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하 선생 추모 및 장호권 선생 초청 강연회’는 4·19혁명 53주년을 맞아 한국의 민주화 과정을 생생하게 전해 듣는 자리였다. 전북인권선교협회와 전북목회자 정의평화실천협의회 등 5개 단체가 공동 주최한 이날 강연에서 장준하선생의 장남 장호권씨는 아버지의 의문사에 얽힌 비화와 격변의 시기 한국의 민주화과정을 이야기했다. 장씨는 지난 3월 겨레장으로 장례를 치렀지만 2011년 8월 폭우로 붕괴된 묘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타살의혹이 제기돼 의문사 진상규명 중에 있다. 그는 “장준하선생 살인의혹 국민대책위를 만들어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정밀감식을 의뢰해 장준하선생의 사인을 밝혀냈다”며 올해 3월 31일까지 선생의 곁에서 지내고 왔다고 밝혔다. 그는 “선생의 길을 잇고자 전주에 첫발을 내딛었다”며 “오늘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강연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선생을 4·19의 단초를 제공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선생은 1953년 사상계를 창간한 후, 이승만 자유당 독재정권의 부정과 불의에 항거하지 않고 야합한 사회지도자, 예술가, 학자 등에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4·19혁명은 “우리민족 50년사에서 독재 권력자를 민중의 힘으로 끌어내린, 우리 민족의 자존심과 가능성을 보여준 대단한 사건이다.”그의 이야기는 5·16쿠테타와 18년간의 박정희 군사독재 하에서 민주주의가 어떻게 좌절하게 됐는지로 이어졌다. “청산되지않은 친일파, 친미 사대주의 배양, 정치권력의 당파싸움, 사회적 혼란을 선동하는 사이비 언론들로 인해 혁명 정신을 이끌고갈 민족민주주의를 키울 기회를 상실한 시기”라는 것이 그가 평가하는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이었다. 그 결과 군사독재가 이어지고 진정한 민주주의의 뜻을 국민들이 이해할 수 없게 됐다고 비판했다. 또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어도 돈만 벌어주면 된다는 후보를 선택하게 된 것도 과거 군사독재자들의 세뇌에 의한 결과”라며 지난 정부와 현 정부의 탄생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민주세력도 권력의 단맛에 변질됐다며 “결국 진정한 민주주의는 정치와 권력이 국민들 손에 있어야만 발전할 수 있다”고 했다. 따라서 민주주의는 부패세력이 선거에 의해 국민에게 심판받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들이 옆에 있는 한 사람에게 이 나라에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전파해 나간다면 대한민국 국민들이 민주주의의 참 의미를 알게 되지 않겠냐”며 정신으로 싸워 나갈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