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5 |
[문화현장] 2011 전주포토페스티벌
관리자(2011-05-06 08:57:52)
2011 전주포토페스티벌 (4월 24일 ~ 5월 5일)
작지만 내실 있는 사진인의 축제
전주포토페스티벌이 4회째를 맞았다. 사실 지역민들에게 전주포토페스티벌의 인지도는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 역사가 짧은 것도 그렇지만, 지자체가 대규모 예산을 들여 주최하는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세계소리축제,전주대사습놀이 등 전주의 많고 많은 축제와 이벤트 사이에서 민간단체가 주최하는 축제가 도드라지기는 쉽지않다. 더구나 전주와 전북의 아이콘이 된 국악이나 영화에 비해 사진과 전주를 이어 생각하는 것도 어려운일이다. 하지만 전주포토페스티벌은 열악한 환경에서도내실을 다지며, 전국적·국제적 행사로 발돋움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
문화의 도시, 사진이 빠질 수 없다
왜 전주와 사진인가? 이 질문에 서정훈 사무국장은“전주와 전북이 가진 문화예술적 토양이 있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서 국장은“예로부터 전북은 예술과 문화의 고장이었다.잘 알려졌다시피 판소리와 국악의 명인들도 이 고장출신들이 많고 이름난 문인들도 많다. 사진예술 역시 그러한 문화적 배경에서 성장하고 발전한다. 유명한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성남훈 씨도 우리 지역 출신이다. 그러한 예술적 바탕을더욱 풍부하게 하고 단순한 풍경·정물·인물 사진을 넘어현대사진예술의 면모들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 전주에서 포토페스티벌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서 국장은 전주만큼 아마추어 사진동호회 활동이 활발한곳도 없다고 덧붙였다. “전북지역 아마추어 동호회의 회원수를 합하면 1만 명이 넘는다. 내가 회장으로 있는 전북사진동호회만 해도 회원이 2,900명이다. 한 달에 한 번씩 정기 출사를 나가면 버스를 빌려야 할 정도로 참여도도 높다.”지역의 사진예술 기반이 탄탄하게 다져져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익숙한 사실도 렌즈에 담기면 다르다
올해 페스티벌은‘가족의 위안(Domestic Comfort)’을 주제로 삼고 있다. 주제전에는 칠레의 Alejandro Cerdena, 미국 Carla Shapiro, Johnny Mattai, Rachel Loischild, Suejin Youn, Christopher Bowers 이스라엘 Oded Hirsch, 이집트 Salma Khali까지 4개국의 작가 8명이 참여했다. 이들 모두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작가들이다.“서로 다른 문화를 통해 상이한 정신세계를 지닌 외국 사진가들의 사진을 통해서 가정과 가족의 의미를 살피는 것이다”는 것이 이번 주제전의 취지다.평범하고 평화로워 보이는 전형적인 가족들부터, 치매에걸린 어머니를 찍은 사진, 동성애자 가족에 이르기까지 구도와 형식, 모두 작가별로 천차만별이지만 하나같이‘가족’을주제로 담은 사진들이 전시돼있다. 전시된 작품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내가 익숙히 알고 있는‘가족’이란 개념에 대해 다시 한 번 질문을 던지게 된다.서정훈 사무국장은“각 작가들의 최근작업 작품 중에서‘가족’을 주제로 한 사진을 받았다. 섭외가 쉽지는 않았지만그만큼 성과가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기획전인 전주풍경사진전도 눈길을 끈다. 매년 이어져온이 기획전은 다양한 시선으로 살펴본 전주를 만날 수 있는좋은 기회다. 특히 타지의 작가들이 바라본 전주의 모습은분명 낯익은 데도 생소한 느낌을 준다. 이번 전시에는 권종수, 김희철, 노형관, 양승학, 한형석 작가가 참여했다.그 중에서도 관심이 가는 것은 평면으로 입체의 느낌을 보여주는 3D 렌티큘러 방식을 사진에 도입한 권종수 작가의작품이다. 분명 평면인 사진인데도 마치 손에 잡힐 듯 한 입체감이 신기하다. 이밖에도‘빛의 흐름’사진작가 교류전과특별전인 이승준, 최종성 작가의 개인전 등 쉽게 만날 수 없는 수준 높은 사진들을 만나볼 수 있다.
“전국적·국제적 행사로 성장하고 있다”
전주포토페스티벌이 올해 더욱 중점을 둔 지점은 바로 지역과의 소통이다. 경기전과 객사 일대에서 진행되는‘사진동호회 연합사진전’은 그 고민이 닿은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서 국장은“지역사람들의 참여도를 높이자는 취지로 동호회연합사진전을 새롭게 개최했다. 또 사진인의 밤을 통해 지역내외의 사진인들이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현재 사진축제가 열리고 있는 지역은 서울, 대구, 동강, 광주비엔날레 등이다. 서 국장은“전주포토페스티벌이 규모면에서는 타지에 비해 작을지라도 내용면에서는 높은 평가를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축제에는 북경영화대학의첸지안(?建, Chen Jian) 교수을 포함한 7명의 교수단이 참석해 전주포토페스티벌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기도 했다. 학기 중에 학교를 비우고 외국의 축제에 참석하는 것은흔치 않은 일.서 국장은“내년 축제는 국내 최초로 대규모 중국 및 아시아사진교류전을 열 계획이다. 북경영화대학교수들과 대중국전에 관련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라며“전주포토페스티벌이 아직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전국적, 국제적 행사로성장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