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호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2018.4 | 연재 [SNS 속 세상]
대리만족을 통한 SNS식 관계 맺기, '뷰니멀족'
영상을 통해 대리만족하는 반려동물문화
오민정 (2018-05-03 11:34:41)

영상으로 접하는 반려동물 문화, '뷰니멀족'
최근에는 SNS를 통해 동물들의 콘텐츠를 즐기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바로 '뷰니멀족'이다. 2018년 트렌드 키워드에도 뽑힌 '뷰니멀족'은 '보다(view)'와 '동물(animal)'을 결합한 용어로, 애완동물을 직접 키우지 않고 SNS에서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며 대리만족하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비슷한 용어로 '랜선 집사'등이 있다.
'뷰니멀 족'은 동물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할애해야 하는 많은 시간과 비용, 알레르기나 다른 가족 구성원들의 선호 등 동물을 키울 수 없는 상황으로 인해 온라인에서 영상과 게임 등을 통해 반려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이다. 양육에 대한 부담이나 도덕적 책임감에서 벗어나 일종의 대리만족인 셈이다.


SNS 스타가 된 동물들
한편 뷰니멀족의 증가에 따라 동물들과의 일상을 공유하는 영상의 인기가 올라가고, 어떤 동물들은 SNS스타로 급부상하기도 한다. 실제로 유튜브에서 고양이 7마리와의 일상을 담은 채널 '크림 히어로즈'는 현재 구독자 82만명을 돌파했으며, '수리노을'과 '꼬부기아빠'는 각각 39만명과 28만명을 넘었다. 영상을 보며 사람들은 마치 자신의 반려동물을 돌보는 것 같이 '우리 OO이가 요즘 너무 살이 빠지는 것 아니냐'며 댓글을 달며 걱정하기도 하고, 동물들의 간식과 초상화 등을 선물하기도 한다.


'게임'으로 키우는 반려동물
이에 시장도 움직이고 있다.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하는 게임업체들의 움직임이 특히 활발한데, 현재 구글 온라인 플레이스토어에 등록된 가상동물을 키우는 게임은 줄잡아 100여개에 이를 정도다. 게임의 수준도 어린 시절 유행했던 '다마고치'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게임의 종류가 다양할 뿐만 아니라 각 동물들의 습성을 반영한 게임구성으로 현실감을 높였다. 업체들도 늘어나는 가상동물 키우기 게임의 인기에 힘입어 관련게임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리만족을 통한  SNS식 관계맺기
전문가들은 '뷰니멀족' 등장에는 통신기술과 개인미디어의 발달 뿐 아니라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책임감, 그리고 개인주의가 내재하고 있다고 본다. 우리사회에서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책임감이 높아진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특히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자행된 무책임한 반려동물 유기 사례를 생각한다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뷰니멀족' 현상을 바라보며 어딘지 모르게 찜찜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반려동물을 키우기보다 영상이나 게임을 통해 보면서 대리만족을 하는 현상. 물론, 이러한 대리만족 현상자체가 옳고 그름의 가치판단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적인 제약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귀찮은 보살핌보다는 반려동물들의 귀여움 만을 '선택적'으로 볼 수 있는 이런 관계를 추구하는 것은 어쩌면 우리의 이기심에 근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내 삶을 변화시키지 않으면서, 이로 인해 갈등을 겪거나 감정을 '소모'하지 않을 정도까지의 관계. 넘쳐나는 반려동물 영상의 인기가 우리의 SNS 속 얄팍한 관계 맺기 속성에 기인한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문제이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