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의 본질을 묻다

대규모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으로 논란이 된 인천국제공항 사태, 내부정보를 이용해 특혜를 취한 LH 사태는 국민들을 허탈하게 만든 주요 사건이다. 공정한 채용이란 무엇인가? 지금 한국 사회에서 공정한 경쟁은 가능한가?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는 ‘공정’이라는 화두를 과감히 던져본다. 하지만 대중들이 읽을만한 관련 책은 많지 않다. 아래의 관련 책들을 살펴보며 사회 각계각층에서 서로가 말하는 공정이란 무엇인지, 공정한 경쟁의 근본은 어디에 근거하는지, 세계적인 철학자, 정치인, 교수들과 함께 고민하다 보면 어느새 창밖에 햇살이 비칠지도 모른다.

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센델 (지은이) 함규진 (옮긴이) | 와이즈 베리 | 2020-12

한국에 ‘정의’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마이클 센델이 10여년 만에 출간한 『공정하다는 착각』. 이 책은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능력주의 이상이 근본적으로 잘못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논란에서 비롯된 ‘공정채용’ 문제, ‘공정경제3법’과 ‘재난지원금’ 등의 문제는 각기 다른 해석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렇듯 ‘공정’이라는 하나의 화두를 두고 각계각층이 충돌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정함=정의’란 공식은 정말 맞는 건지 진지하게 되짚어 본다.

능력주의와 불평등

박권일,홍세화 저 외 8명 | 교육공동체벗 | 2020-11

‘학벌이 아닌 능력이 중요하다’란 말이 상징하듯 능력주의는 곧잘 학벌주의의 대안으로 불려 나오곤 한다. 그러나 이 책은 학벌주의도 능력주의의 한 종류이며, 능력주의는 대안이 아니라 많은 사회문제를 지속시키는 원인이라고 지목한다. 『능력주의와 불평등』은 총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주로 교육 제도와 시험에 관련된 능력주의 문제를 다룬다. 능력주의가 학교교육과 시험과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음을 지적한다. 2부는 한국 사회 능력주의의 양상과 노동에서의 능력주의 문제, 소수자들에게 능력주의가 어떤 의미로 작용하는지 등의 사회 여러 영역에서 능력주의가 초래하는 문제를 다룬다.

능력주의  

마이클 영 (지은이) 유강은 (옮긴이) | 이매진 | 2020-04

영국 출신 사회운동가이자 사회학자인 마이클 영은 이 책에서 ‘지능(IQ)+노력(Effort)=능력(Merit)’이라는 도식에 바탕한 ‘능력주의’와 ‘능력주의 사회’를 그린다. 1958년을 기점으로 1958년 이전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지만, 그 뒤는 지은이가 상상한 허구로 쓰였다. 『능력주의』에서는 사실과 허구가 뒤섞인 미래의 영국을 배경으로 능력주의와 능력주의 사회를 조감하는 기회를 누릴 수 있다. 승자독식과 능력주의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한국에서, 이 사회학적 풍자 문학은 능력에 따른 차별과 능력 있는 엘리트 계급의 세습을 정당화하는 능력주의가 사회를 어떤 방식으로 개조할 수 있는지 잘 보여준다.

불공정사회  

이진우 | 휴머니스트 | 2021-08

30여 년간의 강단 생활을 마무리한 우리 시대의 철학자 이진우가 한국 사회에 공정의 본질에 대해 묻는다. 무엇이 공정한지 근본적으로 묻는 질문을 통해 지금 여기 곳곳에서 표출되는 불공정의 징후를 포착하고 그 현상이 왜 불공정한지, 공정을 방해하는 요소를 어떻게 제거할 수 있을지 살펴본다. 《불공정사회》는 우리가 겪고 있는 정치적·사회적 사안을 바탕으로 무엇이 공정한지 근본적으로 질문한다. 원숙한 철학자의 성찰은 공정한 사회가 어떤 모습인지, 우리는 어떻게 그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지 깊이 고민하게 한다.

공정한 사회의 길을 묻다

김석호, 박효민 외 11명 | 시공사 | 2021-06

《공정한 사회의 길을 묻다》는 공정성이 한국 사회의 중요한 화두로 등장한 배경이 무엇인지를 따져 묻고 공정성의 본질적 의미를 파고든다. 각자 사용하는 개념에 따라 공정성에 대한 수많은 논의와 해석이 있다. 이 책은 이런 상황에서 개인적·사회적·국가적 층위에서 공정성의 개념을 명확히 하는 것이 공정성 실현을 위한 노력의 전제 조건이 된다고 말한다. 또한 불공정성으로 야기된 문제점들을 관찰하고 드러냄으로써 공정성에 접근하고자 시도하고 있다. 다양한 사회적 측면에서 불공정성 문제를 파악하고, 공정성을 실현할 유기적 방안을 찾는다.

공정한 경쟁 

이준석 | 나무옆의자 | 2019-06

청년 정치가 이준석 국민의 힘 대표가 8년의 정치 생활을 돌아보며 쓴 책. 청년정치의 핵심을 ‘실력과 실력주의’에 두고 있다는 저자는 그것이 곧 시대정신이라고 강조한다. 발랄함, 솔직함, 그리고 도발적인 생각들을 통해 공정한 경쟁을 말하는 저자는 세대의 정치 지향점을 명확하게 세우고, 더 발전된 정치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자극적인 주제 선정과 선동적인 화법만으로는 풀어낼 수 없는 심각하고도 시급한 고민의 장으로 젊은 세대를 초대하고 싶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