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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 |
[저널초점] 공공미술 2- 3
관리자(2010-10-04 18:36:40)
틀을 깬 예술, 세상과 소통하라 - 구혜경 사회적 기업 이음 공공디자인 팀장 전주 동문거리는 조선시대 전주읍성의 4대문 중 하나인 동문이 위치했던 곳이다. 1970~80년대, 전주 동문거리는 책방, 다방, 선술집, 화랑과 소극장 등이 빼곡이 밀집한 번화가였다. 당시 전주의 수많은 문화예술인들은 이곳에서 꿈을 품고 낭만을 나눴다.하지만 그것도 잠시, 80년대 후반 주변에 신도심이 들어서고, 중·고등학교가 옮겨 가면서 동문거리는 급격히 침체의 길을 걸었다. 인근의 전북도청과 경찰청이 서부 신시가지로 이전함에 따라 침체의 정도는 더욱 커져만 갔다.공공작업소‘심심’은 2007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에 채택된‘동문거리 가로디자인 사업 프로젝트’를맡아 동문거리 바꾸기에 나섰다. 그 결과, 회색빛의 건물 벽면은 15점의 벽화로 탈바꿈했고, 30개 점포가 깨끗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바뀌었다. 주민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물론 거리 디자인 사업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오히려 거리 디자인 사업이 지역의 경관을 헤치고, 상권은 여전히 침체돼 있다는 것이 이들의 판단이다. 공공미술, 긍정과 부정 사이 공공작업소‘심심’(이하 심심)은 사회적 기업 이음에서 운영하고 있는 공공예술집단이다. 당시‘동문거리 가로디자인사업 프로젝트’에 참여한 구혜경 팀장을 만났다. ‘이음’은최근 서문거리에 새로 사무실을 마련했다. 늦은 오후시간인데도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 진행으로 사무실 안은 분주해보였다.“2007년 진행한 동문거리 가로디자인 사업 프로젝트는조형물 설치와 거리미술을 통해 동문거리에 활력을 불어넣는 작업이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주민들과의 소통이 우선이었죠. 다행스럽게도‘심심’은 이미 몇 해 전부터 동문거리 축제를 진행하며 주민들과의 두터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죠.”당시 거리 디자인 사업은 침체된 도심을 재생시키자는 목적으로 추진됐다. 진행된 구간은 600m 정도. 작업은 크게동문 게이트, 거리미술 작업, 거리나무 심기, 공모사업 등으로 구분해 진행됐다. 낡은 창문은바꾸고 간판은 새로 고쳐 달았으며, 드럼통을 재활용해 나무를 심기도 했다.또한 골목골목마다 조형물을 이용해‘사이 갤러리’를 운영했으며,‘ 동네미술관’을운영했다. 그결과빈점포에새로운입주자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동문거리의 작지만 소중한 변화였다.“공공미술 작업할때 중요한 것은 내구성과 안정성 그리고예술성의 조화예요. 동문거리 사업을 진행할 때도 이 세 가지 특성을 조화롭게 담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작업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동문거리에는 당시의 작업들이 고스란히남아 있지요. 물론 지속적으로 꾸준히 관리하고 있기도 하고요.”그러나 모든 작업이 환영받은 것은 아니었다.“거리 디자인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동문거리에 건물만 들어서 있어 삭막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드럼통에 나무를 심어 거리 곳곳에 놓았죠. 일부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을보였지만 드럼통 때문에 불편하다는 불만이 제기돼 결국 설치물을 수거하게 됐죠.”구 팀장은 당시의 일을 회상하며“필요한 작업이었으나 사전주민협의 부족과 구도심 상가형태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고 말한다.“공공미술이 모든 사람의 마음을 충족해줄 수는없어요. 다만 최대한의 불만을 줄여나가는 것이죠.” 시민과의 교감·소통이 우선시돼야 구 팀장은 공공미술 사업을 더욱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주민들과의 소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실제 공공미술 작업을 할때 작가와 지역주민의 소통이 원활이 이뤄지지 않아 마찰을 빚는 사례는 적지 않다.“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는 워밍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주민들의 경우 누군가 갑자기 찾아오면 낯설어 하죠. 또 생활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으면 반대하는 경우도 있고요. 그럴 때는 오랜 시간동안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그분들을 이해하고 설득하는 게 중요해요. 어떤 분들은 작업할 때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기도 해요. 그럴 때는 그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되, 변형해서 반영하는 것도 한 방법이죠.”그는 작가들이 먼저 시민과의 교감·소통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일부 작가들의 경우 자신의 예술관을 지역주민에게 강요하는 경우가 있어요. 하지만 주민들은 작가 개인의 작품을 보려는 게 아니죠. 때문에 주민과의 소통을 배제한 공공미술 작업은 오히려 보는 이들을 불편하게 할 뿐입니다.”그에게 공공미술은‘커뮤니티 아트(Community Art)’다. 미술을 매개로지역주민과 예술이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작업인 것이다. 그는앞으로도 마을 만들기 사업과 도시재생 사업 등과 같은 공공미술 작업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공미술이 일상생활에 주는 즐거운 변화를조금 더 많은 이와 함께 나누고 싶어서다. 때문에 그의 작업은 언제나 현장중심이다. 그곳에서 직접 주민을 만나고, 부딪히며, 작업을 완성해나가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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