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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5 | 특집 [저널의 눈]
전주의 공간공감
황경신 편집기획팀장, 김이정 기자(2015-05-07 13:25:42)

크지 않은 도시 전주는 걸음을 옮길 때마다 감춰둔 얼굴을 내민다.

전주에는 느리게 걸어야 볼 수 있는 것들이 있고, 때로는 시간을 맞춰서 그 곳에 머물러야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 전주의 소중한 공간과 장소는 문화와 시간을 품고 있어서 점을 찍듯이 둘러보면 놓치는 것들이 많다. 적당한 규모의 오래된 도시가 가진 매력이자 주문이다.

문화저널 이번호 특집에서는 축제로 꽃을 피우는 5, 전주의 여러 공간들을 담았다.

그것은 때로 하루에도 수십 번 지나치는 길이거나 맘 먹고 들르는 그 곳이고, 오랜 시간 추억 속에만 머물던 물건이기도 하다. 물론 이것들은 전주사람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비슷비슷한 역사와 문화를 지닌 작은 나라의 우리들을 아련하게 관통하는 것들이 전주에는 유난히 많다. 전주에서 가장 오래된 구도심 모퉁이의 카페에서는 지금도 음악감상이 이어지고, 70년이 넘는 만두와 찐빵은 마지막 대를 잇고 있지만 아직 맛볼 수 있다. 조선시대 출판물의 디자인을 잇는 전주만의 고유한 서체를 발견하는 기쁨도 있다.

전주에 다다른 여행자 누구에게나 이번호에 소개된 다양한 꺼리들이 작은 쉼표, 긴 말 줄임표로 남길 바라며.

 

 

<예술 그리고 공간

천천히 둘러보는 도심 속 예술기행>

평소에도 지역 예술인들이 자주 오가는 전주 한옥마을과 아예 한 마을에 둥지를 틀고 함께 살고 있는 서학동 예술인마을에는 특색을 지닌 전문 갤러리, 작업실을 겸한 작가들의 공간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인파가 많은 거리를 거닐다 잠시 들어가 예술과 조우할 수 있는 곳, 대부분 무료 관람인데다 카페를 겸하는 곳도 많아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 나만의 예술기행을 떠나기에 충분하다.

 

예술로 재생된 편직공장

교동아트미술관과 스튜디오

전주 한옥마을에 있는 교동아트미술관과 교동아트스튜디오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두 곳 모두 옛 공장터를 재생한 공간이다. 1960년대 건축된 편직공장을 원형 그대로 유지하면서 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했다. 교동아트미술관은 갤러리와 아트샵을 두고 있다. 젊은미술전, 중견작가 초대전 등 지역 작가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기획전은 물론 새로운 창작작업을 연중 만날 수 있다. 아트샵에는 GDart 브랜드로 한지넥타이, 한지지갑, 한지조명 등의 문화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작가들의 레지던스 공간으로 쓰이는 아트 스튜디오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창작공간은 물론 다목적 홀을 마련하여 일반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교육 사업, 세미나, 포럼 개최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펼치고 있다.

위치 전주시 완산구 경기전길 89 전화 063-287-1245

 

여느 집 같은 사진갤러리

서학동사진관

좁은 골목길에 자리한 서학동사진관은 카페를 겸한 전시공간으로 사용되는 갤러리다. 사진작가 김지연 씨가 직접 운영하는 곳으로 한옥을 개조해 전시장, 아트샵, 카페 등이 자리잡고 있다. 서학동사진관은 지역작가들의 전시를 비롯해 서울 갤러리들과의 교류전 등 전시장으로서의 기능과 함께 사진을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2주에 한 번 토요일마다 마을 주민을 위한 ‘서학동 골목영화제’가 열리기도 한다.

위치 전주시 완산구 서학로 16-17   전화 063-905-2466

 

갤러리에 머물다

서학동아트스페이스

서학동에서 규모가 가장 큰 서학아트스페이스는 조각가 김성균 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지난해 12월 말 오픈했다. 지하 1층에는 김 씨가 만든 조각품이 전시된 갤러리와 작업공방이 있고 1층에는 카페, 2층은 갤러리고 꾸며졌다. 지역작가들의 전시와 기획전은 갤러리 뿐만 아니라 카페에서도 종종 열린다. 3층과 4층 옥탑방은 게스트하우스로 운영되고 있는데, 옛 정취가 묻어나는 클래식한 인테리어로 예술적인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위치 전주시 완산구 서학로 7 전화 063-231-5633

 

한지사진인화, <지숨 갤러리>

한지를 활용한 다양한 작품과 문화상품을 만날 수 있는 곳. 미끈한 인화지 대신 결이 살아있는 한지로 인화된 한지사진과 한지엽서, 한지책갈피 등을 감상하고 구입할 수 있다.

위치 전주시 완산구 태조로 39   전화 063-284-5599

 

조각가 김두성의 <김작가 살롱>

조각가 김두성 씨가 운영하는 작업실 겸 아트샵. 한옥마을에 자리한 김작가 살롱은 수제 전각(돌도장)과 소소한 아트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작가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위치 전주시 완산구 은행로 74-9

 

 

<일상에서 만나는 작은 무대
숨소리도 매력, 카페 공연>

카페공연은 격식을 차리지 않아도, 기침소리를 내도, 더구나 맛있는 음료를 곁들이며 즐길 수 있으니 허물없는 친구와 같은 친근함이 있다. 전주에도 다양한 공연을 여는 카페들이 늘면서 일상 속에서 공연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골라보는 재미가 있는 전주의 카페 공연, 그 곳에서 일상은 문화가 된다. 무엇보다도 작은 무대가 허문 관객과의 거리는 카페 공연의 가장 큰 매력이다.

 

공간 봄
한옥마을에 위치한 ‘공간 봄’은 일상 속에서 문화운동의 일환으로 정기적인 공연을 해오고 있는 곳이다. 2009년부터 시작된 다양한 장르의 공연은 매월 2회, 둘째 주와 넷째 주에 무대를 마련한다. 카페공연 문화를 지속적으로 이어온 ‘공간 봄’의 공연은 전주시민들과 관광객들 사이에 <목요초청공연>이라는 브랜드로 정착돼 공연정보를 받아보는 마니아들이 1천 여 명에 이르고 있다.
사회적기업 마당과 함께 기획, 진행하는 초청공연은 인디밴드, 국악, 클래식, 재즈, 카페 춤 등 다양한 장르의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한옥을 개조한 공간으로 별다른 음향 없이 일명 ‘울림’이 좋아 연주자들이 선호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하우스 콘서트 분위기를 만끽하고 싶은 이들에게 좋다. 공연료는 1만원으로 음료 1잔 포함, 관람객 30명을 기준으로 진행된다. 커피는 물론 맥주, 와인, 모히토 등 메뉴도 다양하다.
위치 ︳전주시 완산구 어진길 51  전화 ︳063.284.3737

 

카페 빈센트 반 고흐
지하의 좁은 계단을 내려가야 나오는 카페 빈센트 반 고흐의 나이는 어느새 37살. 그 옛날 귀했던 원두커피 한잔을 두고 책장을 넘기던 사람들의 발길이 잦았던 음악카페이자 문화공간이다. 다양한 음악 공연을 비롯해 테마별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한다. 강연‘解(해)바라기’, 공연 ‘별이 빛나는 방에’, ‘빈센트 영화제’ 등을 지역 청년들과 함께 기획해 열고 있다. 전주에서 제일 오래된 카페로 꿋꿋한 빈센트 반 고흐는 꼭 공연관람이 아니어도 지난 시간과 조우하고 싶다면 추천한다. 공정무역 커피를 사용하며, 사이폰 커피도 마실 수 있다.
위치 ︳전주시 완산구 전주객사5길 22-6  전화 ︳063.288.2189 

 

딥인투
전주에도 라이브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카페 ‘딥인투’가 있다. 딥인투는 지역 인디밴드들의 단골 무대로 발라드부터 어쿠스틱, 재즈 등 다양한 음악을 선보였고, 소리축제나 전주영화제 기간에는 락 스피릿이 느껴지는 공연장으로 탈바꿈한다. 딥인투는 사람들과 음악을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을 꾸리면서, 공연장이 있는 카페 형식을 갖게 되었다. 주로 딥인투에 찾아오는 공연팀들은 레이블을 갖춘 서울의 팀들이거나 자작곡이나 앨범을 발매한 적이 있는 팀들이다. 
위치 ︳전주시 완산구 전주객사3길 35  전화 ︳063.282.2680 

 

라디오스타
카페 투어를 마치고 뛰어놀 준비를 단단히 하고 라디오스타에 가보면 어떨까. 전주는 인구 수 대비 인디밴드가 유난히 많은 동네다. 전주 인디는 물론 전주에 살고 있는 외국인 인디밴드의 공연을 쉽게 만나볼 수 있는 이 곳, 바로 라디오스타다. 2008년부터 운영해 온 라디오스타는 전주 유일의 인디 라이브 밴드 클럽이다.
공연에 따라 때로는 전 좌석 스탠딩으로, 무대 앞에 나가 방방 뛰며 락 스피릿을 즐길 수도 있다. 전주에서도 서울 여느 클럽 못잖은 뜨거운 공연의 열기를 느낄 수 있다.
위치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2가 778-1 전화 ︳010.9444.9609 

 

 

<존재만으로도 귀한, 도시의 작은 책방>    

언제부턴가 존재만으로도 귀해진 서점, 특히 책방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동네 서점들의 약진은 우리에게 더욱 귀하다. 그 옛날부터 책과 문학의 도시라는 또 다른 명성을 지닌 전주에는 귀한 동네 책방들이 여럿이다. 독립출판물 서점도 새롭게 문을 열고, 다 떠나갔지만 자리를 지키며 헌 책의 가치를 지키는 곳도 있다. 주인장의 세계가 있는 곳, 동네 친구들이 모이는 곳, 지역 소식을 주고받으며 대화와 추천 목록들이 쌓여가는 서점에는 지식의 우주가 열린다.

 

독립서점 우주계란

지역에서 유일무이하게 독립출판물 서적을 만나볼 수 있었던 우주계란’. 우주계란에서는 전북지역 청년들이 발행하는 비정기간행물 <!>을 비롯해 일반 서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책들을 전시·판매한다. 두 칸으로 이뤄진 공간은 한 편은 책을 판매하는 공간으로, 다른 한 편은 출판사 사무실로 쓰일 예정이다.

위치 전주시 완산구 객사130번지

 

태양서림

한때 헌책방 골목으로 통하던 동문사거리는 예전같지 않아도, 여전히 헌 책의 쓰임을 이어가는 몇 곳이 남아있다. 인터넷으로 중고서적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요즘이지만, 헌책방하면 그득 쌓인 책 더미 사이에서 보물찾기를 하듯 책을 고르고, 손 때와 나만의 기억이 담긴 책을 사고 파는 공간이기도 했다. 태양서림에서는 여전히 책 거래가 가능하며 오래된 과월호를 저렴한 가격에 한 세트로 구입할 수 있거나, 운이 좋으면 절판된 도서도 구할 수 있다.

위치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동문길 112

 

조지오웰의 혜안

열 평 남짓한 책방, 누군가의 서재를 엿보는 느낌이 드는 인문학 전문 서점 조지오웰의 혜안.

인문학 전문 서점이기 때문에 딱딱하고 어려운 인문학 책만 있을 거라는 우려는 접어두는 것이 좋다.

가볍게 시작하자면 영화평론가 허지웅의 자전적 에세이, 배우 고현정의 오키나와 여행기 같은 책부터,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보면 정약용, 공자를 비롯한 다양한 철학서 등 동네 책방 치고는 갖춰진 책들의 내용과 깊이는 물론 스펙트럼은 굉장히 다양하다. 그래서 그런지, 이 곳에서 에서 독서토론 모임을 갖고자 하는 사람들의 예약문의가 끊이질 않는다

위치 전주시 완산구 서학로26

 

북카페 카프카

글을 쓰는 주인장이 커피와 함께 다양한 책들을 구입해 놓은, 책 읽기 정말 좋은 카페다. 고양이 한 마리가 도도하게 카페를 걸어 다니지만, 겁이 많아 글 읽는 이들을 방해하진 않는다. 소설을 쓰는 주인장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매 번 갈 때마다 새로운 책들이 업데이트되어 있어 눈요기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곳에 있는 책들만 너끈히 소화해내도 글쓰기 실력이 쑥쑥 늘지 않을까.

위치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432

 

 

<전주 골목길 탐험>
전주의 골목길은 복잡하지 않다. 적당한 규모의, 조용한 도시가 주는 매력이 전주의 골목에는 오롯이 피어난다.
오랜 세월 사람들의 발자국이 켜켜이 쌓여 ‘길이 난’ 전주의 골목길은 중심을 잡고 걸으면 더 흥미롭다. 먹고 사는 일과 사람냄새가 물씬 담긴 시장통 골목을, 상업화 물결에 밀려 본래의 모습을 잃어가는 전주의 오랜 산동네 좁은 골목을 걸으며 씁쓸한 기분에 잠시 걸음을 멈춰도 좋다. 찾기 쉽고,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자리한 전주의 골목길들은 도시산책의 햇살과 그늘 모두를 안길 것이다.

 

남부시장 골목길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주 남부시장. 한옥마을과 인접해 있고, 전주천변에서부터 풍남문에 이르는 넓은 규모다. 지역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전통시장인 남부시장은 새벽시장으로 유명한데, 청년몰이 입주하고 야시장이 열리면서 한옥마을에 이은 전주 여행의 또 다른 명소가 됐다. 하지만 이런 만들어진 공간이나 이벤트가 없어도 시장통의 분위기가 물씬하다. 품목별로 자리를 잡고 형성된 골목골목을 돌며 먼지 쌓인 팔리지 않는 물건들에 애잔함도, 끊임없이 김을 내뿜으며 절절 끓는 순대국 맛집 앞 긴 줄에 합류해보는 것도 재미. 전주 풍남문을 중심으로 어디 쪽으로 길을 잡아도  시장통에 들어가는 일은 어렵지 않다. 

 

서학동 골목길
전주 서학동은 사실 지금은 많이 변했다. 신작로가 생기고 신축건물이 들어서면서 골목들이 많이 사라지기도 했지만, 다행히 그 곳에 둥지를 튼 예술가들 덕분에 테마가 있는 동네로 변화중이다. ‘예술인 마을’로 불리는 서학동은 빈티지한 느낌이 감싸고 있어 여행자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남천교 사거리에서 동서학동 주민센터 근처에는 ‘서학동 사진관’, ‘선재미술관’, ‘적요 숨쉬다’ 등 독특한 이름의 간판이 눈에 들어오는데 머뭇거려져도 문을 열고 들어서면 재미있는 소재들을 만날 수 있다. 현재 서학동에는 예술인 20여명이 거주하는데, 평소에는 공개하지 않지만 봄에 열리는 학동예술마을거리축제 때는 작업실을 오픈한다.

 

한옥마을 골목길
한옥마을은 오래된 주택가여서 아담한 골목들이 유난히 많다. 어느 골목으로 들어서도 길은 이어져 또 다른 골목과 만나고 새로운 풍경을 보여준다. 좁게 이어진 길을 따라 걸으며 담벼락에 핀 꽃들과 함께 한옥의 아름다움을 즐기다보면 한옥마을의 숨은 매력에 퐁당 빠지게 된다. 태조로, 은행나무길, 향교길, 오목대길, 최명희길, 어진길 등 숨바꼭질하듯 즐겁게 돌아다닐 수 있는 골목이 많다.

 

자만벽화마을
최근 전주 한옥마을 주변 여행지로 뜬 이목대 인근의 자만 벽화마을. 오목교와 이어진 알록달록한 육교를 건너면 마치 동화 속 나라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마을이 나타난다. 이 곳을 걸으면, 골목 골목 그림들이 이어져 카메라를 꺼내들지 않을 수가 없다.
40여 채의 주택 벽을 화려한 색감의 꽃 벽화, 자작나무 벽화, 전봇대를 이용한 나무 벽화 등으로 꾸며 오래된 달동네가 전주에서 가장 예쁜 마을로 변신하였다. 벽화의 색이 산뜻하고 선명해 사진 촬영하기 좋다.

 

 


<전통과 격을 지닌 군것질 거리
오직 한 가지 맛>

소소한 군것질 먹을 거리 마저 프랜차이즈화 되는 요즘이지만, 전주에는 진짜 손 맛이 살아있는 먹을 거리 진품들이 있다. 고집스럽게 지켜온 그들의 레시피는 알 길이 없지만, 오직 한 가지 맛을 위해 다른 메뉴를 들이지 않고 여전히 ‘단품’을 유지하거나 잘 팔리지 않아도 꾸준히 그 맛을 선보이는 뚝심에서 우리는 이미 입맛을 다신다.

 

오도독 씹히는 그 맛 ‘꽈베기’
전주영화의 거리에 위치한 꽈배기 전문점 ‘꽈베기’. 다른 글자 하나 없이 간판을 가득메운 ‘꽈베기’집은 한 평 남짓한 가게 앞에 펼쳐진 좌판이 전부이다. 좌판을 지키고 앉은 가족들은 말랑말랑한 밀가루 반죽을 쉬지 않고 연신 비비 꼬아대며 손님을 맞는다. 바삭한 꽈배기부터 쫀득한 찹쌀 꽈배기, 찹쌀 도너츠도 함께 맛볼 수 있다. 맛의 비결은 재료와 반죽, 치대는 속도, 소금간과 갖가지 미세한 비법들이다. 달콤하고 고소한 냄새가 주변을 감싸고 있어 한 봉지 손에 들지 않고서는 못 베긴다.
가격 1000원  위치 전주시 고사동 시네마타운 옆 

 

궁극의 바나나빵 ‘원제과점’
전주를 여행하기 전, 맛있는 빵을 사가야겠다고 벼른 사람이라면 초코파이 보다는 원제과점의 바나나 빵을 사간다. 원제과점은 남부시장에서 수십년을 지켜온 동네빵집. 지금은 붕어빵에 자리를 내어준 길거리빵의 대표 주자였던‘바나나빵’이 유명하다. 제과점에서 만들어내는 바나나빵인 덕에 조금 더 ‘격’이 있다. 입에서 촉촉하게 녹아드는 맛이 일품이다. 전국을 돌면서 빵집을 순례하는 이들에게는 성지와도 같은 곳.
가격 1800원 위치 전주시 완산구 전동 184

 

70년 전통의 손만두 ‘백일홍’
‘쓰레기 만두파동’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던 그 때에도 백일홍만두는 오히려 매출이 올랐다. 대를 이어 빚어낸 정직한 재료의 신뢰와 맛 때문이다. 가격이 아무리 비싸도 국내산 만을 고집하고, 그날 재료가 떨어지면 여지없이 장사를 마감한다. 탁자 서너 개가 덩그러니 놓인 가게 안은 쉴 새 없이 그날 쪄낼 만두와 찐빵을 빚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포장 및 배달이 주를 이루며, 일회용 도시락이 아닌 종이에 돌돌 말아주는 것도 백일홍만의 트레이드 마크. 대개 오후 5시면 만두와 찐빵이 모두 동난다.
가격 1인분 4000원
위치 전주시 완산구 경원동3가 199 

 

아는 사람만 아는 집밥 김밥 ‘효자동 김밥’
매콤한 볶음 김치를 넣은 경아분식 김밥에 이어 최근 ‘신흥’ 김밥 강자는 일명 ‘효자동 김밥집’의 김밥이다. 전주 효자동 상산고등학교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 상산고 김밥으로 불리는 이 곳은 포장 및 배달만 가능하다.소풍날 엄마가 싸 준 집밥 같은 김밥 맛으로 유명, 속을 아끼지 않고 가득 채운 시금치, 당근 등이 맛의 주인공이다. 무엇보다도 속 재료 양념에 듬뿍듬뿍 들어가는 마늘 양념은 그 알싸한 맛이 그대로 전해질 정도다. 햄 같은 가공식품은 속 재료로 넣지 않는다.
가격 1줄 2000원
위치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1가 572-14

 

 

<마당의 이 좋은 물건>
마당에서 제작한 전주를 오롯이 담아낸 문화상품들은 또 다른 전주의 기억을 만들어 낸다. 옛 것을 되살리고, 문화를 담아낸 상품들은 쓰임새도 충분하다.

 

마음을 담는 따뜻한 글자
완판본 마당체

조선시대 <춘향가> 등 한글고전소설을 한 글자, 한 글자 새겼던 완판본은 전주를 넘어 한국문학과 역사기록의 주인이었다.
목판 글자의 고유한 아름다움에 현대적 글꼴 디자인의 요소를 가미해 개발된 완판본 마당체는 원본의 정교한 디지털 복원을 통해 태어난 전주 고유의 서체로 그 의미가 깊다.
어느 문서에나 다 어울리지만, 깊이 있는 아름다움으로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문서나 마음을 담은 글귀에 더 잘 어울린다. 각체와 순체 2종으로 구성돼 있다.
글꼴CD 25,000원 (매체사용 라이센스 별도 구입)

 

전주, 소리로 듣다
DVD 스토리북

경기전 대숲의 바람소리, 콩나물국밥이 맛있게 끓는 소리, 구성진 판소리 한 대목 등 소리로 듣는 전주의 모습. DVD 음반 스토리북 <전주, 소리로 듣다>는 전주를 품은 열 가지 스토리와 소리를 담아냈다. 경기전, 전주천, 남고사, 비보이, 덕진연못, 한옥마을, 향교, 부채, 판소리, 콩나물국밥이 그 주인공이다. 크고 작은 소리가 전하는 전주의 풍경은 두고두고 전주를 기억하게 만든다.
스토리북(DVD포함) 20,000원

 

‘깨알’ 같이 기억하다
여행수첩 [전주로의 여행]

여행은 또 다른 기록이다. 발길을 옮기며 메모한 마음과 말들은 나 만의 추억이 되거나 누군가를 위한 지침이 되기도 한다. 마당의 여행수첩 [전주로의 여행]은 전주의 명소와 축제를 소개하고 포켓형으로 제작돼 여행을 다니며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만들어 졌다.
여행수첩 2,000원

 

 

<특집- 섹션 소개 & 그리스영화 & 왕빙 감독>

미처 몰랐던 영화의 신세계를 만나는 즐거움
전주영화제는 기존에 우리가 알지 못했던, 숨겨져 있던 영화를 선보이는 것이 영화제의 주요한 역할 중 하나이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새로운 영화의 발굴과 조명에 주력했다. 국제경쟁에서는 미래의 최고의 감독이 될 잠재력이 있는 신인감독들의 작품을 한데 모아 해외로 치면 선 영화제 같은 느낌을 준다.
축제의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려주는 야외상영은 물론, ‘스페셜 포커스’에서는 국내에 제대로 소개된 적 없는 그리스 현대영화를 조명, ‘몰락한 신화: 그리스 뉴웨이브의 혁신’이라는 주제로 관객을 맞이한다. 특히 올해 소개되는 그리스 영화는 사회적인 타격이 국가를 흔들고 개인을 흔들어 놓는 갈등과 감정의 섬세함을 엿볼 수 있는 영화들이다.   

밤하늘의 별과 봄 내음을 함께 싣는 야외관람
올해 새롭게 시도되는 ‘야외상영’은 새로운 공간에서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돋우는 영화들로 가득 채운다.
국내·외 배우로 잘 알려진 헬런 헌트의 <라이드>, 선댄스영화제 폐막작이자 매력적인 음악영화인 <러덜리스>는 대중영화의 훌륭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 간의 교감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스티븐 달드리의 신작 <트래쉬>는 제목 그대로 쓰레기 위에서 살던 아이들이 새로운 인생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성장 영화의 재미와 함께 척박한 현실에 대한 통찰력을 선사하고 있다. 말이 필요 없는 아드만 스튜디오의 신작 애니메이션 <숀 더 쉽>은 말썽꾸러기 양 한 마리를 갖고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상상력을 구현하고 있다.
마이클 윈터바텀의 <이탈리아 여행 레시피>는 이탈리아 여행에 관한 영화인 동시에 풍성한 음식에 관한 영화로 영국식 유머를 선사하는 이 작품은 눈과 입과 귀가 충분히 즐거워진다.
신연식의 새로운 옴니버스 영화 <프랑스 영화처럼>은 감독 특유의 대사들과 질기게 밀고 당기는 남녀의 사연들이 4편의 이야기를 통해 펼쳐진다. 이 작품은 마지막 야외상영작으로 시상식이 끝난 후 상영될 예정이다.

 

이 영화 꼭!
숀 더 쉽 Shaun the Sheep
마크 버튼. 리차드 스타작 | 영국 | 85분 |
클레이 애니메이션의 명가인 영국 아드만 스튜디오의 신작. TV 시리즈 <숀 더 쉽>의 극장판이다. 시골 농장을 탈출하여 도시로 간 말썽꾸러기 양 숀과 그를 찾아 나선 친구들의 좌충우돌 모험기를 그린다.

영화의 융합, 관찰의 예술 ‘왕빙’
기존의 상업 영화에 식상함과 지루함을 느꼈다면, 왕빙 감독의 영화에 주목해보자.
‘왕빙: 관찰의 예술’은 영화와 사진의 콜라보레이션 기획이며, 극장 상영과 갤러리 전시를 동시에 진행하는 융합 프로그램이다. 사진을 전공한 왕빙은 ‘포토그래픽 이미지’의 관찰적 특성에 기초하여 ‘사진’에서 ‘영상’으로 진화해 온 예술가다.
‘왕빙: 관찰의 예술’은 사진과 영화의 이미지적 속성을 활용하는 방식에 대한 주목한 것으로 왕빙의 최근 작품들을 조명한다. 왕빙의 최신 비디오 영상물인 <아버지와 아들>, <이름 없는 남자>, <흔적들>과 함께 그가 찍은 40점의 흑백사진을 선보인다.5월 9일까지 전주영화제작소 1층 전시실에서  전시된다.

 

이 영화 꼭!
이름없는 남자
왕빙 | 중국 | 100분
중국 남부의 황량한 도시, 토굴에서 기거하는 원시인 같은 남자를 관찰한 다큐멘터리. 이 영화를 만든 지 4년이 흐른 뒤 왕빙은 그 남자를 다시 찾아가 그를 흑백사진으로 촬영했다. 포토그래픽 이미지의 힘, 관찰의 완력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스페셜 포커스 : 몰락한 신화, 그리스 뉴웨이브의 혁신

2000년대 중반 이후 세계 영화계에서는 ‘신생’과 ‘혁신’을 대변하는 뉴웨이브의 범주에 묶을 수 있는 지역들이 더러 있는데, 그리스는 그들 중 가장 앞자리에 놓인 국가 중 하나다. 아르헨티나와 칠레, 루마니아, 한국 등과 더불어 월드시네마의 새로운 조류로 부상한 현대 그리스 영화들은 2000년대 중반 이후 경제위기로 추락한 그리스 사회의 정치, 사회, 환경적 변화를 반영했다.
야니스 에코노미데스, 요르고스 란티모스, 아티나 레이첼 창가리 등 몇몇 알려진 그리스 감독들 외에도 극단적인 저예산 독립제작방식을 통해 새로운 감독들이 지속적으로 배출되고 있다. 이들의 작품은 영화감독과 프로듀서, 배우들의 상호협업 시스템을 모태로 한 ‘그리스 뉴웨이브’ 테마의 뚜렷한 맥락을 지니고 있다. 2000년대 후반 경제위기 이후 그리스 사회를 반영하는 주제들로 가족의 해체와 폭력, 빈곤, 착취, 관계의 파탄 등 어두운 느낌이 영화의 전반을 지배한다. ‘괴상한 뉴웨이브’라는 별칭이 있을만큼, 별스러운 동시대 그리스 영화에서는 극사실주의적인 묘사에서부터 무너진 세계의 풍경과 메타포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이 영화 꼭!
스트라토스
야니스 에코노미데스 | 그리스 | 137분
2014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야니스 에코노미데스의 신작이다. 과묵한 중년남자 스트라토스의 이중생활은 폭력적인 환경에 놓인 반(反)영웅, 사악한 세상에서 생존하는 인간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다.


언페어 월드
필리포스 치토스 | 그리스 | 107분
소티리스는 죄 없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한 남자를 살해한다. 도라는 이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다. 지독한 가난에 절도를 일삼는 도라와 정의를 추구하는 소티리스는 사랑에 빠진다. 사랑과 정직, 그리고 정의에 관한 비극적인 코미디.

 

 

<전주국제영화제를 즐기는 방법
영화만 본다고? 즐기자! JIFF>

영화제에서 영화만 보고 돌아간다면 큰 손해. ‘축제’를 즐기는 일도 빠뜨려서는 안된다.
전주국제영화제의 남다른 ‘영화를 이해하는 방법’부터 거리 문화가 쉴 새 없이 펼쳐지는 축제의 공간들을 찾아나서야 비로소 전주국제영화제를 제대로 즐겼다고 말할 수 있다.
극장이 아닌 축제의 거리와 이벤트 공간을 누비다 보면 마주치는 유명 감독과 배우들, 영화계 인사들을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다.


전주국제영화제의 영화의 진수를 만끽한 관객이라면 이제 밖으로 나가보자. ‘영화의 거리’와 전주종합경기장의 ‘지프라운지’에서 열리는 다양한 이벤트들도 꼼꼼히 챙겨두자. ‘
개막식과 시상식 그리고 대규모 야외상영이 열리는 전주종합경기장은 버스킹 공연, 관객파티, 체험 워크샵, 푸드페스티벌이 진행, 영화를 보며 복잡했던 머리를, 두근댔던 마음을 해방시키기 좋은 기회이다. 지프라운지 내 야외무대에서 열리는 ‘버스킹인지프’는 무용과 마술 등 넌버벌 퍼포먼스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이는 공연으로 관객들과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또한 5월 2일 야외상영이 끝난 후에는 탭댄스와 재즈가 혼합된 신개념 탭 퍼커션 ‘림샷’의 공연으로 관객 파티가 저녁 10시 30분부터 자정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시민 참여 프로그램인 ‘인조이인지프’, 관객들의 편의와 휴식을 위한 ‘활력충전소’가 꾸려진다.
5월 1일부터 5일까지 열리는 ‘인조이인지프’에서는 드로잉, 아트, 푸드, 팔찌, 여행 기념품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워크숍이 열린다. 주말인 2일과 3일 양일간 아트, 푸드, 문구, 패션, 핸드메이드 등 아기자기한 물건들을 사고파는 플리마켓도 함께 진행된다. ‘활력충전소’에서는 자전거 대여소를 운영, 1인 최대 2시간 동안 자전거를 무료로 대여할 수 있다.
거리문화를 즐기고 싶다면 전주국제영화제의 대표 공간인 고사동 ‘영화의 거리로 나가보자.  다양한 버스킹 공연을 즐길 수 있다. 5월의 찬란한 볕을 지붕 삼아 전주의 유랑객이 되어 이름모를 노래에 몸을 실어보는 것은 축제에서만 맛볼 수 있는 자유이다.
특히 올해는 고사동 ‘영화의 거리’에서는 100명의 젊고 창의적인 그래픽 디자이너가 작업한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100편의 포스터를 감상할 수 있는 거리 전시를 만날 수 있다.  ‘100 Films, 100 Posters’라는 이름으로 포스터들은 영화의 거리와 한옥마을 내 갤러리 백희, 전주영화호텔 2층 카페에 전시된다.
이 밖에도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은 방송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CBS 라디오 3.0 이병진입니다’(5월 2일 14시) 등 라디오 공개방송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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