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현장>
새로운 지휘자와 봄을 열다, 신춘음악회
봄의 기운이 가득한 3월을 맞아 흥겨운 신춘음악회가 잇따라 열렸다. 관객들도 다가오는 봄에 대한 기대만큼이나 열정적으로 박수갈채를 보냈다. 이달 열렸던 신춘음악회들의 공통점은 바로 새 단장이자 상임지휘자로서 첫 번째 데뷔 무대였다는 것. 전주시립교향악단은 최희준 상임지휘자가, 도립국악원은 조용안 관현악단장이 취임 첫 무대를 펼쳤다.
지난 3월 17일 저녁 전주시립교향악단의 ‘204회 정기연주회’가 열린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은 떠나갈 듯한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로 가득했다. 전석 매진을 기록한 공연장은 관객이 꽉 들어차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었고, 기립박수를 치는 사람도 있었다. 지역 공연장에서 보기 힘든 이례적인 모습이었다. 첫 곡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서곡부터 앵콜곡인 차이코프스키의 발레곡 ‘호두까기 인형’ 중 러시아의 춤 ‘트레팍’(Russian Dance ‘Trepak’)까지, 연주는 봄바람이 불어오듯 살랑살랑 경쾌하게 진행됐다.
윤혜리 서울대 음대 교수가 협주한 모차르트 플룻 협주곡 제1번을 제외한 연주에는 타악기를 비롯한 관현악단 전원이 참가했다. 또 모든 현악이 ‘피치카토’(pizzicato) 주법을 쓰는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제4번 3악장과 ‘피가로의 결혼 서곡’ 등 클래식만이 지닌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는 선곡으로 클래식이 어렵지 않고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가까운 음악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기획이 돋보였다.
새 지휘자와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의 신춘음악회 타이틀은 ‘청춘 열정 38도’. 조용안 단장의 취임 이후 첫 공연인 만큼, 새봄의 기운과 함께 관현악단의 열정을 선사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지난 3월 19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린 도립국악원 관현악단의 신춘음악회는 국악관현악 ‘춘무’를 시작으로 판소리 협주곡 ‘춘향가’ 중 ‘적성가’, 단소협주곡 ‘초소의 봄’, 25현가야금협주곡 ‘아리진도’, 국악가요 ‘가시버시 사랑’, 사물놀이를 위한 신모듬 3악장 ‘놀이’등 총 6곡으로 구성됐다. 이 중 첫 곡인 ‘춘무’를 제외하고는, 모두 관현악단과 외부 출연자들의 협연 무대였다.
공연 내내 협연자들은 다채로운 퍼포먼스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 중에서도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사물놀이 더늠의 연주는 이날 공연의 백미였다. 관객들의 호응에 공연이 끝난 뒤 앵콜 무대로까지 이어졌다.
조용안 관현악단장은, 관현악단장으로서 첫 무대의 긴장감 못지 않게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소리꾼 임현빈의 농담에 능청스럽게 맞장구를 쳐주는가 하면 마지막 무대에서는 연주에 동참하는 등 적극적이었다.
클래식의 친숙함을 전하고, 우리 국악의 신명을 전한 이번 두 무대는 관립 악단의 새로운 기대감을 안고 출발했다. 지휘자들의 첫 무대와 본격적인 활동의 시작을 알리는 신춘음악회 등 다양한 의미를 지닌 이번 무대는 전반적으로 좋은 평을 받았다. 다만 협연자들의 연주에 많은 비중을 싣다보니 단원들의 무대의 균형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