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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2 | 연재 [그 도시의 이 길]
낭만을 걷다, 추억이 온다
#대전
(2016-02-15 10:17:05)

 

 

일제 강점기 철도관사촌, 소제동
우리나라 교통의 최대 요지 대전, 특히 철도교통의 중심지 역할을 해오며 지금도 전라도와 경상도 사람들은 동에서 서로, 서에서 동으로 넘나들 때면 대전을 거쳐야 한다.
교통의 요지였던 만큼 관련 역사와 생활의 흔적이 많은 대전에는 철도노동자들의 관사촌이 남아있다. 일제 강점기인 1920~30년대 조성된 철도노동자 관사촌의 흔적이 남아있는 소제동 '솔랑시울길'이 바로 그 곳.
융성했던 시절을 뒤로 보낸 도시 원도심의 쓸쓸한 풍경, 혹은 꼭 닮은 어린 시절 동네 담장과 골목을 보고 싶다면 소제동이 제격이다.
약 40여 채의 관사건물이 외부 원형을 간직한 채 남아있고 골목 곳곳에는 박공지붕(양쪽 방향으로 경사진 지붕형태로 일본식 건축) 밑에 한자로 된 숫자 번호판도 눈에 들어온다. 관사촌이 이 정도 규모로 남아있는 사례는 소제동이 유일하다. 소제동의 42호 관사의 경우는 다른 집들과 달리 나무비늘판벽으로 마감되어 있는데, 42호 관사가 다른 건물들보다 더 오래된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42호 관사는 대전근대아카이브즈포럼에서 운영하는 문화공간으로 '없어 지기 전에 기록하겠다는 것', '더 이상 잃어버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은 곳이다. 이 곳은 작가들의 작업실로 사용되고, 낡고 좁은 42호 관사에서 탄생한 작품은 또 작업실을 공간삼아 사람들과 만난다.
42호 관사를 중심으로 동네 골목들을 따라나서면 아련한 정겨움을 만날 수 있다. '응답하라' 시리즈에 나올 법한 동네 풍경에 코 끝이 찡해지는 마음 마저 깃든다.

 

찾아가기 
ㆍ대전역을 중심으로 동광장 너머에 소제동 철도 관사촌이 자리하고 있다. 도보로 이동이 가능하다. 소요시간 10분~15분.
ㆍ대전역, ​구철도청대전지역사무소 보급창고, 철도관사촌, 대전전통나래관, 소제동장승을 잇는 철도문화유산투어 코스가 구성돼 있다. 거리는 총 1.5km로, 코스를 모두 둘러보는 데는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이 골목에 들어서면
ㆍ소제동은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오래되고 조용한 동네이다. 인적이 드문 길을 차분히 걸어볼 수 있다. 42호 관사를 찾게 되면 안으로 들어가 보자. 작업 중인 입주 작가가 있다면 방문객을 반겨줄 것이다. 소제동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42호 관사 구석구석의 숨겨진 흥미로운 공간을 만나는 재미도 있다.

 

 

 

예나 지금이나 예술이 모인다, 대흥동
골목보다는 거리에 가깝지만, 거리 안쪽의 골목들로 찾아들어야 만날 수 있는 재미있는 공간들이 대흥동에는 많다.
대흥동 거리와 골목에는 시대가 공존한다. 대전시 원도심의 중심으로 문화예술거리로 지정되고 다양한 상가과 시설들이 들어서 세련된 도시 이미지가 가득하다. 반면, 대로를 벗어난 골목 골목에 들어서면 70~80년대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손때 묻은 풍경이 함께 숨을 쉬고 있다.
40년 된 주택을 개조해 문을 연 카페 초록지붕, 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어르신들의 휴식처 산호다방, 가난한 예술가들의 안식처 구실을 했던 산호여인숙이 눈길을 끈다. 젊은 외국인들도 즐겨 찾아 밤새 술 마시고 춤을 추는 록카페 설탕수박도 이 거리에 있다.
대흥동은 대전의 원도심이다. 옛날에는 대전의 중심가로 그 위용이 당당했지만, 유성과 둔산으로 중심이 옮겨가면서 낡은 구도심으로 전락했다. 상권이 시들해지고, 빈 건물이 늘어났다. 하지만 임대료가 낮아진 대흥동은 가난한 예술가들에게 새 보금자리가 되었다. 또한 화랑가를 중심으로 대전 문화예술의 일번지였던 곳으로 선배 예술가들이 터를 잡은 곳으로 후배 예술인들도 하나 둘 둥지를 틀면서 자연스레 예술인들의 공간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예술가들이 만들어놓은 이색공간과 옛 정취가 물씬 풍기는 다방, 선술집들, 30년을 넘긴 화랑들을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찾아가기 
ㆍ대전역 중앙 출입구로 나와 대로를 건너면 대흥동으로 진입하게 된다. 아케이드가 설치된 신흥상가 거리를 지나면 원도심이 나온다. 산호다방 건물의 벽화를 중심으로 골목 마다 문화예술인들이 발을 들인 공간들이 속속 숨어있다.
이 골목에 들어서면
ㆍ산호여인숙, 프랑스문화원, 현대갤러리, 성심당, 진로집, 초록지붕 등 근대건축물, 갤러리, 맛집, 카페 등 원도심 명소들을 취향이나 여행의 목적에 맞게 둘러보면 좋다. 대개가 작은 공간들이어서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는다.
ㆍ대흥동을 중심으로 대전의 관문인 대전역사, 옛 충남도청사까지 내친 김에 둘러보는 것도 좋다. 옛 충남도청사는 안희정 지사의 현재 집무실과 같은 모습이다. 대전의 역사를 전시한 역사관도 1층에 함께 있다.
ㆍ대전시에서 발간한 원도심(동·중구) 명소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오래된 미래, 낭만거리'란 여행책자를 미리 구해 길을 나서면 좋다. 원도심 명소 70곳에 대한 사진과 설명, 지도 등이 수록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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