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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4 | 연재
생각의 발견
관리자(2012-04-04 17:54:34)


 아이디어? ‘아이’가 되라 윤 목 광고기획자, (주)굿앤파트너즈 대표 우리 주변에서 아이디어맨이라고 하는 사람들을 한번 떠올려보자. 그들에겐 공통점이있다. 하나같이 아이스럽다는 것이다. 즉 순수하다는 말이다. 그들은 복잡하지 않다. 맘에 안 들면 불평하고, 궁금하면 질문을 하고, 문제가 해결이 되면 박수를 치고, 그것이 해결되지 않을 땐 끊임없이 투정을 부린다. 모든 것이 어린아이의 수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들은 또 무언가를 생각할땐 눈동자가 초롱초롱해진다. 정말 애 같아지는 것이다. ‘아이’같은 눈을 갖자 나는 수년간 우리나라 굴지의 어느 제과회사 광고를 담당한 적이 있다. 그 당시 그 회사는 하는 광고마다 히트를 쳐서 1위인 롯데를 무섭게 추격하고 있었다. 그 가장 큰 공신은 광고를 담당했던 크리에이터도 아니고 광고회사도 아니었다. 광고주의 의사결정자로 있었던 마치‘아이’와도 같은 눈을 가진 창업자의 딸 때문이었다. 그 여자는 그야말로 아이디어에 대해 이야기하고 아이디어를 선택할 때는 아이 같았다. 아이디어를 설명할 때 재미있으면 아이처럼 좋아하고 박수를 친다. 그리고 재미없으면 졸리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하품을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프리젠테이션은 10분이면 충분했다. 10분 안에 그녀가 재미있다고 박수를 치면 그 아이디어가 채택되고 그것이 광고로 제작되어 나가면 제품은 불티나듯 팔리는 것이었다. 아이디어를 보는 그녀의‘아이’같은 순수함이 그 회사의 전성시대를 만든 최고의 경쟁력이었던 것이다. 아이 같은 질문이 바로 소비자의 눈높이 내가 아는 대부분의 아이디어맨들은 잠이 많다. 아이들이 엄마젖을 먹고 골아떨어지듯이 회사에서도 점심을 먹고 한 시간 정도는 골아떨어진다. 단잠을 자고나서 아이디어 회의를 하면 그들의 눈동자는 정말 어린아이같이 반짝인다. 궁금하면 못 참고, 궁금한게 해소되기 전까지는 끊임없이 질문을 한다. 그것도 가장 기본적이고 아이 같은 질문을. 어떨 땐 어떻게 저런 질문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심한 질문을. 그러나 그 한심하다고 생각되는 그아이 같은 질문에 그 프로젝트의 본질이 숨어있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그 아이 같은 질문이 바로 소비자의 눈인 것이다. 왜 꼭 2012년에 전라북도를 가야 하나요? 1년 전, 나는 2012전북방문의 해에 관한 경쟁PT를 한 적이 있다. 전북방문의 해를 어떻게 하면 잘 알리고 관광객을 많이 유치할 수 있느냐는게 과제였다. 2011년은 대구방문의 해였고 2010년은 충청방문의 해였다. 다른 지역 방문의 해 광고는 그 지역 출신 연예인들(예를 들면 충청 방문의 해는 태진아, 정준호)을 등장시켜‘오세요’라고 하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문화와 예술의 고장 전북을 그렇게 할 수는 없어 며칠 동안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있는데 어느 스텝의 입에서‘근데 왜 꼭 2012년에 전북을 가야되나요? 2013년에 가면 안 되나요?’라는 말이 튀어 나왔다. 이 엉뚱한 말 한마디가 머리를 망치로 치는 것 같았다. 그렇다. 2012년이나 2010년이 충청도나 전라북도 방문의해라고 하는 것은 지자체의 일방적 주장일 뿐 소비자들이 왜 꼭 2012년에 전라북도를 방문해야 하는지 그 당위성을 알려주는게 문제의 핵심이었다. 따라서 아이디어의 방향을 급선회하여 2012년에 꼭 전라북도를 방문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아이데이션을 다시 시작하였다. 그래서 나온 슬로건이‘천년을 기다려온 만남’과‘2012가지 전북의 숨은 이야기’라는 주제였다. 그리하여 두 가지 안을 정리하였다. 하나는‘천년을 기다려온 만남’편이다. ‘2012년 전북에선 돌탑에 서린 기도가 하늘에 닿아 암수의 마이산이 승천을 하고,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다는 명창이 탄생할 지도 모릅니다. 300년 기다려온 순창의 장들이 단잠을 깨고, 100년에 한번 웃는다는 선운사 부처가 당신을 향해 웃을 지도 모릅니다. 천년을 기다려온 만남 2012전북방문의 해’ 또 하나는‘2012가지 전북의 숨은 이야기’편이었다. ‘마이산에선 왜 고드름이 거꾸로 자랄까요? 600살 은행나무의 7살 늦둥이는 아들일까요, 딸일까요? 전주비빔밥은 이미 비벼 나온 밥일까요, 비벼야할 밥일까요? 조물주의 바둑알이었다는 고군산군도 63개의 섬들 중 흰 돌은 몇 개나 될까요? 2012가지 전북의 숨은 이야기- 떠나세요, 2012년엔 당신이 몰랐던 전북으로’ 프레젠테이션에서 심사위원들에게 질문을 했다. ‘왜 꼭 2012년에 전라북도를 방문해야하죠?’그 한마디에 PT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2012년엔 왜 꼭 전라북도에 가야하는지, 2013년에 가면 안 되는지’- 이 아이 같은 질문이 그 프로젝트의 본질을 꿰뚫은 것이었다. 빅 아이디어란? 유명한 미국의 카피라이터 데이비드 오길비는‘빅아이디어란 나는 왜 저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무릎을 치게 만드는 아이디어’라고 했다. 내가 저 아이디어를 생각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질투하게끔 만드는 아이디어 - 그런 아이디어를 위해 우리 모두‘아이’로 돌아가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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