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립미술관 <2011 신년기획전>
세월이 숙성시킨 대가의 향기 새해를 맞아 처음 하는 일에는 평소보다 많은 의미가담기기 마련이다. 전북도립미술관의 신묘년 첫 전시도 마찬가지다. 도립미술관이 <2011 신년기획전>을통해 한 자리에 모은 세 명의 작가들은 그 무게가 남다르다.
원로작가 3명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지역의 원로 작가로서 망백(望百)의 세월동안 화가의 길을걸어온 하반영 선생. 역시 지역의 원로로 선비정신이 담긴 운필과 용묵을 강조하는 청곡 권병렬 선생. 그리고 견고하고 힘있는 수묵화를 선보이며 경주에서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소산 박대성 선생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둘러 볼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도립미술관 최형순 학예실장은“신년을 맞이하면 어른들을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듯이, 신묘년의 첫 전시로 전북미술에 공로가 크신 분들의 작품을 전시했다”며“현대 미술의 개척자라고 할 수 있는 하반영 선생과 권병렬 선생의 작품을 통해 지역의 후배작가들이 희망과 활력을 얻을 수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박대성 선생의 경우는 지역 미술계에 자극이 될 만한전국의 작가들을 소개하는 의미로 함께 모셨다”며“힘 하면박대성 선생을 떠올릴 정도로 힘 있는 대작들을 보여주는 작가”라고 소개했다. 3인 3색, 축적된 세월의 무게를 담은 작품들 <2011 신년기획전>에 전시된 작품은 하반영 선생 58점, 권병렬선생 28점, 박대성 선생 51점으로 1, 2층 전시장을 모두 채울 만큼방대하다.올해로 94세를 맞은 하반영 선생은 그 생애 자체가 현대미술의개척사라 할 만하다.
<2011 신년기획전>에 전시된 작품들도 그에걸맞게 오랜 세월에 걸친 선생의 도전과 변화를 담고 있다. 선생이직접 고른 이번 전시 작품들은 정물, 풍경, 인물, 추상 등 다양한 주제가 각각의 화풍에 담겨있어 회고전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권병렬 선생은 전통을 기반으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온 작가다. 옛것에 충실하지 않고서는 새로운 것이 나올 수 없다는 선생의 정신은 그의 작품에서도 묻어나온다. 최형순 학예실장은“전통을 지키며새로운 것을 찾는 다는 게 모순돼 보이지만 권병렬 선생은 온고지신을 통해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 작가”라고 소개했다.
단아한 수묵화 여백에 담겨진 한시 한 구절들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박대성 선생은 특별히 사사받은 스승 없이도 스스로 일가를 이룬작가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전시장의 한 벽면 전체를 덮을 정도로 거대한 작품들.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보는이들을 압도한다. 신라의 고도 경주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견고한필치가 인상적이다.도립미술관의 전시 기획의도처럼 원로들의 작품이 새해 지역미술박대성_백운 계에활력이불어넣길기대해본다. 황재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