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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 |
이현근의 농촌학교 이야기
관리자(2010-10-04 18:39:34)
참된 지도 참된 교육의 길을 묻다 - 이현근 임실지사초등학교 수석교사 학생들을 장풍으로 날렸다는‘오장풍’교사의 이야기에서부터 교장이 교사들을 학생들 보는 앞에서 체벌했다는 이야기까지 학교 내에서 이루어지는 체벌로 교육사회가 조용하지 않다. 사랑의 매와 체벌 나는 17년차 교사다. 내가 교사가 되기 위해 첫발을 내디딜 때 열린교육 교육사조가 대한민국에 막 들어오는 시기였다. 그래서일까. 그 때도 체벌에 대한 많은 논란이 있었다. 어쩌면 지금보다 더 큰 논란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체벌에 관해서는 개인 차원에서 좋은 기억에서부터불쾌한 기억까지 나름의 기억들이 있다. 체벌에 대한 개인의 이런 기억으로‘우리 선생님’이 되기도 하고, ‘그 000’가 되기도 한다. 이렇게 체벌은 교사와 학생 사이의 관계를결정짓는다.나도 체벌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학생시절 체벌 당했을 때의 기억과 교사가 되어서 체벌을 했을 때의 기억이 있다.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선생님으로부터 매를 맞았던기억은 나를 31년 전의 그 선생님과의 관계 속으로 데려간다. 참 많이도 맞았다. 그 때 교실에서 내가 맞는 것을 본,어릴 적 친구는“그 때 너 죽는 줄 알았다”고 지금도 말하곤 한다. 그 시절 선생님들은 테니스를 즐겨했고, 선생님곁에는 항상 테니스 라켓이 있었다.교사가 되었다. ‘아이들에게 절대로 매를 들지 않아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그리고 체벌이 아닌 덕벌, 예벌, 지벌이 있을 수 있다는 체벌에 대한 대안(?)으로 무장하고 아이들과 만났다. 그러나 어느 순간 나는 매를 들고 있었다. 지금도 기억하는 16년 전 운동회 연습 날, 아이들을 매로 제압했다. 누구를 위한 운동회여야 되는지도 모르고‘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한 공연’을 연습시키기 위해 매를 들었다. 그 뒤 체벌은 쉬운 길을 쫓아가려는 내 욕망을 지배하며 내 젊은 시절 나와 제자들의 관계의 다리를 놓았었다. 잘못된 지도가 잘못된 힘을 낳는다 언론을 통해 전해지는 이야기 중 하나는 얼마 전 학생들의 복장이 단정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교장선생님이 교사들에게 매를 들었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복장 불량 책임이 교사에게 있는 것이라 판단해서 체벌을 한 것이다. 교사들이학생들을 지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생활태도가 불량이라고 판단한 것이다.학생의 생활태도 책임은 교사에게 있다는 일반적인 시각을 드러내는 사건이었다. 어떤 이들은 학생들이 잘못을 하면“넌 학교에서 뭘 배웠냐?”라는 말로 학생들 지도책임이학교에 있음을 무의식적으로 드러낸다. 교육의 책임은 학교에서 져야 한다는 사회 인식이 담겨져 있다. 학교는 학생들의 삶의 생활태도, 삶의 동기, 삶의 가치를 주입해야 하는 곳이 되어 있는 것이다.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지도(指導)이다. 교무회의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며 교장, 교감 선생님들과 선배 선생님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생활 지도, 복도통행 지도, 쓰레기분리 지도, 일기쓰기지도, 학용품 아껴쓰기 지도, 급식 지도, 우유먹기 지도, 실내정숙 지도, 독서 지도 등 해야 할 지도가 아주 많다. 어찌보면 교사의 모든 일은 지도라는 말로 통한다. 수업(授業,受業)도 지도로 봐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길거리를 가다가 담배꽁초를 버리는 어른들을 볼 때‘저사람은 학교 다닐 때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말라는 지도를 한 번도 받지 않아서 저렇게 담배꽁초를 아무데나 버릴까?’라고 자조 섞인 자문을 한 적이 있다. ‘길거리를 가다가 쓰레기를 보면 주워서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는 말을가르치기에 나는 길거리를 가다가 쓰레기를 주우면서 간적이 있었다. 그러다가‘하루 종일 집에 못가고 쓰레기만주워야 하나?’라는 물음과 만나게 되었다. 이런 생각을 한뒤부터 길가에서“쓰레기를 주워라”라는 말을 함부로 내뱉지 않게 되었다.지도(指導)라는 말은‘어떤 목적이나 방향으로 남을 가르쳐 이끎’을 말한다. 그러나 지도라는 말을 잘 살피면 손가락으로 가르쳐 이끈다는 뜻이 있다. 학생들이 손가락으로가르쳐 이끌어가는, 지도를 한다고 하여 변할까? 지시하면모든 것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조직문화, 권력의 위에 있는사람과 아래에 있는 사람을 나누는 문화가 있는 한 지도는힘으로 눌러 그 목적을 이루려는 잘못된 힘을 낳는다. 마음과 마음이 함께하는 교육 교사의 일은 참 힘들다. 말한 대로 행동해야 하며, 가르친 대로 살아가야 한다.“선생님, 선생님께서는 아침에 저희들에게 책 읽으라고하시잖아요. 그런데 선생님은 지금 왜 컴퓨터 하세요.”“선생님, 저희들에게 음식을 남기지 말라고 하시잖아요. 그런데 선생님은 왜 음식을 남기세요.”“선생님, 저희들에게 술마시지 말라고 하시잖아요. 그런데 선생님은 왜 마시세요.”“선생님, 선생님은 교통신호를 지키라고 하시잖아요. 선생님은 교통신호를 남이 보지 않아도 잘 지키시나요?”“선생님, 복도에서 뛰지 말라고 하시잖아요. 그런데 선생님은 왜가끔 뛰세요.”아이들이 내뱉는 이런 말들이 마음에 상처로 다가오는선생님을 하기란 참 힘들다. 체벌에 관해서 많은 고민을 했었다. 그리고 지금도 하고 있다.‘ 여우와 신포도’이야기처럼 자기 합리화에서 벗어나려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얼마전 후배교사를 만났다. 학교에서 학부모, 학생들과의 관계속에서 마음에 상처를 입은 열정을 가진 이 후배교사는 미니 홈피 첫 화면에‘이제 사랑과 열정을 접겠습니다’라는글을 썼다 한다. 너무 서운하여 자신이 교사인 사실을 알고있는 사람들에게 자기의 마음을 알리려 그랬다고 한다. 큰소리로 아이들을 혼내는 것, 아이들이 잘못한 일을 지적하는 것도 아이들의‘기’를 죽인다는 학부모의 거친 항의에대한 마음의 표현이란다.손가락으로만 가리키는 가르침은 욕심이다. 게염이다.마음과 몸이 함께 갈 수 있도록 교사들에게 긍지와 자부심을 주었으면 한다. ‘초등학교 선생’에게‘교사로서의 자긍심, 자부심, 열정, 자율과 책임은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하는‘교사와 학생들의 관계가 잘 설정되어 말로도 소통하는 관계는 누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물음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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