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 서학동사진관
서학동사진관은 사진을 기억하는 공간이다. 그리고 그곳을 지키고 있는 '서학동 언니'는 서학동사진관의 김지연 관장을 뜻한다. '서학동 언니' 프로젝트는 서학동사진관을 응원하고 그동안의 우정을 나누기 위해 마련된 기획이다.
이번 기획전은 '서학동사진관'이란 응달에 볕을 쪼일 수 있도록 전시기획자 송수정 씨를 비롯해 6명의 사진작가 김영경, 김혜원, 노순택, 이갑철, 이상일, 이한구의 응원의 뜻을 담아 시작됐다. 프로젝트는 일 년마다 다양한 활동 폭을 지닌 기획자와 사진가들이 서학동사진관에서 전시를 꾸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시 기간 중에는 작가와 기획자가 전주에 머물며 작가와의 대화, 강연 등의 연계 행사도 펼친다.
응달에서 자라는 꽃은 들여다보기 전까지는 쉽게 눈에 띄지 않지만 질긴 생명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참여 사진작가들이 주목하는 대상과 닮아있다.
이번 전시에 동참한 고은사진미술관장의 이상일은 '메멘토 모리'라는 주제 아래, 한 마을 안에서의 삶과 죽음의 찰나를 찍었다.
강하고 직설적인 사진기법을 사용하는 이갑철은 이번 전시에서 '여인'을 주제로 삼았다. 소녀부터 처녀,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여러 지역의 여성들을 때론 흐릿하게, 선명하게 제각각 프레임에 담았다.
김혜원은 인간의 손길이 닿으면서 변화해 가는 댐 주변의 모습을 좇는다. 1999년부터 2000년 3월 사이의 용담댐의 풍경을 선보였다. 작가는 인간의 손에 훼손되는 자연환경, 문명에 의해 변화되는 지형의 모습을 사진으로 드러냈다.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이 주관한 '올해의 작가상'을 받은 노순택의 작품에는 '얄읏한 공'이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6.25 전쟁이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는가를 관찰했다.
류가헌의 관장 이한구는 그늘에 가려져있던 청계천을 앵글에 담았다. 섬유, 기계 등 서로 다른 것들이 조형적으로 어우러진 거대시장의 모습에서 한 시절에 대한 리얼리티가 느껴진다.
도시 풍경에 주목해 온 김영경은 일제 강점기 때 최대 쌀 수출항이었던 군산의 흔적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번 작품 중 유일한 컬러사진이다.
전시는 7월 2일까지 서학동 사진관에서 열리며, 같은 내용의 전시를 7일부터 19일까지 서울의 전시공간 류가헌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