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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4 | [문화저널]
환경을 생각한다 내가 나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수질오염, 더 늦기전에
심재균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2003-09-23 10:40:54)
암의 경우 흔히 듣기로 자신의 몸에 그 병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땐 이미 늦었다고 하던가? 우리의 건강과 오염된 환경과의 관계가 바로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환경오염이 우리 인간에게 '피해'라고 할 만큼 영향을 주고 있다면 그것을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이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환경오염이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그 오염의 영향이 누적되어 피해라는 결과로 나타나며, 또 그 결과는 예측보다는 항상 깊고 넓고 크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 인간이(환경의 중요성과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외면해왔던)할 수 있는 것이라곤 오염이 시작되었던 때보다 수백 수천 배의 노력을 기울여 단지 조금 덜 피해를 당하게 되는 길 밖에는 없다. 이 같은 언급이 사실인지 확인해보는 일은 어렵지 않다. 곧바로 들 수 있는 예 중에서 우리의 생활과 떼어 놓을 수 없는 물과 관련된 즉 수질오염의 원인이 되는 것들을 하나씩 짚어감으로써……. 1)유기성 오염물질 요즈음 부쩍 BOD라든가 COD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우리는 이 숫자의 의미를 어떻게 여기고 있는가? 혹시 그냥 대수롭지 않게 흘려듣지는 않고 있는지. 우리가 물이라고 부르는 자연수에 생활하수나 가축분뇨, 공장 폐수 등에서 배출되는 유기성 오염물질이 유입되면 그 물의 질이 나빠지기 된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는 상식이다. 이렇게 나빠진 물의 오염도를 측정한 것을 바로 BOD나 COD로 나타낼 수 있다. 물은 그 물속에 미생물이 서식하여 물에 유기성 오염물질이 유입되면 그 물질을 탄산가스와 물로 분해하여 스스로 자신을 깨끗이 만드는 신비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렇게 유기물질을 분해하는 물속에 존재하는 산소가 그 유기물질의 양과 비례하여 필요하게 되는 바 이때 필요한 산소의 양을 BOD 즉,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 이라고 한다. 따라서 유기성 오염물질이 많은 물의 BOD는 높은 수치로 나타나며 BOD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산소가 그 물을 정화하는데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러한 자정작용은 한계가 있다.(자정능력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BOD가 4∼5㎎/l수준이어야 한다.) 즉, 앞서 분해하는 미생물의 수중의 수서생물을 비롯한 수생생물이 잡아먹는 과정을 통해 먹이사슬이 유지되어야 하는데 유기성 오염물질이 다량 유입되거나 지속적으로 유입되면 이를 영양원으로 섭취하는 수중미생물이 과다하게 증식하여 물속의 산소소비량이 많아짐에 따라 용존산소가 감소하게 되며, 또한 물속산소의 소비량이 공기 중의 산소가 물속에 녹아들어가는 양보다 많으면 물속에 산소가 없는 상태, 즉 혐기성 상태가 된다. 물속이 이러한 상태가 되면 황화수소, 암모니아가스, 메탄가스 등이 생성되어 악취를 발생하게 되고 분해 되지 않는 유기물질은 밑바닥에 점점 더 많이 침전하게 되어 결국 죽은 물이 되고 만다. COD즉, 화학적 산소 요구량은 산화제를 이용하여 유기물질을 분해할 때 소모되는 산소의 양을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일반적으로 COD수치가 BOD보다 높게 나타나는데 이는 COD측정방법으로는 미생물에 의하여 분해가 잘 안되는 유기물질 등 대부분의 유기성 오염물질이 측정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BOD나 COD는 우리 인간이 자초한 수치이며, 이 수치는 결국 우리가 물을 살리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를 대변해주고 있다. 현실적으로 우리가 마시는 수돗물은 대부분 정수처리를 거치는데 여과처리만으로도 음용수로 사용할 수 있는 1급수는 BOD 1ppm 즉, 1l당 1㎎의 산소가 (미생물이 유기물질을 분해할 때)소모된다. 또한 여과와 함께 침전 등의 정수처리가 필요한 2급수는 BOD가 3㎎/l 이며, 고도의 정수처리를 하여야 하는 3급수는 BOD6㎎/l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실례를 살펴보면 한 사람이 하루에 배설하는 분뇨와 세면, 청소, 세탁 등으로 배출하는 오수의 BOD는 40∼50g정도이며, 식당이나 가정주방에서 아무렇지 않게 하수구에 버리는 된장의 BOD는 26만 8000ppm이고 간장은 17만 6000ppm, 튀김기름은 81만 6000ppm이나 된다. 가축의 경우 사람보다 보통 10배 이상의 유기물질을 배출하며, 산업폐수의 경우에는 91년 현재 통계로 폐수처리장에서 처리된 이후에도 하루 약 160만 톤 이상의 유기물질이 배출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볼 때 우리의 물을 정화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되는가는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2)THM 얼마 전 수돗물오염사건으로 전 국민을 두려움에 떨게 하였던 THM(트로할리메탄). 이 물질은 3급수의 고도정수처리과정에서 염소소독을 하는 중에 생성된다고 알려져 있으며 따라서 BOD가 높을수록 그 생성량은 증가한다. 이 THM중 클로로포름이 발암성물질로 밝혀진 사실에 따르면 트로할로메탄은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직접적인 물질임에는 틀림없다. THM은 먹는 물에도 TTLRVNA에 공기 중에도 검출되고 있다. 물론 그 검출되는 양은 검출당시에는 인체에 해를 줄만큼의 양이 되지 못하지만, 그 양은 시간에 지남에 따라 체내에 누적되며 먹이사슬의 단계를 거칠 때마다 농축되어 치사량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3)영양염류 이 같은 BOD, COD, THM등은 수질오염의 정도를 나타내주고 있다. 이러한 수질오염의 또 하나의 현상으로 부영양화를 들 수 있는데 이의 한 원인은 질소와 인 등이 물에 유입됨으로 해서 영양염류의 농도가 증가하여 식물 플랑크톤이 번성하게 되고 여타의 요인과 함께 물을 죽게 만든다. 즉, 물에 영양이 너무 많아 그 영양분을 먹고사는 미생물에 의해 산소가 감소되고 또 그와 함께 필요치 않은 식물이 자라게 되어 물 표면을 뒤덮고 결국은 물이 숨쉴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때 물속에 녹아 있는 질산성 질소는 물과 음식을 통해 인체 내에 흡수되어 혈액에 존재하는 헤모글레빈과 산소의 결합력을 떨어뜨려 유아와 어린이에게 발병률이 높은 블루베이비병을 유발한다. 4)중금속 이외에 수질오염이 주요인이 되며 또 우리의 건강에도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합성세재나 페놀과 함께 미생물에 의한 오염 등을 제외하고라도 먼저 제기되어야 할 오염원인이 있다면 중금속이다. 이 중금속은 공기 중이나 식품을 통해 오염되기도 하지만, 물을 통한 오염도 결코 가볍지 않다. 수은, 카드뮴, 납, 비소 등의 이들 중금속은 비금속공업, 전자공업, 피혁농업, 도료공장, 제련소, 제지공장 등에서 배출되는 폐기물과 폐수에 의해 먹이사슬을 통하여 우리 몸에 들어와 급성중독증세를 나타내기도 하나 대부분 오랜 기간에 걸쳐 장기간 세포조직에 축적되어 만성중독증세를 나타내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중금속중독에 의한 인체의 영향은 죽음을 예고하는 갖가지 무서운 질병으로 나타나며 더욱이 당 세대뿐만 아니라 후 세대까지 그 피해가 지속되는 백년공해이기도 하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는 우리가 먹고 쓰는 물을 자신이 죽이고 있다. 가정에서는 생활하수로 농촌에서는 가축의 오폐수와 농약 등으로 기업에서는 공장의 폐기물과 폐수로 물을 마구 죽여가고 있다. 그렇게 죽인 물을 살리기 위해선 얼마나 오랜 세월이 필요한지는 안중에도 없는 듯이, 그렇게 죽은 물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얼마나 비싼 대가를 지불해야 되고, 그 지불은 결국 내가 해야 된다는 사실은 생각하지도 않는 듯이. 그 결과로 나와 내 가족이 조금씩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까마득히 모르는 듯이. 이러다가는 시커멓게 죽은 호수를 악취가 아는 하천을 후손에게 물려줄 날이, 물고기는 역사 그림책에서나 볼 날이, 수돗물을 먹을 수 없어 식수를 구입해서 먹을 날이 오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것인가. 물을 오염시키는 곳은 곧 나의 생명을 내가 위협하는 것임을 우리는 하루빨리 깨달아야 한다. 오늘이 지나면 늦는다. 지금이라도 되살리는데 온힘을 기울여야 한다. 여느 영화광고 카피에서와 같이 목숨과 바꿀만한 소중한 것은 없다. 그러기에 수질오염, 더 늦기 전에 여기서 끝내야 한다. 환경은 생명이므로. 심재균 / 61년 서울 출생으로 원광대학교 교육학과를 졸업했다. 93년부터 지역봉사를 위한 한우리 공동체를 운영하면서 마을의 작은 도서관인 '다울문고'를 이끌고 있다. 현재 작은 도서관 전북협의회 회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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