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1988.3 | 연재 [문화저널]
<저널이 본다>이 고장 미술의 역사를 엮어 나가고 있다는 책임의식의 바탕
유휴열·서양화가(2003-12-18 11:50:24)


 한때는 국전이라는 전람회의 관문을 거쳐야 주변에서 화가로써 인정을 받을 수가 있었고 대통령상이나 국무총리상이나 장관상을 수상한 작가들 또한 자신들이 마치 높은 직위를 걸머 쥔 것 같은 착각 속에 작업을 게을리 하고, 운영의 방법이나 제도적 틀이 싫어서 참여하지 않았던 작가들은 외롭고 춥기마저 했었는데 몇 번의 운영을 개선한 끝에 재야 작가들을 참여케 하고 그래도 시원찮은 운영이 끝내는 민전으로 바뀌었다.


 덕수궁에 현대미술관이 있던 어느해 역대 국전 수상작들을 기획 전시 한적이 있었다. 새벽같이 서둘러 올라가 몇시간을 두고 요리저리 보고 난 후 실로 기대에 대한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수상작 모두가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와 닿은 느낌은 국전이라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던 공모전이 우리나라 미술사 발전에 기여한 것은 무엇이며 어떠한 영향력을 작가에게 미쳤는가를 생각 해볼 때 차라리 회의감을 느끼게 했던 것이다.


 어느나라 미술사의 흐름을 보더라도 초기에는 정부 차원에서 시작을 했다가 안이하게 흐르게 될 무렵 끝내는 반기를 드는 새로움에 도전하는 작가들에 의해서 약화되고 버금가는 그룹전과 민전들이 활성화됨과 함께 관전은 겨우 명백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음을 볼 수가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 공통적 면을 발견하게 된다. 국전에서도 몇 년의 수상작들이 거듭 비슷한 소재라든가 표현의 안이한 기법이나 재료의 선택등이 구태의연함의 되풀이에 불과했던 것이다. 비교적 참신한 감각의 예리한 눈을 갖고 바르고 예민한 입이 출력이라도 높은성 싶으면 문공부의 관료들에게 선택 될 수도 없었을 것이고, 곧은 성격의 소유자들이 그들 곁에서 서성이었을리도 만무하니 관계 담당관도 자기가 맡은 해엔 무난하고 큰 말썽이 없이 치뤄지는 것이 상책이었을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모나지 않고 부드러운 사람들이 운영위원에 선정이 된고 그 주변 그 사람 그런 사람들이 심사위원에 선정된 반복 속에서 변화나 발전이란 얼마나 기대 할 수 있었게는가?


 전라북도 도전이 올해로 스무해를 맞는다. 성년이 되기까지 그 뒤에는 많은 공로자들이 있었음은 말할 나위도 없으며 첫해부터 지켜보며 중도에 참여도 했던 나로서는 많은 선배님드의 노고 또한 기억속에서 오늘에 까지 생생하게 있다. 1회때 정물화로 금상을 받았던 「장용선」이라는 작가는 몇해전 고인이 되었음을 기억하고 있고 수상자들의 근황을 거의 알고 있는 나로서 道展에 대한 운영의 바램이 없겠는가? 몇해 전까지 상황은 미술 인구가 적은 현실이 어쩔 수 없었다손 치고 20회가 되는 지금의 현실에서는 운여에도 변화가 있어야 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국전의 전례를 답습해서는 안되며 얼마전 까지 꽉 막혔던 정치에서도 지자제의 물결이 일고 있는 터인데 예술인들의 행사는 더 더욱 그들 스스로에 의해서 치루어 질 수 있도록 해야 될 일이다. 예술인들은 창작 그 자체를 삶의 목표로 설정하고, 곧 자기 자신이라고 전제하고 작업에 임하고 있기 때문에 그 순수성을 옳게 인정할 때 이 지방 예술의 문화 창달에도 실질적인 발전이 가능하리라고 본다. 국전의 전례를 보아서도 도전은 당연히 민전으로 이관되어야 할 것이다. 오래 주도해 온 입장에서 보면 과연 행사가 제대로 치뤄질까 하는 노파심 또한 버릴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일년에도 몇번씩을 크고 작은 행사들을 치뤄내고 있다.


  비록 행정이 생활화 되지는 않았지만 책임의식을 갖고 열심히 노력하리라는 믿음은 전국적인 미술제를 거뜬히 치뤄내는 모습에서도 발견 할 수 있다. 부산이나 경남의 미술대전 운영 또한 좋은 예가 될 것이다. 향간의 예술인들 주에는 관전이 민전으로 이양 될 경우 권위가 떨어 진다고 보는 이들이 있는 모양이다. 그야말로 권위의식속에 사로 잡혀 있는 예술가의 속된 생각이며 스스로를 실추시키는 어리석은 생각이 아닌가 싶다. 도대체 참 예술과 권위가 무슨 상관 관계를 갖고 있는가 모를 일이다. 관에서는 향토 문화의 발전과 육성을 위하여 문예정책 수립의 일환으로 지원대책이 실현되어 청신한 예술인들의 애향미술 대 제전으로 승화될 수 있도록 보살핌을 아끼지 말아야 될 것이며 예술인들 스스로는 명예와 처신의 방편이 아닌 단합된 순수한 마음 자세로 모두가 참여하는 풍토를 이루어 각자가 이고장 미술의 역사를 엮어가고 있다는 책임의식을 마음에 뚜렷이 갖고 임할 때 좋은 작품을 발견하고 작가를 발굴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대 제전이 될것이라고 믿는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