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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3 | 문화현장
[문화현장] 제12회 전주국제영화제
관리자(2011-03-04 18:28:43)
제12회 전주국제영화제

 <디지털 삼인삼색 2011> 공개 삼인삼색, 다시 유럽에 눈을 돌리다 - 황재근 기자 

영화마니아들이 가장 주목하는 프로그램, 전주국제영화제의 <디지털 삼인삼색2011(이하 삼인삼색)>이 공개됐다.삼인삼색은 올해로 12회를 맞은 전주영화제가 1회부터 운영했던 간판 프로그램. 전 세계 거장감독 중 선정된 3인의신작을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볼 수 있는기회다.올해 삼인삼색 프로젝트에 선정된 3인의 감독은 장-마리 스트라우브, 클레어 드니, 호세 루이스 게린이다. 일반 영화관객들에게는 다소 낯선 이름이지만그동안 전주영화제를 비롯한 각종 크고작은 영화제 소식에 관심을 가졌던 팬들에게는 귀가 번쩍 뜨이는 거장들이다.삼인삼색에 유럽감독들이 참여하는 것은지난 2007년 페드로 코스타, 하룬 파로키, 유진 그린 감독 이후 두 번째다. 영화마니아들이 주목하는 최고의 라인업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는 장-마리 스트라우브는 1960년대 영화이력을 시작한 이래 형식적으로나정치적, 미학적 측면에서 가장 최선두에 있다고 평가되는 작품들을 만들어온 감독이다.스트라우브는 프랑스에서 태어났지만 리베트, 고다르, 트뤼포 등 절친한 또래 감독들이‘누벨바그’를 이루며 활동하는동안 알제리 징집을 피해 조용히 독일로 건너갔다. 

그는 뉴저먼시네마의 감독들과도 거리를 두며 장편데뷔작 <안나 막달레나 바흐의 연대기>를 만들었고, 이후에는 로마에 거주하며주로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을 작업하고 있다.한국에는 2004년 광주국제영화제 때 처음으로 소개돼 주요 작품들이 대부분 상영되었고, 전주영화제 역시 지난해까지길고 짧은 그의 근작들을 지속적으로 소개하며 스트라우브에대한 애정을 과시해왔다.스트라우브는 브레히트의 소설, 바흐의 음악, 쇤베르크의오페라, 파베체, 카프카의 소설, 소포클레스, 코르네이유의희곡, 세잔의 회화 등 이미 존재하는 예술작품들을 토대로 영화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이번에도 역시 프랑스 소설가 모리스 바레스의『독일을 위하여』라는 소설을 토대로 <후예>라는 영화를 만들었다. 스트라우브는 여느 때와 달리, 영화 속 인물로 하여금 원작 속 인물을 연기하게 하거나 원작의 사건을 극화하지 않는 대신 주인공 젊은 시골의사의 궤적을 따라 몽 생토딜 지방 곳곳을 배회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유럽발 모던시네마의 거장들 한국의 홍상수 감독과의 남다른 친분으로도 잘 알려진 프랑스 출신 클레어드니는 빔 벤더스, 짐 자무쉬의 조감독 출신으로 현재 유럽에서 가장 각광받는 여성감독 중 한 명이다.

파리에서 출생했지만 가족과 함께 프랑스의 아프리카 식민지인 부르키나파소, 소말리아, 세네갈, 카메룬 등지를 돌며 다양한 환경 속에서 성장한 드니는 아프리카 식민주의에 관한 반자전적 작품인 장편데뷔작 <초콜렛>으로칸영화제에 초청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그는 <멋진 직업>, <35 럼샷>, <백인의 것> 등의 영화를 통해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문화 간의 갈등을 세련된 언어로 풀어내며 호평을 받고 있다. 홍상수 감독의 열렬한 팬이자 친구인 드니는 이 이전에도 한국에도 수차례 방문했고,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 역시 한국과의 오랜 인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발표하는 <알리바를 위한 알리바이>(가제)는 프랑스령 가이아나와 수리남에 사는 알루쿠족 남자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담고 있다.스페인 태생의 호세 루이스 게린은 한국 영화팬들에게는 가장 낯선 이름이다. 게린은 전주영화제에서도 상영된 바 있는 <실비아의 도시에서>와 <실비아의 도시에서 찍은 사진들>과 같은 다큐멘터리와 픽션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험영화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큐멘터리와 픽션이 경계를 상실하는 일련의 마술 같은 순간들은 일상의 사소한 풍경들, 움직임들을 집요하게관찰해내는 에세이스트의 태도가 전제되었을 때 가능하다.이번 삼인삼색에서 선보일 <1990, 이웃이야기>(가제) 역시 감독의 집 창문을 통해 내다보이는 한 건물, 그리고 이웃들의 행적을 관찰한 결과물로“세상의 메아리를 담고자 한”감독의 의도가 어떤 식으로 전달되는지 기대해볼 만하다.영화의 본고장 유럽거장들이 선보일 삼인삼색의 월드프리미어 작품들은오는 4월 28일부터 5월 6일까지 열리는 제12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만나볼 수 있다. 디지털 삼인삼색은 전주영화제가 매년 선보이는 <디지털 삼인삼색>은 전주영화제의 월드프리미어 상영과 국내외 배급을 목적으로 특별기획된 디지털 영화제작 프로젝트다.전 세계의 거장감독들 중 매년 3인의감독을 선정, 작품 당 5천만원의 제작비를 지원해 각각 30분 분량의 디지털 영화를 제작하게 한다.그동안 삼인삼색을 통해 탄생한 전 세계 감독 33인의 디지털단편영화들은 국내외 수많은 영화제와 상영관에서 관객들을 만났다. 특히 2007년에 제작된 <메모리즈>(페드로 코스타, 하룬 파로키,유진 그린)는 로카르노영화제 국제경쟁부문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해 삼인삼색의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지난2009년에는 영화제 10년을 결산하는삼인삼색 DVD 박스세트도 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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