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여개의 가게가 들어선 골목을 걷다보면 이 시장이 왜 전국에서 처음으로 '예술시장'이라는 이름을 쓰는지 알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갤러리라는 별명이 붙은 '한 평 갤러리', 1평(3.3제곱미터)짜리 공간 6개가 나란히 놓인 이색 전시장에서 대인시장 상주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바로 옆 안테나숍에선 작가가 만든 작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데, 품목은 매번 바뀐다. 대인시장 구석구석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담은 물건을 만들어 파는 예술가와 젊은 상인의 공간이 가득하다.
지금은 빈 가게를 찾기 힘들지만 구도심에 있는 대인시장은 8년 전만 해도 절반이 비었을 정도로 쇠락했다. 시장을 바꿔놓은 것은 작가들이었다. 재래시장이라는 공간과 저렴한 임대료에 매력을 느낀 작가들이 모여들었고, 시장에 이들의 예술과 상상력이 더해졌다.
건물 지하와 1층에 창작공간을 만든 작가들은 이곳에 각각 '미테'와 '우그로'라는 이름을 붙였다. 고상한 말 같지만 '밑'과 '위쪽으로'를 뜻하는 전라도 사투리 '미테'와 '우그로'를 그대로 적은 것이다. 간판도 멋스럽게 바꿔놨다. 이렇게 시장 곳곳의 가게 40개가 작가들의 창작공간이다.
시장은 지난해부터 매월 예술야시장인 '별장'을 열면서 광주의 대표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에 열리는 별장은 작가와 상인들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야시장이 열리면 상인들은 가게 문을 열고 예술가들과 지역 청년들도 좌판을 벌여 직접 만든 독특한 상품을 판매한다. 공연 등도 곁들여진다.
이 외에도 시장에 이색적인 청년 상인의 가게, 벽화가 곳곳에 있다. 시장을 둘러보기 전에 웰컴 센터(070-8234-8929)에 들러 시장 지도를 챙기면 좋다.
떠난 때. 2015. 2월
위치. 광주시 동구 제봉로 194번지 일대, 공영주차장이 넉넉하다.
소요시간. 기행에서는 야시장을 돌아봤다. 야시장이 한창인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2시간이면 곳곳을 구경하고 커피 한 잔 하기에 충분하다.
이날 밥은. 광주에는 오래된 메밀전문점이 여럿 있다. 50년이 넘은 메밀전문점 <청원모밀>의 메밀우동, 메밀짜장, 유부초밥 등 부담 없이 즐기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