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1998.1 | 특집 [문화저널]
살맛나는 문화, 실효있는 참문화가 필요하다
최주호·손희정 기자(2015-05-20 17:57:29)


전북문화예술회관, 만병통치는 아니지만...


 사연많고 탈많은 전북문화예술회관 건립이 다시 안개속으로 빠져들었다. 이번 문예회관의 발목을 잡은 것은 역시 IMF. 지난 10여년 동안 전북 문화계의 숙원이 되나시피 했던 문예회관 건립은 지난해 전주시 덕진동 체련공원 앞에 부지를 확정하고, 올해 첫삽을 떠서 오는 2001년에는 완공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었다. 그러나 IMF 태풍이 몰아치면서 전체 건립예산 900억원 가운데 300억원을 도의회가 삭감하고 건립 보류를 발의하면서 전북 문화가에 최대 쟁점이 되고 있다. 경제위기가 닥쳐오면서 문화예술분야가 심각하게 위축될 것이라는 걱정은 처음부터 예견되었었지만 문예회관을 둘러싼 최근의 논쟁은 예사롭지 않다. 우선 문예회관 건립 자체를 두고 문화예술인들과 언론이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고, 이번 기회에 지역문화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토론도 같이 벌어지고 있다.

 우선 문화예술계의 공식적인 반응은 도의회의 예산 삭감에 대해 '지역문화를 후퇴시키는 근시안적인 정책', '예향의 도시, 문화의 도시를 회복하겠다는 문화적 자부심에 걸맞지 않은 선택' 이라는 것이지만, 일부에서는 현재의 경제위기와 지역문화의 현실적 조건을 감안할 때 종합문화예관의 건립을 보류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문예회관 건립을 둘러싼 논쟁에서 핵심적인 주장은 새로 건립된 문예회관의 성격에 대한 것이다. 무엇보다 새롭게 이어질 문예회관은 명실공히 지역무화의 중심이 되어야 하고 문화일꾼들의 놀이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년에 한두차례 쓸까말까한 대형극장 중심이 아니라 지역문화패들이 늘 이용할 수 있는 중극장과 소극장들의 곳곳에 자리잡아야 하고 작은 전시실들은 물론 제대로 갖추게 된 야외무대와 청소년을 위한 놀이공간들도 함께 갖추어진 그야말로 종합적인 문화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전라북도가 짓겠다고 나선 문예회관은 일단 도민들의 바람을 담은 문화공간으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렇다면 문예회관의 건립은 사실 유보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셈이다.

 이번 논재은 결국 문화를 어떻게 보느냐의 문제와 만나고 있다. 문예회관을 단지 하나의 거대한 극장으로 본다면 건립유보의 논리는 당연한 것이지만 지역문화의 잠재력을 키워나갈 장기적 투자로 본다면 문예회관 건립은 경제가 어려울수록 아낌없는 투자가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문화를 다음 세대의 가장 막강한 경쟁력으로 본다는 전라북도의 공식입장(?)에 따른다면 건립유보는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다만 문예회관을 짓기에 앞서서 지역문화의 균형잡힌 발전을 고민하고, 지금 당장 투자가 필요한 곳이 어딘가를 찾아내는 세심한 정성도 필요하다는 것이 가난한 문화일꾼들의 소리없는 함성이다. 전라북도가 겉만 번드르한 문예회관을 하나 지으므로써 지역문화에 대한 모든 업보를 '한방에 해결하려는' 태도는 어쨌든 버려야 한다.


내실있고 '꽉찬' 지역 축제 만들기


 "사실 지역축제에 관해 할 수 있는 논의가 거의 다 이루어졌다고 해도 지난친 말은 아닐 것이다. 많은 전문가와 학자들로부터 계속적인 논의와 대안 제시에도 불구하고 늘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는 점음 바로 우리 지역축제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이 아닌가 여겨진다."

 지난해 문화저널사가 주최한 「지역문화축제의 현황과 과제」심포지움에서 국립민속박물관 정종수 학예연구관은 "행사를 위한 행사"로 전락해버린 지역축제문화를 이렇게 꼬집었다. 이에 대한 지적은 전북도 예외일 수 없다.

 전북지역에서는 크고 작은 지역축제가 해마다 수십여개씩 개최되고 있다. 그러나 두각을 나타내는 행사는 많지 않다. '늘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는 평을 면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전북지역에서 많은 연륜을 쌓아 온 풍남제와 전라예술제는 심각한 고질병을 앓고 있다. 올해로 불혹에 접어드는 풍남제나 서른 일곱 돌을 맞는 전라예술제의 경우 지역축제로의 자리매김은 고사하고, 퇴색할대로 퇴색해 버려 이름값 이외는 '별볼일 없는 축제'로 인식되고 있다.

 연륜을 거듭할수록 자생력을 갖추어야 할 지역축제가 오히려 관에 대한 지나친 의존에 얽매여 예산타령만하는 진부함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해마다 제기되는 문제점에 대해 해결은 고사하고 답습하기에 여념이 없다는데 이견을 달리하지 않는다.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벼랑 끝에 서 있다는 지적이 팽배한 가운데 새로운 활로방안이 절실이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예술계 일각에서는 근본적인 물음부터 던져야 할 때다고 지적한다. 지역축제의 핵심인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주민의 공통된 관심사와 우리의 전통을 찾아 내고 이를 어떻게, 어떠한 형식으로 보여줄 것인가 하는 주최측의 진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간 형식적이고 연례적인 행사에서 과감히 탈피. 작지만 내실있고 꽉 찬 지역축제를 꾸려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해외문화교류를 통한 상품 개발


 지역문화의 해외교류가 형식적이고 연례적이라는 지적과 함께 해외상품으로서 인정을 받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여론이 드높다.

 전북은 현재 일본과 중국을 대상으로 미술, 국악, 연극부문에서 교류활동을 펼치고 있다.

 미술협회와 도립국악원이 일본의 가고시마현과 창작극회가 중국의 강소성과 매년 정기적인 교류전을 갖고 있고, 올해도 예전과 같이 정기적인 행사를 마련할 계획이다. 올 봄 중국 강소성의 경극단과 일본 가소시마현 민속예술단이 전북을 찾을 예정이고, 가을 쯤 창작극회와 전북미협이 중국 강소성과 일본 가고시마현에 전북예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같은 해외문화교류는 문화를 전파하고 수용하는데 있어서 적지 않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보다는 연례적인 행사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상품개발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행사치르기에 급급한 면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일부 예술인들은 '상대국과의 약속에 의한 교류지만 해외상품을 적극 개발해 우리문화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고 말한다. 해외문화교류에 대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주도의 해외문화교류에서 민간차원의 해외교류와 부문별 해외교류를 늘려 활성화 시키는 것도 시급한 과제이다. 상대국도 일본과 중국을 과감히 탈피, 유럽 등 선진문화와의 다양한 접목을 시도해야 한다. 최근들어 미술협회가 추진하고 있는 유럽·미국시장 진출은 전북미술계의 활력은 물론 다른 문화예술분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실기중심의 문화교류에서 이론적 문화교류도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상대국간에 학술대회와 심포지움 등의 개최, 이론적 토양을 쌓아 내실을 기하자 할 것이다.


덕진종합예술회관, 새 옷을 입다.


1977년 6월 25일 전 박정희 대통령은 각 도에 반공회관을 짓고, 이념교육과 반공정신을 더욱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현 덕진동 2가에 위치하고 있는 덩치 큰 덕진종합회관이 바로 그 용도로 지어진 '반공회관'.

 시대가 변하고 사람들의 의식도 변했지만 아직도 그 건물 출입문에는 '반공'이니 '땅굴'이니 하는 철 지난 시대흔적이 남아있어 주민들의 눈살을 찌뿌리게 하고 있으며 지금은 문화공연장 등으로 활용되고 있긴 하나 효율적 측면에 있어서는 대단히 열악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전주시는 96년 10월 종합회관을 공연장으로 개·보수하기로 결정하고 시설비 등 30억3천6백만원의 예산을 편성하고 건물 안전진단, 설계용역을 발주, 의뢰했으며 97년 12월 현재 30% 공정이 진행된 상태다.

 오는 3월 완공을 앞두고 있는 덕진종합회관에는 시립예술단과 전주예총 각 협회 사무실, 그리고 연습장과 언제라도 공연을 향유할 수 있는 5백66석의 중형공연장이 들어설 계획이다. 먼저 지하 1층 지상 3층의 예술공간으로 변모하게 될 덕진 종합회관은 2천7백99평 부지에, 개보수된 기존건물 1천4백30평. 거기에 2백71평의 건물이 증축된다. 지하 1층에는 시립극단. 타악기시르 사물놀이실, 전주예총 등 문화단체들의 사무실 및 연습실이 들어서고 지상 1층에는 공연장, 대공 상담실이, 2층에는 영사실, 공연장, 전시장이, 3층에는 자유총연맹 사무실과 회의실이 각각 들어설 계획이다.

 또 증축건물에는 합창단과 국악단, 무용단 및 판소리실 등이 만들어진다.

 이번 종합예술회관의 개·보수를 통해 뿔뿔이 흩어져 있던 시립예술단이 그동안의 '셋방살이 신세'를 탈피. 전주시의 자존심으로서의 위상을 다질 수 있게 됐다. 일단 연습공간과 상설 공연장이 확보됨으로써 연구와 공연수준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확대될 공연기회도 시민들의 예술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찬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전국의 춤꾼들이 전주로


 전국의 내로라 하는 무용단체들이 벌이는 춤판, 제7회 전국무용제가 한국무용협회와 무예진흐우언 주최로, 오는 9월 중순경 전주에서 열릴 계획이여서 전북무용계를 벌써부터 분주하게 하고 있다.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열리게 될 이번 전국무용제는 울산시의 직할시 승격으로 지난해 14개 시도에서 15개 시도로 늘어나 지역예선을 거친 지역 춤단체들이 대거 참여, 다채로운 공연의 깊이를 맛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어서 전북무용계에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지역의 무용가들은 전국무용제가 우리 지역에서 1주일 넘게 치러짐에 따라 페스티벌 형태의 다양한 공연. 다양한 장르의 춤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넓어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공연장과 예산, 도민적 관심이 적은 우리 지역에서 다른 지역의 무용단체들이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가를 알아 볼 수 있어 이 지역 무용계에 자극제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북무용협회가 준비하고 기획해야 할 몫도 늘어났다. 이번 무용제가 각 시도의 무용인들이 화홥의 장을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협회의 포부다.

 전국무용제에 참가할 전북의 춤꾼을 발굴하고 단체를 육성하는 일도 협회의 몫이다. 무협은 올 6월 중순경 전북무용제를 열기로 하고 늦어도 3월까지는 각 기관과 학교, 단체들에 공문을 보내 참가여부를 확인하기로 하는 등 모처럼 찾아온 전국대회유치에 공을 들이자는 계획이다.

 그러나 준비가 순탄하지는 않을 것 같다. 공연장소가 전북예술회관으로 정해졌지만 전국대회를 유치하기에는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 전국규묘의 대회를 유치하기에는 너무나 초라한 형색이고, 뜻밖에 불어온 경제불황의 여파로 예산확보에도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어려움도 협회가 해결해야할 몫으로 남게 됐다.


영상산업단지 조성과 사진영상의 해


 올해는 정부가 정한 사진영상의 해. 이에 따라 전북예총 사진협회와 영상산업단지 조성사업에 많은 관심이 쏠려 있다. 전주시는 올해 영상산업단지 조성에 대한 기틀을 마련할 것으로 보이며, 사진협회는 『전북사진사』발간 등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전주시의 영상산업단지 조성계획은 지난해 11월 개최된 <97전주 영상축전>을 시작으로,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하는 영상산업에 뛰어 들었다. 영상산업단지 조성계획은 94년 과학 기술처에 의해 풍부한 문화·예술자원을 지닌 영상산업의 메카 도시로 전주가 최적지라는 결론을 내리면서 시작되었다. 이듬해 전주시는 <문화예술 관광도시 종합개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매머드 영상종합랜드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영상종합랜드는 오는 2006년까지 1조2천억여원을 들여 관광시설은 물론 영화 스튜디오, 정보통신 도서관, 인터넷 도서관, 영상체험관 등 영상관련분야의 총집산지를 만든다는 것. 현재 '당국, 시의원, 교수, 영상산업전문가'가 참여하는 '영상산업단지 조성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본격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상태다.

 사진협회는 사진영상의 해를 맞아 전분의 사진 역사를 한눈에 조명할 수 있는 『전북 사진사』와『사진연감』을 발간할 계획이다. 『전북사진사와 사진연감』은 89년 이후 정리가 미진한 부분을 보완하여 올해 완결편을 내놓는다. 또한 사진에 관한 모든 것을 조명할 수 있는 <대한민국 사진 전람회 순회전>을 3년간 전주에서 개최하여 전북사진발전에 일조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밖에 제 40회 풍남제 때 전국규모의 사진전을 개최, 전북의 사진 문화를 앞당기고 전북을 관광도시로 널리 알릴 계획을 가지고 있다.

 사진협회가 올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관광사진 공모전. 오는 2월 진안을 시작으로 전북의 각 시·군을 순회하면서 지역별 유치하는 관광사진전은 지역의 관광산업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으로 보여진다.


불황기 화랑을 이기는 방법


 전북의 화랑가가 장기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각 화랑별로 특색과 전문성을 갖추는 등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드높다. 일각에서는 작가의 의식도 변해애 한다고 제기하고 있다.

 변하지 않고는 살아남기 힘든 시간이 다가온 것이다. 그러나 각 화랑의 반응은 냉담하다. 변화에 대한 인식은 같이 하지만 그 방법에 있어서 뚜렷한 방안이 없다는 것이 화랑가의 일반적인 견해다. 지난 한 해 동안 화랑가는 구배자와 생산자 사이에서 중추적인 역학을 담당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감나무에서 감이 떨어지기'를 기다리겠다는 안일한 태도를 보여왔다. 이러한 태도는 급기야 화랑별로 '색깔'을 갖자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 같은 목소리는 상품개바롸 더불어 작가발굴로 각 화랑의 특색과 전문성을 살려 전문 화랑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토양을 쌓아야 한다는 것. 자기화랑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부각하고 미술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되찾기 위해 노려글 기울이겠다는 것이다.

 또한 '그들만의 잔치'라는 핀잔을 들어 온 화랑미술제도 새로운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관람객을 외면한 미술제였다는 평을 면하기 어려웠다는데 인식을 같이 한 화랑가는 박람회 형식 등을 통해 관람객의 편의는 물론 화랑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자리를 만들겠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이같은 화랑의 자구적인 노력에 이어 작가의 의식변화도 요구되고 있다.

 전라북도의 미술계를 두고 '화가는 있는데 작가는 없다'는 말이 난무한다. 지역예술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병폐는 두말할 필요강 없고, 작가로서의 자질을 새롭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드높다. 작가 스스로가 화랑을 찾는 관람객에게 자신의 예술세계와 작품을 적극 홍보하는 자세를 보여, 관람객과 작가의 격을 좁여야 한다는 것이다.


문화예술인 재조명 활기


 '전북을 빛낸 인물'을 찾아내고 그의 일생을 조명하는 사업들이 각계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에는 국창 권삼득 선생과 연극인 박동화 선생의 일대기를 기리는 사업이 펼쳐질 계획이다.

 풍남제전위원회에서는 내년 풍남제에 판소리의 가신 권삼득을 재조명하는 창무극을 준비하고 있다. 판소리사에 등장하는 최초의 소리꾼 권삼득 선생이 전주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는 기록을 토대로 국악의 본 바탕이 전주였음을 과시해야 한다는 풍남제전위이 생각이다. 판소리 초기의 설움조 일변도의 창법을 벗어나 표현 영역을 확장시킨 공적을 평가하기 위해 궈낫ㅁ득 선생의 덜렁제를 재현, 덜렁제 발상지로 부각시킨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풍남제전위원회는 올해 경제난과 시간상의 제약을 들어 권삼득 창무극을 내년에 올리기로 하고 올해 2월 28일까지「가왕 권삼득 창무극 희곡 공모」를 위해 1억5천여만원을 확보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한편 풍남제전위원회는 견훤, 이보한, 이명남, 이정란, 정담 등의 전주를 상징하는 인물을 선저으 매년 풍남제 기간에 무대에 올리기로 하고 장기계획 수립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북연극협회가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차일피일 미뤄왔던 고 박동화 선생 동상 건립사업도 주목해 볼 일이다. 전북연극계 뿐만 아니라 지역문화를 이끌어온 거목 고 박동화 선생 추모사업은 올 2월 동상건립전을 통해 기금을 마련, 오는 6월 동상건립을 앞두고 있다. 박동화 선생 추모사업은 올 2월 동상건립전을 통해 기금을 마련, 오는 6월 동상건립을 앞두고 있다. 박동화 선생은 1959년 고인의 대표작 '나의 독백은 끝나지 않았다'를 통해 중견작가로 등단, 창작극회를 결성하고 전국연극대회에서 대통령사을 수상하는 등 일생을 통해 30여편의 희곡과 공연을 올린 인물. 현재 동상건립을 위한 1천만원의 기금이 모아진 상태로 동상 상반신 제작은 거의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립예술단체들이 대중을 찾아간다


 지난 한해의 성과 중의 하나로 평가되고 있는 찾아가는 예술단의 공연이 올해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특히 전북도립국악원, 시립합창단, 시립관현악단, 시립극단과 같은 관립극단이 이같은 사업의 선두주자로 활동하고 있어 지역예술의 확산에 일조하고 있다는 호평.

 전북도립국악단은 지난해 3월부터 한달에 두차례씩 토요상설무대를 마련, 계속적인 무대공연으로 도민들의 국악에 대한 관심을 높여 왔으며 그 여세를 몰아 올해에는 매주 토요 상설무대를 열기로 하고 토요일 하루는 언제든지 도민들의 관람을 가능하게 한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어 그야말로 '상설되는' 수준높은 국악행사를 기대해 봄직하다.

 금강문화연구원이 주관하고 도립국악원이 주최하는 '정자나무 음악회'도 '개시'를 앞두고 있다. 시골 산간 벽지를 돌아다니면서 정자나무 아래나 학교 운동장 등 인근 주민들이 모일 수 있는 어디에나 판을 벌인다는 계획으로 마련될 '정자나무 음악회'는 도민들애개 피부애 와닿는 공연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주민들의 신명을 돋궈주ㅡㄴ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지역 순회공연과 함계 매주 화요일에서 틈새음악회를 열고 있는 시립합창단은 공무원은 물론 인근 주민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얻어 이미 지역음악의 확산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앞으로도 계속적인 순회공연을 벌일 예정이다.

 시립관현악단도 지난해 시내 고등학교를 찾아다니며 학생들에게 전통 클래식음악의 진수를 선보여 대중음악에 길들여 있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음악을 제공하고 전통음악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한데 이어 올해는 그 대상을 시민과 학생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시립극단은 내년 덕진종합회관이 개보수를 마치면 매월 크고작은 공연무대를 마련하기로 했다. 최근 몇 년동안 백제시를 중심으로 극단활동을 벌여왔던 시립극단은 내년에도 후백제를 연구, 무대화하기로 하는 한편, 관객들과의 꾸준한 만남을 목표로 대중들이 부담없이 객석에 앉아 관람할 수 있는 소극장 무대를 마련할 예정이어서 전북연극계에 있어서 획기적인 대중사업을 벌일 계획을 갖고 준비중에 있다.


전북민예총 설립


 지난해 조용하게 추진되었던 전북 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 건설이 결국 해를 넘겼다.

전북에도 민예총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문화계의 여론이야 어제오늘이 아니었지만, 유독 전북에서만 민예총 건설이 지지부진한 까닭에 대해서는 모두들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우선 지금은 거의 형체가 사라져 버렸지만 지난해 전북 민예총 건설을 앞장섰던 사람은 80년대 미술운동의 선두주자였고, 지금은 화가로 활동하고 있는 송만규(준비위원장)씨 등이었다. 송만규씨의 경우 전북 민미협운동을 이끌어 왔고 나름대로 외길을 걸으면서 민족민주운동에 헌신해왔다는 점에서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송만규씨를 중심으로 연극인 일부와 지금은 작가회의로 명칭을 바꾼 전북민족문학인협의회가 가세했지만 결과는 현저한 역부족이었고, 과제는 올해로 넘겨졌다.

 전북지역의 경우 오래전부터 민예총 건립에 필요한 토대가 탄탄하고 인력이 준비되어 있다는 점에서 '언제라도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의외로 이 문제가 터덕거리는데는 몇 가지 원인이 있다.지난해의 경우 장르별로 구성된 작가회의(문학)나 민미협(미술) 등이 조직적으로 힘을 모아주지 않았고, 연극은 예총과의 관계로 볼 때 적극적으로 나서기가 어려운 처지에 있었으며, 무용이나 국악의 경우 실제로 참여 가능한 범위가 한정되어 있었다는 점이 우선 지적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했던 문제는 전북에 왜 민예총이 있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이 없었다는데 있었다. 즉 민예총이 조직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갖지 못한채 당위로써만 제기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누가하느냐의 문제보다는 민족문화 진영에 주어지는 시대적 소명과 구체적인 역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이제는 세기말적인 변화 속에서 80년대가 가졌던 민족적이고 민중적인 감성이 문화영역에서 어떻게 계승될 수 있는가, 그리고 새로운 문화가 가져야할 대중적 지지를 어떻게 확보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각 장르별 검토가 절실한 시점이다. 민예총의 건설은 이러한 관점에서 어떻게 지역문화의 힘을 모아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과정인 셈이다. 지난해 민예총 건설을 발의했던 주체들이 힘을 잃은 상황에서 이제는 각 장르별로 구성되어 있는 단체들이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할 때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