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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 |
환경 초록이 넘치는 생생삶
관리자(2010-10-04 18:38:51)
꿀벌의 파업 전야 벌 없는 침묵의 봄, 결실 없는 가을로 이어지니 -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정책기획국장 벌들이 심상치 않다. 올 봄 이상저온 현상으로 도내 전체 벌통의 60~80% 가량에서 꿀벌이 집단폐사(벌통 속 꿀벌 50% 이상 폐사)해 양봉농가를 시름에 잠기게 했다. 전국 꿀 생산량의 12%(20만4,500여개)를 차지하는 우리 지역의 직접적인 피해액만도 약 79억원 대에 달했다.그런데 양봉 피해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인 8월, 이번엔 피부가 굳어지고 말라죽는‘낭충봉아부패병’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토종벌을 떼죽음으로 몰았다. 특히 한봉의 비중이 큰 진안군의 피해가 컸다. 군내 한봉 농가 가운데 51%에 달하는 188호 7164통에‘낭충봉아부패병’이확인되었다. 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무서운 질병이나 정확한 원인도 모르고, 뾰족한 대책이 없다. 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무서운 질병이다. 그러나 문제는 정확한 원인도 모르고,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꿀벌이 사라진다 문제는 이런 일들이 올해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꿀 생산량은 2003년 이후 35% 가까이 감소했다. 당연히 수익을 내기가 힘들어진양봉농가들이 운영을 접는 일도 잇따르고 있다. 양봉 업계에선 해마다20∼30%의 양봉농가들이 철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향후 5년 내에 양봉농가의 70% 정도가 사업을 접을 것이라는우울한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평균 25%의 벌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는 미국은 물론 캐나다, 브라질,프랑스와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지역으로까지 급속히 확산되고있다. 집단폐사는 물론 갑작스레 사라지는 사태들도 심심찮게 나타난다.눈에 보이는 직접 피해도 문제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벌에 의한 꽃가루 수정율의 감소다. 전체 식물의 90% 이상이 매개 곤충에 의해 꽃가루수정을 한다. 그중에서 꿀벌은 가장 효율적이면서도 정확하게, 같은 종의꽃에게 정확하게 꽃가루를 전달한다. 따라서 활동하는 꿀벌의 수는 과채류의 결실률을 결정짓는 핵심적인 요소이다. ‘낭충봉아부패병’이 휩쓸고간 강원도 홍천 인근의 호박밭이 결실을 맺지 못하고 썩어 들어간 것도이런 이유다. 애호박 1개 4천원, 파 한 단 만원, 사과 1개가 5천원에 육박하는 과일과 채소류 값 상승 또한 벌들의 떼죽음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의 견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최대의 농산물인 아몬드, 복숭아, 블루베리 생산량의 감소 역시 벌의 감소를 원인으로 꼽는다. 위기는단순이 농업 분야에만 그치지 않는다. 꿀벌이 급감하면 목초 생산이 줄고육류·우유 생산의 타격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다. 꿀벌의 사라짐과 지구의 위기 벌들이 사라진 자리를 어쩔 수 없이 사람이 대신하고 있다. 상당수의 과수 농가들은 대부분 손으로꽃마다 꽃가루를 찍어 주는 인공 수분을 하고 있다. 벌들이 하는 일을 사람이 하니 얼마나 힘이 들것인가? 과수원들이 한 쪽에서 꽃가루받이 벌통을 놓는 것도 다 이 때문이다. 최근에는 농업부서에서 과수원 벌 키우기를 장려하고 있다. 벌들의 빈자리를 즉 열매 맺기 수분을 경제적 가치로 따지면, 영국은 2억 9천 만 달러, 미국은 12억 달러나 된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꿀벌의 수분 매개 능력은 다른 곤충이나 인위적 방법으로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지구상에서 사라진다면, 인류의생존 기간은 4년을 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많은 나라들은 아인슈타인의 경고가 현실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꿀벌이 사라지는 원인 규명에 열을 올리고 있다.최근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휴대폰의 전자파’다. 꿀벌이나 비둘기, 철새들이 집을 찾아오는 방법중 하나가 지구 자기장을 인식해 길을 찾는 것이다. 그런데 꿀벌들이 전자파로 인해 방향감각을 잃고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인도의‘판자브 대학’연구팀은‘휴대폰의 전자파’가 집단폐사의 원인일 수 있음을 밝혀냈다. 매일 15분 간격으로 두 번 꿀벌 통에 전자파를 쏜 지 3개월이 지나자 벌이 꿀을 모으지 못했고 여왕벌은 알을 겨우 반만 생산했다. 이러다보니 벌통이 반으로줄었다고 한다. 한편 벌이나 곤충 같은 동물은‘네비게이션’역할을 하는‘크립토크롬’이라는 색소물질을 휴대폰 전자파의 주파수가 혼돈을 일으켜 이들이 돌아가야 할‘방향감각’을 잃게 만든다는 주장도 나왔다.반면, 양봉업자들은 체내 침투성 농약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이 농약을 뿌리면 줄기, 잎, 뿌리, 꽃 등 식물 조직 전체에 퍼지고, 씨앗을 담그면 자라나는 식물속에 약품 성분이 가득 들어차게 된다. 이런 식물을 먹거나 접촉한 곤충은 당연히 황천길이다. 자료에 의하면 집단폐사가 발생한 벌통과 꽃가루, 밀랍을 분석한 결과 43종류의 살충제가 발견되었다고 한다.벌이 없는‘침묵의 봄’은 결실 없는 가을로 이어진다. 혹시 벌들이 이기적이고 탐욕적인 단 종의 생물이 보기 싫어서 파업을 벌이는 것은 아닌지, 그 한 종과 공존하는 것이 싫어서 멀리 떠나버린 것은 아닌지 한번 살펴볼 일이다. 또한 벌들과 함께 살아온농가들이 시름에 빠져 벌을 포기하지 않도록 집단폐사를 농업재해로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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