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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 | 특집
[기획특집] 지역문화 다시보기 - 군산 4
관리자(2011-01-06 14:32:24)

지역문화 다시보기

 - 군산 4 동아시아 판타지, 융합하고 소통하라 - 이두엽 사단법인 호남문화관광연구원장, 군산대학교 겸임 교수 

 동학의 해월(海月) 최시형 선생은 지금의 새만금 일원을 바라보면서“이 땅에서 새로운 문명(文明)의 꽃이 피리라”고 예언했습니다.지난 봄, 국무총리실에서 발표한 새만금의 도시브랜드 비전이‘새로운 문명이 시작되는 도시’인 것과 놀랍게도 일치합니다.

군산은, 전북 서부지역을 포괄하는‘새만금 문화권’의 중심도시이기 때문에‘개벽과 상생(相生)의 문화지대’로서의 역사적·문화적 맥락에서 도시의 미래비전이 설계되어야 합니다. ‘신선문화’에 주목하라 유(儒)불(佛)선(仙) 3교의 회통(會通)을 지향했던 최치원 선생이 이 곳옥구출신이라는 주장이 점차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습니다. 

신시도 월영대에서 글을 읽으면 멀리 중국에까지 들렸다는 최치원 선생의 이야기를중심으로‘고군산 신선축제’를 만들면 세계적인 명품이 될 것입니다. 신선이 노닐었던 섬(仙遊島)도 있고, 최치원 선생을 기리는 중국의 양주시에서도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지 않겠습니까?

전북지역은 원래 고조선의 유민들이 정착했던 땅입니다. 고조선의 사상이었던‘신선사상’이 질곡의 역사 속에서도 땅 속 깊이 흐르는 곳이지요.남궁두와 권극중, 진묵대사의 행적, 동학과 개벽사상도 그 뿌리를 신선사상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21세기의 인류가 희구하는 것? 바로‘신선처럼 살기’아닐까요?군산 일원을 찾는 많은 사람들에게‘새로운 세상을 꿈꾼 사람들의 땅’을 이야기 해주기 위해서는 동아시아 Fantasy. 강력한 문화콘텐츠가 창조되어야 합니다.

3천 동남동녀를 이끌고 불로초(不老草)를 찾으러 떠났던 방사 서복은진시황의 죽음을 알고 중국으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개펄이 너른 비옥한평야지대에 정착했다고 하지요. 당시의 항해술로는 연안을 따라 대선단이 나아갔을 터이고, 그렇다면 가장 확률이 높은 곳은 지금 새만금 지역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공연물이나 영상물로 만들어야 군산이 당일치기관광코스가 아니라 1박2일이나 2박3일 코스가 됩니다.

그런 후에‘신선문화’를 다양하게 개발한 체류형 관광지로 나아갈 때 비로소 성공할 수있는 것 아닐까요? 동아시아 판타지를 만들자 새만금 문화권을 관통하는 대표적인 코드(code)는 회통(會通), 자유(自由), 개벽(開闢), 융합(融合), 생명(生命), 상생(相生)입니다. 이만한 화두(話頭)를 끌어안고 있는 지역은 전국에서 이 지역밖에 없습니다. 담대하고 큰구상과 전략이 필요합니다.

창조도시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찰스 랜드리는 그의 책『Creative CityMaking』에서, (세계에서 가장 창조적인 도시를 추구하지 말고)“ 세계에 이바지하는 가장 창의적인 도시를 만들고자 노력하라”고 조언합니다.군산에 오면 어떠한 즐거움을 줄 수 있을까? 사람들이 군산에서 진실로바라는 게 무엇일까?를 고민하는 것이 도시기획의 첫걸음입니다.

저는 군산의 원도심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에 주목합니다. 그 곳에는‘오래된 시간’이 있습니다. 일제시대의 흔적이 남아있는 오래된 건물들의 아우라(Aura)가 만만치 않습니다. ‘오래된 시간’사진박물관, ‘오래된 시간’미술관들을 하나씩 만들어가면 어떨까요. 군산의 원도심에서‘오래된 시간’의 매력에 젖었다가, 밤이면‘동아시아 Fantasy’를 보면서‘신선의 꿈’을꾸는 도시. 전문가들의 연대가 필요하다 여행의 매력 중 가장 큰 것은‘음식’입니다. 

군산을‘세계음식의 도시’로만들어보는 전략 또한 대단히 유효합니다. 큰 규모의 거대 음식점들이 아니라, 작고 아담한 음식점들의 거리로 승부해야 합니다. 어느 거리는 특색 있는 스시집들이 소품(小品)처럼 빛을 발하고, 중국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중국음식점 거리가 불야성을 이루어야 합니다.

새만금 지역은 원래‘막힘’과‘트임’의 이중구조입니다. 고유의 문화에새로 유입된 문화가 서로 융합되고 보존되어 온 지역입니다. 음식은 문화의융합을 상징하는 가장 중요한 코드입니다.군산! 하면 떠오르는 것! 맛있는 도시! 이렇게 갈 수도 있습니다.군산에 천시(天時)가 왔습니다. 지리(地利)도 나무랄 데 없습니다. 문제는 인화(人和)입니다. 


총체적인 혁신역량이 미흡하고, 전략적 사고와 핵심인력이 부족합니다. 무엇보다도‘상상력의 힘’이 결정적으로 취약합니다.국내외의 전문가들과 과감하게 연대해서 그들의 역량을‘군산의 역량’으로 재충전해야 합니다. 지역의 몇 사람들이 많지도 않는 예산을 사이좋게나눠가지는 식으로 문제를 풀어갈 수 없습니다. 


결국은‘사람’이다 올 해 충남부여와 공주지역에서 열린 세계대백제전의 사례를 보겠습니다. 개막작으로‘사비의 꽃’이라는 Full 3D 입체애니메이션(17분 분량)을 상영했는데, 낙화암의 슬픈 설화를, 꽃을 사랑하는 소녀 연화와 바람같이 자유로운 소년 풍이의 애절하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로 풀어 대단한 성공을기록했습니다. (축제 기간 중 특별상영관에서 4D로 상영, 입장료 수입 370만명)백제를 패전국으로 보는 부정적 시각을‘아름다운 사랑과희생, 평화’라는 긍정적 이미지로 부각시키고, 백제의 아름다운 문화와 정신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한 편의 애니메이션이 지역의 이미지 개선과 축제의 성공에 크게 기여하고, 나아가 프랑스와 합작으로 글로벌 애니메이션 극장용 영화로 추진되는 계기를 마련한 것입니다.


군산도 이러한 전략을 마련해야 합니다.군산은 스토리텔링 측면에서는‘비옥한 벌판’과 같습니다.문제는 시야를 크게 넓히고, ‘동아시아’라는 큰 프레임 안에서 군산을 새롭게 보는 것입니다.현실적으로는 문화정책과 관광정책의 통합적 운영이 중요합니다.하드웨어 중심의 관광정책은 명백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문화관광과 생태농업 등을 포괄하는 융합형 콘트롤타워가‘꼭’필요합니다.가치향적/창조적/실제적/마케팅 연계형 스토리텔링 작업이 절실합니다(기존의 용역보고서 스타일을 전면 탈피해야합니다) .그 토대 위에서 군산을‘동아시아의 보석’으로 만드는‘재(再)콘텐츠화’작업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군산은 지금 기회요인과 위협요인이 중첩되는‘비상한’시기에 있습니다.정직한 현실진단이 핵심적 선결과제입니다. 결국은‘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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