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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4 | 문화현장 [문화현장]
스무살 국회의원 선거, 청년들이여 투표하라
4.13 선거를 부탁해
김이정(2016-04-15 10:55:35)




외신에서 간간이 들려오는 선진국의 정치 이야기에 귀를 의심할 때가 있다. 국회의원이 지하철이나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일 따위는 평범한 축에 속하고, 국회의원 연봉으로 런던에서 집을 구하기가 빠듯해, 보트에서 생활한다는 한 영국 정치인의 이야기는 충격에 가깝다. 그만큼 런던의 부동산 가격이 높다는 뜻이겠지만 한국이라면 국회의원 수당을 늘려서라도 혜택을 줬을 거라는 비아냥에 할 말이 없어진다. 이 같은 정치에 대한 배신감과 불신, 분노를 넘어선 무관심까지 더해져 젊을수록 투표율이 낮다.
4월 13일 선거에 의해 ‘스무 살 국회’(제20대 국회의원선거)의 주인이 가려진다. 이번에도 청년층의 투표율이 가장 낮을지, 아니면 청년실업률이 12.5%로 사상 최고라는 현실에 청년들이 정치 참여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우리 지역에서도 4·13 총선을 앞두고 지난 3월 1일부터 4일까지 전주 한옥마을 등지에서 ‘13일을 부탁해’(facebook.com/theyoung1939)라는 주제로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청년들에게 선거의 중요성을 알리고 젊은이들이 직접 투표에 참가해 투표율을 높이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첫째 날이었던 1일 오후 1시부터 한옥마을 경기전 앞에서 취업과 생존에 짓눌린 청년의 삶을 풍자하는 청년독립올림픽이 열렸다. 목소리가 크면 이기는 대한독립만세 데시벨 경연, 토익책 멀리 던지기, 자신을 나타내는 자소설 딱지치기, 헬조선이라고 적힌 종이 뒤집기, 평소 하고 싶었던 말을 쓰는 희망태극기 만들기 등 이색적인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2일 저녁 7시 남부시장 청년몰에서 청년들의 정치적 관심과 행동을 내용으로 한 토크콘서트 ‘투표 잇(it) 수다’가 열렸다. 이성휘 청년유니온 활동가와 정현석 청년작가가 ‘거리로 나온 청년들’을 주제로 이야기해 서울에서 활동하는 청년들과 지역의 청년들이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또 서난이 전주시의회 의원이 ‘우리는 왜 찍어야 하는가’를 내용으로 청년의 정치적 활동이 여론·정책 형성에 끼치는 영향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3일, 고사동 영화의 거리의 청년 공간 우깨(우리들이 깨달은 것)에서는 천하제일사이다대회를 비롯해 청년들이 속 시원하게 털어 놓을 수 있는 이색토론 대회가 열렸다. 가면을 쓰고 사회비판과 뒷담화를 하는 복면까왕, 청년수당과 해외취업과 같은 이슈를 토론하는 청년토론 배틀, 정치와 선거를 주제로 서로 주장을 펼치는 청년당 웅변대회 등도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청년들은 만약 자신이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이 되었을 때 무슨 정책을 어떻게 펼치고 싶은 지에 대한 발언을 비롯해 사회에 대한 불만, 연애를 못하고 결혼을 못하는 이유에 대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 탓임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박형배 시의원, 김윤우 예원예대 교수, 함윤호 아나운서가 심사위원을 맡아 청년들의 고충을 귀 담아 듣고 기성세대로서 조언 해주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청년들’의 송재한 대표는 “지난2008년 총선 당시 30%를 밑돌았던 20대의 투표율은 2012년 총선 때 42%에 이르렀지만, 그래도 아직 타 연령대에 비해서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이번에 함께 열리는 선거 페스티벌을 통해, 2030 세대가 정치에 좀 더 관심을 갖고, 투표를 비롯한 정치적 행동이 우리 일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깨닫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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