아 도시와 농촌이 더불어 숲을 이루는 그 날까지그는 느리지만 꾸준한 걸음을 옮길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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