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 다시보기 - 익산 4 우리는 문화예술로 희망을 그린다 - 이진흥 익산희망연대 사무국장
희망연대가 익산에서 씨앗을 뿌린 것은 2003년이었다. 15명 내외의 젊은 청년들이 새로운 시민운동의 꿈을 담아 출발했다. 7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600명이 넘는 시민들이 회원이 되어 후원의 마음을 보태고 지역의 변화를 위해 작지만 큰 실천을 하고 있다. 창립 당시 희망연대가 품었던 꿈, 그 꿈을이루기 위해 시민들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지역활동, 특히 지역활동 중에서 벽화 자원활동과작은도서관 조성운동 등을 간략히 소개 한다. 희망연대의 꿈 과거의 시민운동은 주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사명감과 희생정신을 가지고 선도적 역할을 담당하고보통의 시민들은 후원자로서 뒤에서 후원하고 박수 보내는 위치에 머물러 있었다.
간단히 표현하면 시민단체가 시민의 대변자 역할을 했다. 그러다보니 활동의 상당부분은 스포큰 워킹(spoken working), 슬로건 워킹(slogan working), 아니면 페이퍼 워킹(paperworking)이 중심이었다. 희망연대는 시민운동의 주인공을 시민에게 되돌려주고 싶었다. 시민들 스스로 자발적 참여를 통해 자신의 삶 자체와 삶의 공간 즉 지역과사회를 아름답고 행복하게 바꾸는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다.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은 그 과정을 도우며시민들의 참여와 열정을 이끌어내는 지원자로서 역할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시민을 위한 운동(Forthe people)을 넘어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운동(Bythe people)을 하겠다는 꿈을 품었다. 특히 시민들이시민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직접 참여하기 위해서는 거대담론이 아닌 시민의 눈높이에서 생활현장에 더욱 밀착해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대안을 찾아 함께 만들어가는 섬세한 작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컸다. 생활시민운동을 해보겠다는 꿈이었다. 시민참여 공공미술, 벽화 자원활동 창립과 함께 처음 시작한 일은 시민들이 이웃과 지역공동체, 공익을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과 시간, 땀과 열정, 마음을 즐겁게 나누어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가장먼저 한 일이 벽화 자원활동이었다. 사회복지시설, 학교, 마을의 낡고 어두운 회색담장에 아름다운 벽화를 그려 밝고 환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그 주인공은 벽화봉사단‘붓으로만드는세상’멤버들이다. ‘붓으로만드는세상’은 전문미술인들의 모임이 아니다. 미술을 전공한 시민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미술에 특별한 재능이 없는 평범한 시민들이다. 벽화를좋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벽화 자원활동이 있는 날이면 어린이, 청소년, 성인을 포함하여 150~200명의 시민들이 자원활동으로 함께 참여한다. 희망연대가 추구하는 벽화는 시민들이 참여하여 공공미술을 만들어 가는것이다. 미술전문가들만 모여 벽화를 그리면 훨씬 수준 높은그림을 완성하겠지만 우린 더욱 중요한 것을 시민의 참여에두었다. 이런 참여를 통해 시민들이 지역에 대한 애정이 높아지고 지역변화의 주체로 커 갈수 있기 때문이었다.
지난 8년 동안 연인원 1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여했으며 약 80곳의 공간에 벽화를 완성했다.하지만 어려운 점도 있다. 꾸준히 참여하는 고정 멤버들도있지만 일회성 체험형태로 참여하는 인원이 계속 늘어나고있다. 그러다보니 멤버십이 약해지고 체계적인 운영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참여할의사가 있는 시민들이 모여 오랫동안 즐겁게 해나가는 동호회 형태로 전환을 구상하고 있다. 동네도서관에서 책읽는 문화도시까지 벽화 자원활동과 함께 희망연대는 초창기 지역주민들과함께 동네 어린이도서관을 만드는 일을 시작했다. 어린이들이 엄마 손잡고, 친구 손잡고 언제든지 찾아와 마음껏 좋은책을 읽고 다양한 독서문화활동을 경험할 수 있는 공동체 문화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또한 그런 동네도서관을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운영하는 실험을 통해 주민자치의 참 경험과 감동을 느끼고 주민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다. 그래서 시작한 일이 삼성동 주민자치센터의작은 공간에 동네 어린이도서관을 만들고 지역주민들의 참여와 자치로 운영한 일이다. 도서출납, 정리 등 도서관 지킴이의 역할에서 다양한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까지 모든 것은 지역주민들의 몫이었다.
매달 자원봉사자들 전체가 모여 도서관의 살림살이부터 운영, 프로그램까지 모든 일을 함께 의논하여 결정하고 역할을 분담했다.이 과정을 통해 주민들은 도서관 서비스의 단순한 이용자가아니라 책임 있는 운영주체가 되었다.우리는 동네 어린이도서관을 주민들과 함께 운영하며 꿈이 더욱 커지기 시작했다. 삼성동을 넘어 익산 곳곳에 작은도서관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꿈이었다. 2006년 익산시에‘작은도서관 조성 종합계획’수립을 공식 요구했으며, 시의회에는‘작은도서관 설치 운영조례’제정을 요청했다. 그 결과 익산에 1개였던 작은도서관이 현재 14개로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그리고 익산시의회에서는 전국에서 최초로‘작은도서관 설치 운영조례’를 만들어 작은도서관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지원체계를 확립했다. 동네마다 작은도서관이 속속 들어서면서 우리는 더 큰 꿈을 꾸었다. 시립도서관과 작은도서관의 도서 전체를 상호대차가 가능하도록 통합도서관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다. 또한 잘 갖추어진 도서관 인프라를 바탕으로 지역에 책읽는 문화의 꽃을 피우는 것이다.
2009년 우리는 지자체에‘책읽는 문화도시 익산’종합계획을 수립을 위한 민관TF팀 구성을 제안하였고 곧바로 결성, 운영되었다. 민관TF팀은 책읽는 문화도시 익산을 만들기 위한 20개의 추진과제를 설정했으며 그첫 성과가‘익산시 독서문화진흥조례‘의 제정이다. 또한 통합도서관시스템 구축을 위한 예산도 올해 확보할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책읽는 문화도시 익산으로 가는 길은 아직더디다. 지자체장의 강력한 의지와 정책적 뒷받침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속도가 조금은 더디더라도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고 만들어가며 한 걸음 한 걸음 계속 걸어갈 계획이다. 새로운 지역활동 시도 희망연대는 이외에도 다양한 지역활동을 펼치고 있다. 매년 가을이면 우리시대 존경할만한 삶의 스승들을 초대하여시민들에게 양질의 강연을 제공함으로서 교육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시민들 스스로 삶과 사회를 성찰해보는 시간을 마련하는‘공동체 시민아카데미’를 8년째 열고 있다. 그리고 논어, 맹자, 중용 등 고전의 구절을 함께 읽으며 어떻게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가, 어떤 것이 진정한 자유인가, 어떤것이 진정한 행복인가를 찾아 나서는‘고전과의 대화’라는연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프로그램은 시민들에게 언제나 편안하고 배움이 있는 학교 밖 학교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우리 지역을 더욱 멋지고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를 시민들의 삶속에서 길어 올리는‘사회창안대회’와 시민들이 팀을 만들어 직접 참여하여아이디어를 제안하고 학습과 토론을 통해 정책으로 완성시켜 발표하는 교육워크숍 프로젝트‘익산시민창조스쿨’을 진행하고 있다.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드는 과정에 시민들이 직접 주인공으로 참여하여 지역을 함께 설계하는 작업이다. 시민의 바다에서 보석을 건지다 익산하면 사람들은 보석을 떠올린다. 금, 은, 에메랄드, 다이아몬드, 루비, 사파이어…. 하지만 희망연대는 익산에서새로운 보석을 찾고 있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보석이다. 건강한 시민사회를 만들어가는 보석 같은 시민들을 발굴하고키워나갈 것이다. 시민운동은 시민을 보석으로 만드는 것이다. 명망가 몇 사람, 시민운동가 몇 사람이 아니라 시민들이보석으로 진가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장을 열어주는 시민운동을 계속 펼쳐나갈 것이다. 이웃과 사회를 위해 나눔과참여를 실천하는 보석 같은 아름다운 사람들을 계속 찾아내어 익산이 진정한 보석의 도시로 더욱 빛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