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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 | 문화현장 [문화현장]
그날 밤 청년몰에서는 무슨 일이?
제1회 청년몰 기획 콘서트 ‘가리수봉’ 10월 3일 | 남부시장 청년몰 라운지
김이정 기자(2014-11-04 16:42:49)

상인들은 셔터를 내리기 시작했고, 젊은이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남부시장을 걷다 왁자지껄한 소리가 위를 올려다보니 기타 조율하는 소리와 젬베 소리가 난다. 청년몰 옥상 모퉁이, 흰 천과 검정 천이 무대벽이 되고, 그 사이 사이에 서늘한 가을바람이 스민다. 휘파람 소리 같은 아이리쉬 휘슬과 어쿠스틱 기타의 선율이 어우러져 다른 공간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번 공연은 청년몰에서 기획한 첫 정기공연이다. 청년몰 상인들로 이루어진 공연기획팀이 직접 준비, 진행하는 청년몰 콘서트는 상인들이 십시일반 모아 개런티를 마련하고 청년몰과 닮은 뮤지션을 초청하여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일 청년몰 라운지에서는 광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디밴드 가리수봉의 공연이 열렸다. 밴드 이름인 ‘가리수봉’은 아코디언과 아이리쉬 휘슬을 담당하는 멤버 수봉과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하는 멤버 가림이, 동아리 방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정하게 된 이름이다. 이들은 전남대학교에서 기타동아리 활동으로 만난 사이다. 

멤버 가림은 다른 멤버인 수봉과 무려 8살 차이가 나지만 음악에 대한 애정의 끈을 놓지 않고 꾸준히 합을 맞춰왔다. 그는 학교 졸업 후에도 밴드 활동을 그만 두지 않고, 음악을 꾸준히 하기 위하여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합주 연습을 하고 있다. 

멤버 수봉은 음악을 처음 시작했을 때 어머니의 반대가 심했다고. 그의 어머니는 전공을 살려 대학 졸업 후 남들처럼 평범하게 취직하길 원했다고 한다. 하지만 자식의 고집은 누구도 꺾을 수 없는 법. 그의 아버지가 음악이 좋다면 대학 졸업 후 대학원 진학까지 책임지겠다고 말한 덕분에 마음 놓고 음악 활동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주말마다 다른 지역을 다니는 여자친구 때문에 데이트를 하지 못해 아쉬워했던 수봉의 남자친구는 지금은 그녀의 든든한 후원군이 돼 친구들과 함께 공연을 따라다니고 있다.   

여러 분위기의 곡들처럼 가리수봉은 기본적으로 아이리쉬 전통음악부터 어쿠스틱감성적인 음악을 추구하고 있다. 이날 공연에서도 직접 작곡한 곡들과 팝송 커버곡 등을 들려주었다. 

사람들이 쉽게 알 수 있는 노래, 팝송 등을 많이 부르며 이들의 자작곡 또한 처음 듣는 사람들에게도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멜로디였다. 이날도 관객들과 농담을 주고받으면서, 친한 친구가 들려주듯 편안한 노래들을 들려주었다. 

가족들과 함께 찾은 김현균 씨는 “요새 날씨가 좀 추운데 아이들이 있어서 좀 더 따뜻하게 볼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지만, 이국적인 음악과 젊은 친구들의 풋풋함이 느껴지는 공연이었다.”고 말했다. 한유주 씨는 “청년몰에서 공연을 하니까 홍대 못지않게 문화적인 느낌이 풍부해지는 것 같다. 다음번에도 공연 보러 또 오고 싶다”고 말했다.

청년몰에서는 월 1회 기획 콘서트를 진행, 전주 및 다른 지역에서 활동하는 인디밴드들의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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