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4 | [사람과사람]
사람들
생활의 윤기, 웃음으로 담아내는 모임
「전주YWCA홍보출판위원회」
김연희 문화저널 기자(2003-09-23 10:45:10)
현대의 주부들은 매우 바쁘다. 집안에서 살림살이 꾸리기에 여념이 없던 때와 달리 자기 개발을 위해 투자하는 시간도 많아졌고,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주부들도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변화되어 가는 현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현상일 것이다. 여러 종류의 일들 중에서도 자신들의 시간을 들여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에 꾸준히 참여하는 것은 그 일을 하는 자신들에게도 만족감을 가지게 하지만 도움을 받는 사람들에게는 커다란 용기가 될 수 있다.
하나의 매체를 통해 그 단체가 건재함을 알리고 회원들을 위한 다양한 정보를 전해주는 일은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이러한 작업을 아주 열정적이고 즐겁게 해 나가는 주부들이 있다. YMCA의 홍보출판위원회의 위원들이다.
9명의 주부들이 두 달에 한번씩 나오는 신문 「전주 YMCA」를 위해 매주 수요일 모임을 가지고, 기획을 하고 편집, 교정, 발송 작업을 한다.
여덟 쪽의 신문이 회원들의 손에 주어지기까지는 홍보풀판위원들의 손길이 수없이 묻어 있는 것이다.
수요일 오후 4월호 신문을 준비하기 위한 기획회의
홍보출판위원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해 개인 사정이 있는 2명의 위원을 제외하고 7명의 위원들이 기획회의를 시작한다.
4월호니까 새학기를 주제로 하자.
올해가 가정의 해니까 가정을 주제로 하자.
동학농민 혁명 백주년, 국악의 해 등 시대에 맞는 여러 안건을 받기 시작했다.
주제설정부터 자신들의 생각을 자유스럽게 내왔다. 홍보출판위원회 회의는 항상 부담 없이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자 자랑이라고 한다. 굳이 형식을 갖추지 않더라도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주제를 결정하고 각 면을 채울 내용을 결정해 갔다. 드디어 4월의 전체적인 주제로 가정을 정했다. 가정의 해를 맞아 가정에서 느꼈던 많은 일들을 예로 들면서 각면에 들어갈 세부주제까지 확정했다. 남에게 청탁글만 받기보다 자신들이 발굴하는 기사로 주위의 가족이야기를 자신들의 목소리로 담아내는 면도 마련했다. 되도록 전문적인 글보다는 실생활과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주제를 담은 생생한 글을 싣고자 하는 까닭이다.
92년 12월부터 신문을 만들어 오면서 애로점으로 작용했던 원고료 문제가 화제로 떠올랐다. 빠듯한 예산에 신문 발행하기도 어려웠고 후원 몇 군데만으로는 엄두도 낼 수 없던 원고료를 마냥 미안하다는 말로만 지낼 수 없었던 것이다. 필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는 뜻으로라도 방법을 찾고자 하는 여러 의견이 나왔다. 조그만 성의의 뜻으로 도서상품권을 선물하자는 의견을 모았다.
'물론 위원들이 쓰는 글에 대해서는 상품권 없지요?'하며 한바탕 웃음을 터뜨리기도 한다.
회의가 마무리 되어갈 즈음 원고 점검과 사진 챙기는 일, 원고 마감일 점검 등 아주 작지만 게을리 해서는 안 되는 작업을 꼼꼼히 챙겼다.
"무엇보다 신문 만드는 일을 홍보출판위원들이 재미있어 합니다. 모두들 적극적으로 회의에 참석하고 더 나은 신문을 위해 고민합니다. 신문을 만드는 작업에 주부라는 점은 아무런 제약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일에 효율성을 높여 효과적인 작업을 진행해 나갈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처음엔 자신들이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운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같이 일을 하고 무언가를 만들어낸다는 것에 모두들 열심입니다. 또한 이 작업에서 각자의 개성과 자질을 인정받아가고 있어 더욱 만족해합니다."
홍보출판위원회 손정희간사는 말한다.
홍보출판위원들의 경력을 들을 수 있었다. 학교 때 학보사 활동을 한 사람도 있고, 직장생활을 출판사 등 언론에 관계된 곳에서 지낸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굳이 언론 경력이 있는 사람들로만 홍보출판위원회를 구성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제는 전문가의 자세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신문 만드는 일에 여유와 자신감으로 팀을 꾸려간다고 한다.
홍보출판위원회의 가장 큰 자랑은 화기dodo한 분위기이다. 오늘 회의에서도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조그마한 일에도 웃음을 담아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고 회의를 마무리 짓는다. 홍보출판위원회 식구들은 야유회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꽃망울을 터뜨릴 즈음이면 소풍으로 친목을 다질 것이라고.
「전주YMCA」는 YMCA에서 한해의 중점 사업으로 정한 교육, 환경, 여성 등을 신문 한회의 주제로 정하고, 그에 관한 다양한 원고를 받고 있다. 그 시기에 맞춰 시의성 있는 주제를 선정해 학술적인 고찰에서부터 생활에까지 이어질 수 있는 내용을 담아내고 있다. 또한 편집도 일잔 신문처럼 꽉 짜여진 틀이 아니라 좀 여유롭게 시작해 보고자하는 배려로 1면을 화보로 구성하는 등 세심한 곳까지 신경을 집중시키고 있다. 신문이지만 잡지나 다른 정보지 못지않게 자유로운 편집과 다양한 내용으로 다가가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보수적이고 무겁기보다는 회원들과 가까이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회원들뿐 아니라 더욱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한다.
월간으로 발행하는 계획을 가지고 터를 닦아 가고 있는 「전주 YMCA」는 그동안 시민들에게 알려졌던 YMCA의 이미지를 더욱 깊이 알릴 수 있는 계기로 정착 할 수 있는 큰 임무를 지녔다. 건강한 사회건설을 목표로 건강하게 살아가는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전주YMCA」를 주부회원들 활기찬 웃음이 계속되는 한 계속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