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문화복지 증진 토크 콘서트(2월 2일 오후2시, 전북도청 공연장)
삶의 질을 높인다는 약속과 실천
한규일 기자
신선했다. 그러나 아쉬움도 많다. 2월 2일 오후 2시. 전북도청 공연장에서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문화복지 증진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행정기관이 일방적 발표 형식의 기자회견이 아닌 대화와 공감을 내세운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정책을 발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전북도는 이번 토크콘서트에 대해 삶의 질향상을 도정 방향으로 내세운 김완주 도지사가 중점시책인‘문화복지’추진에 앞서 도민들의 다양한 요구를 듣고 시책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토론하는 자리로 마련했다고 밝혔다. 토크콘서트라는 형식에 맞게 이번 행사는 도민 동아리들의 공연과 동영상, 토크쇼가 어우러진 즐거운 자리였다. 그러나 전체 시간 중 토크쇼의 비중이 높지 않고 객석과의 대화도 짧아 대화와 공감이라는 취지를 살리는 데는 다소 미흡했다.함윤호 전주KBS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토크콘서트에는 김 지사와 함께 이춘아 한국문화복지협회 이사가 멘토로 출연했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도민 모두가 1인 1문화 하는 문화복지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의 문화복지 정책이 저소득층,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바우처 등을 통한 일방적 지원 형태로이루어졌다면, 앞으로의 문화복지 정책은 모든 도민을 대상으로 한 사람이 한 가지씩 문화를 향유 또는 생산하는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도는 궁극적으로 도민 모두가 문화 생산자인 동시에 소비자가 되어문화예술 전반을 활성화할 수 있게되고, 삶의 질이 높아진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도는 문화복지 정책의 구체적인방법으로 첫째, 문화를 가까운 친구로 만들기 위해 읍 단위의 작은영화관이나 도서관을 비롯해 도내4개 시에 문화예술의 거리를 조성하는 등 시설을 확충하고, 둘째, 도민 모두를 예술가로 만들기 위한 동호회 활성화와 각종 경연대회 및 페스티벌 개최, 셋째, 문화기획자를 주민 곁으로 보내는 문화코디네이터 배치, 마지막으로 전북에서 세계문화예술을 만나는 피카소?밀레 전시와 소외지역 복지공연 확대를 제시했다.멘토로 참여한 이춘아 한국문화복지협회 이사는 미국 산업의 50% 이상이 문화산업이라는 통계를 소개하면서 문화가 밥 먹여주는 시대에 전북도가 IMF 이후 배제되었던 삶의 질이나 문화산업 관련 정책을 중점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라고 호평했다. 그는 도민 스스로 자신의 문화적 욕구와 성향을 파악하여 자신에게 맞는 문화활동을 하도록 돕는 문화상담사 즉 문화코디네이터가 문화복지 정책의중심에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러한 인력들이 도민들과 동호회들을 네트워크로연결하여 활발한 교류와 축제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는 대전에서 시행하고 있는‘배달강좌제’나 부산의‘착한그물’과 같은 사례를 소개하면서 문화향유자에게 적극적으로 찾아가는 문화서비스 형태의 문화복지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민과의 공감을 위해 마련된 이날 토크콘서트는 도민 동아리인 통기타사랑모임의 공연으로 시작해 <문화복지란 무엇인가>, <도민들의 바람 인터뷰>, <풍요로운삶의 인프라 문화복지> 등 동영상을 비롯해 도민 동아리 오나오나팀의 훌라댄스와실버합창단인 늘푸른합창단의 공연이 토크쇼 사이사이에 어우러져 즐겁고 부드러운분위기를 연출했다.그러나 도내 문화복지 관련 전문가 및 관계자 5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준비했다는 전북도의 설명과 달리 대화의 내용은 문화복지 관련 주요 정책을 설명하는 수준에 그쳤다. 특히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된 토크콘서트 중 토크쇼 시간은 45분 정도였고 객석과의 대화도 3명에 불과해 대화와 공감이라는 토크콘서트의 취지를 잘 살리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정기관이 권위주의적인 모습을 버리고 토크콘서트라는 새로운 형식을 통해 도민과의 대화와 공감의 자세를 보였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