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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4 | [문화저널]
우리악기, 우리음악을 아십니까 2 가슴 깊이 저며오는 하늘의 소리 대금
신용문 우석대 국악과 교수(2003-09-23 10:43:03)
젓대. 또는 저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신라의 삼현삼죽(三絃三竹),중 삼죽(三竹) 즉 대금(大 ), 중금(中 ), 소금(小芩)중에서 가장 굵고 긴 가로로 부르는 취악기(吹樂器)이다. 대금의 기원은 원시시대부터 동양철학의 골격이 되는 태극음양사상에 입각한 만파식적(萬波息笛)으로부터 유래한다. 삼국사기에 신라 제31대 신문왕이 어느 날 동해에 나가 일관(日官)으로부터 보고 받기를 "동해 가운데 작은 산이 떠다니고, 더욱 기이한 일은 그 산 위에 대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낮에는 둘로 나뉘고 밤에는 하나로 합쳐져 이상한 소리가 난다는 것이다. 왕이 이상히 여기고 몸소 그곳가지 찾아가 용(龍)으로부터 그 연유를 알아본 즉 "소리로써 천하를 다스릴 상서로운 징조이니 이 대나무를 악기(惡器)로 만들어보면 천하가 화평하게 될 것이라 하겠다. 그리하여 그 대나무로 악기를 만들었는데, 과연 이 악기를 불면 적병이 물러가고, 질병이 쾌유해져서 이를 만파식적(萬波息笛)이라 부르고 국보로 삼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는 태극음양사상을 살펴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동양의 신은 대체로 천신과 지신의 양면성을 지니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자애로운 환인(桓因)"과 의욕적이고 진취적인 환웅(桓雄)이 나타난다. 한국의 신은 무서운 면과 다정한 면을 함께 지니고 있다. 캄캄하나 영험하며 정의로운 신(神)인 '감', 친애하고 밝고 다정한 신(神)인 '밝'이 있다. 이 두 가지 속성을 가진 신은 '하나님' '한님' '하늘님'으로 불러온다. 본디 '한'이란 크다' 혹은 '유일'의 뜻을 가지고 있는데 유일자로 말할 때는 '하나님', 최고와 전체를 말할 때는 '한님', 영원한 존재를 말할 때는 '하늘님'이라 한다. 흔히 '한'의 철학이라 할 때 유일자, 전체, 영원을 존재론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우주 만물의 근원은 오직"절대 하나"일 수밖에 없고 이것은 우주만물을 총섭, 통합, 포괄한 전체이며 생성과 소멸을 초월한 영원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한국의 사상은 모든 상대적 이중구조를 조화시키는 '태극'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태극음양사상에 입각한 대금은 악기 자체가 하늘에서 준 진귀한 악기이며 그 소리는 하늘의 소리요 음성인 것이다. 국악기 중 우리의 폐부를 깊숙이 찔러오는 음빛깔의 악기는 이 대금을 따를 그 무엇이 있겠는가? 이 악기의 재료는 대나무이지만, 대나무 중에서도 쌍골죽을 제일로 친다. 쌍골죽은 살이 두껍고 단단하기 때문에 소리가 맑고 알차며 수명 또한 오래 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밭에서는 그 수효가 적기 때문에 얻기가 쉽지 않다. 이 악기가 지닌 음공수(陰功數)는 모두 6공이고, 김을 넣은 취구(吹口)와 제1공 중간에 청공(淸孔)이 있다 이 청송은 갈대의 속정(俗情)을 붙여 소리를 울리게 하므로 매우 아름다운 음빛깔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정좌(正坐)하여 머리를 약간 왼편으로 돌리고 어깨와 수평으로 들어 올려서 취구에 입술을 대고 김을 넣는다. 왼손의 식지, 장지, 무명지의 순으로 위로부터 1,2,3공을, 오른손의 식지, 장지, 무명지 순으로 4,5,6공을 여닫는다. 음넓이는 임(林:B)-황(湟:EB)으로 관악기로는 비교적 높은 음넓이를 지니고 있다. 김 넣는 강도에 따라 높낮이(高低)와 강약을 구분하는데, 아래 음넓이의 소리들은 부드럽게 순하게 김을 넣는 저취(低吹)로, 중간 음넓이는 보통의 세기로 내는 평취(平吹)로, 그리고 높은 음넓이는 강하게 김을 넣는 역취법(力吹法)으로 크고 장쾌한 소리를 얻을 수 있다. 한 악기가 이처럼 낮은 음넓이의 음빛깔과 높은 음넓이의 음빛깔이 전혀 다른 악기처럼 들리는 점이 이 악기만의 장점이며, 비교적 정해진 음률을 지니고 있어 조율(照律)의 기준이 되고, 또한 아악, 민속악의 대소합주(大小合奏)를 비롯해 가요의 반주, 무용반주 등 국악 전반에 걸쳐 다양한 용처(用處)를 지니고 있는 점도 장점으로 들 수 있다. 특히 그 청울림에 의한 음빛깔이 일품이어서 독주악기로 많이 쓰이는데, 평조합상(平調合相)중에서 상천산(上泉山)이나 청산자 진한 잎은 독주곡의 백미이다. 그러나 각 지공간의 간격이 넓은 편이어서 손가락이 닿지 않으면 배우기가 어려운 점과, 약간 힘이 든다는 문제가 있다. 이보다 조금 작은 체제의 산조대금이 따로 있는데, 주로 민요, 시나위 합주, 민속무 반주, 산조독주 등 남도의 음악을 연주하기 편하도록 취구를 크게 만든다. 정악대금의 명인으로는 최학봉, 정약대 김계선의 계보를 들 수 있으며 현재 무형문화재 20호 대금정악 보유자인 김성진 등을 들 수 있다. 산조대금의 명인으로는 박종기 한주환 한범수 강박천을 거쳐 현재 서용석 이생강등을 들 수 있다. 시중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음반은 다음과 같다. 1)국악의 향연 9(대금정악, 중앙일보, 음반) 2)국악의 행연 14(대금산조, 중앙일보, 음반) 3)산조전집(이생각, 서용석, 뿌리깊은 나무, 음반) 4)한국음악선집(성음사, 테잎) 5)원장현 대금산조(이생강, 대성음반, CD) 7)대금산조(원장현, 대성음반, CD) *악보 1)대금정악, 은하출판사 2)대금산조(한범수) 신용문 편저, 은하출판사 3)대금산조(이생강) 김순옥 편저, 은하출판사 4)대금산조(서용석) 황규일 편저 5)대금산조(원장현) 임재원 채보. 도서출판 한소리 신용문 / 51년도 서울출생으로 서울대 음대 국악과와 단국대 교육대학원 음악교육과를 졸업하고 국립국악고등학교 교사를 지냈다. 대금을 전공했고 현재는 정농악회 회원과 전북국악관혁악단 지휘자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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