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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9 | 칼럼·시평 [독자들께]
느리게 가는 법을 배워야겠습니다
편집팀장(2013-09-02 17:32:56)

‘아마존의 눈물’을 전주에서 다시 보게 됐습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의 초대로 생명의 땅 아마존을 지키기 위해 30여 년간 투쟁해온 에콰도르 세꼬야 부족장이 전주를 찾은 덕분입니다. 세꼬야 족장이 보여주는 지구의 허파 아마존은 석유기업 텍사코의 석유에 오염된 땅과 물로 가득했습니다. 그 땅위에서 사람들은 온갖 질병과 맞서 싸우며 죽어가고 있는 것이겠지요. 에너지를 얻기 위해 석유를 캐고 댐을 짓는 일이 과연 무엇을 위한 일일까 생각해봅니다. 지구의 신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그 고통이 우리에게 안겨질 날이 머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마당이 해외기행을 다녀왔습니다. <유럽의 여름은 축제다>를 주제로 찾은 곳은 오스트리아 축제 현장입니다. 호수와 채석장을 무대로 만든 지혜에 놀라고, 도시의 아름다운 건축물에 감탄하며 우리는 유럽의 도시를 만났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부러웠던 것은 따로 있었습니다. ‘느림’의 철학입니다. 사실 우리에게는 ‘빠름’의 경계가 삶의 가치를 가르는 기준입니다. ‘빠름’을 경쟁하는 일상에선 느림의 미덕을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유럽의 도시를 돌아보니 그들의 풍요로운 문화적 환경이 바로 ‘느림’으로부터 온 것임을 알겠습니다. 기행의 현장을 사진과 기행문으로 옮겼습니다.

지난호에 이어 통권 300호 기념 특집을 담았습니다.
127회나 열린 ‘마당 수요포럼’으로 돌아본 전북문화의 자화상입니다. 10여년 발자취를 정리해보니 토론문화의 지평을 열어온 마당 수요포럼의 궤적이 간단치 않습니다. 문화판의 이슈도 환히 보입니다. 비평과 대안제시의 결실이 궁금해지는 지점에 오늘의 전북문화가 있을겁니다.

집담회 ‘창극 브랜드화 어디까지 왔나’를 지상에 담았습니다.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을 지낸 유영대 고려대 교수와 유장영 전북도립국악원 상임지휘자, 우석대 곽병창 교수가 발제에 나섰습니다. 참가자들은 창극의 내일을 위해 판소리의 원형을 유지하되 무대는 현대의 눈높이에 맞춰야 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국공립 창극단의 발전적 해체를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그날의 현장을 문화저널에서 다시 만나보십시오.

< 아름다운 당신>의 주인공은 흐름출판사 한명수 대표입니다.
한 대표는 십여년동안 지역의 역사와 문화, 자연을 책으로 만드는 일만 오롯이 해왔습니다. 서울에 집중된 출판시장의 틈바구니 속에서 지역을 지키며 전문출판사의 길을 걷고 있는 한 대표의 이야기는 완판본의 고장 전주의 가야할 길을 생각해보게 합니다. 대학 언론의 내일을 생각하는 청년 정상석을 <꿈꾸는 청춘>에서 만났습니다. 대학언론협동조합을 만들어 함께 위기에 처한 대학언론을 ‘함께’ 구하고 싶다고 합니다. 종군기자가 꿈인 그의 삶에서 도전하는 청춘의 패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무더위 끝,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오는 28일 전주국립박물관에서 열리는 ‘가을날의 뜨락음악회’에서 뵐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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