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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2 | 문화현장 [문화가]
남원시립국악원이 여는 '소리청'
광한루에 수놓을 옛 정취의 재현
손희정 기자(2015-06-03 17:48:58)


 지금은 소리 한자락 들을라 치면 어디어디 문화·예술회관을 찾아야하지만 적어도 3백년을 이어내려온 소리판의 내력은 무대도 객석도 없는 시골의 장터 한자리나 마을 정자나무 아래, 양반집 마당에서 찾아진다. 청중들은 소리꾼의 얼굴을 마주 보면서 그 눈에, 그 파르르 떨리는 소리에 맺힌 한을 함께 나누기라도 하듯, 떄로는 웃고 또 때로는 눈시울을 붉혀야 했을 것이다.

 그때의 소리판, 그 흥과 멋이 남원 광한루원 완월정에서 재현되고 있다. 남원시립국악원이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매주 토요일 밤마다 열어왔던 '소리청'공연이 그것.

 남원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소리의 고장답게 아름다운 추억과 낭만을 가져가게 하겠다는 목적으로 시작된 '소리청' 공연은 올해도 밤공기가 제법 훈훈해지기 시작하는 4월을 즈음해서 막을 올리게 될 예정이다.

 청중동원은 청중 스스로가 맡고 있다. 관광객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관객들의 수도 점차 늘어나 하루 60-70여명에 이르고 있다. 일부러 광한루원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올해에는 소리 뿐 아니라 기악공연이나 청중을 대상으로 교육시간을 마련하는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 보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소리청 공연으로 완월정에 오르는 국악원 단원들도 개인의 기량을 높여 가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요즘은 그 수가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남원의 귀명창들과, 국악원 단원들 앞에서 소리를 해야하기 때문에 보통 어려운 무대가 아니다. 청중석에서 그때 그때 훈수도 받을 수 있기는 하지만 실수를 줄이고 청중들의 흥을 최대한 돋구기 위해 연습에 열을 올리게 되는 것이다.

 공연을 준비하는 국악원도 새단장, 새식구를 맞이하게 돼 소리청 공연도 활기를 더할 전망이다. 남원시립국악원은 올해부터 연구부, 교육부, 국악단으로 구성되는 시립국악연수원으로 그 위상과 역할을 세분화, 전문화하게 됐다. 또 95년 재창단 이후 35명의 단원으로 꾸려져 오던 국악단도 50명으로 보충될 예정이어서 지난해보다 활발하고 다채로운 국악의 대향연을 기대해 봄직하다.

 국악단은 소리청 공연과 함께 6-7백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던 '토요·일요 상설공연'도 다양한 형식을 통해 선보이기로 하고 준비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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