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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12 | 칼럼·시평 [문화시평]
황병기의 음악세계
심인택 편집위원(2004-01-29 10:27:43)

황병기는 1936년 서울에서 출생하였으며 전북 옥구군 라포면 주곡리가 그의 고향이라고 한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였으며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가야금을 취미로 배웠다고 한다.
대학을 졸업한 후 여러 가지 사업을 하면서도 가야금을 쉬지 않고 공부하였다. 정악 가야금은 김영윤씨에게 배웠으며 산조는 김윤덕 ․ 심상건씨로부터 배웠으며 1965년에는 국악상을 수상하였으며 1973년에는 영화음악상을 수상하였다.
1959년에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 국악과가 설치되면서 대학에서 가야금을 가르치게 되었고 국립국악원에 강사로 재직하게 되었다.
1960년대에 창작 음악에 관심을 보이면서 1964년부터 미국,유럽,동남아등 해외 초청연주가 시작되고 국내에서 보다도 해외에 더 많이 알려진 음악가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 레코드를 취입한 1965년부터 현재까지 제 4집이 출반되었고, 한국의 레코드 판매 실적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으며 가야금 창작곡집을 출판하였다.
현재는 이화여대 음악대학 국악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전통음악부터 창작음악에 이르기 까지 활발한 연주 연구 활동을 하고 있따.
1990년 10월 남북음악교류가 시작되면서 황병기는 서울민속예술단의 단장으로 선임되어 평양을 방문 연주하였으며, 그 후로 한국을 대표하는 음악가로 국내외에 알려지게 되었고 일반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올해 전북지역에서는 황병기씨를 월간전라 8월호에서 특집으로 소개하였으며 10월 29일 예루 소극장에서 전주 우석대학 김철진 교수가 황병기의 음악만을 연주했으며 11월 8일 전북대후생관에서 호남사회 연구회 주최로 열린〈황병기의 음악세계〉에서는 그의 음악에 대한 해설과 함께 전남대 예술대 성애순 교수가 황병기씨의 음악을 연주했으며, 11월 21일 학생회관에서 황병기씨가 산조와 비단길을 연주하여 4번에 걸쳐 황병기씨의 음악이 전주에서 선보였다.

● 황병기의 작품세계
황병기는 가야금 연주자이면서 작곡가로 독보적인 경지를 개척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국제적인 교류와 함께 널리 알려져 음반이 미국과 홍콩에서 국내보다 먼저 제작되었다.
그의 음악은 소리 자체의 변화성에 치중하여 동양적인 음색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어 소리의 작곡가 도는 감성의 작곡가로 알려져 있다.
담백하면서도 정갈한 그의 음악은 현대인의 정신을 맑게 해주는 해독제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작품을 감상할 때 마다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가야금 창작음악을 작곡과 연주로 이끌고 있는 그의 음악은 오늘날을 가야금의 시대로 창출하였다.

● 황병기의 작품일지
황병기의 음악을 필자가 음악의 내용에 따라 제 4기로 나누었다.
작품일지
제1기(1963-68)
가야금 독주곡
숲/가을/석류집/봄/가라도
성악곡-국화옆에서 서정주시
제2기(1970-77)
가야금 독주곡- 침향무/비단길
합창곡-청산도/박두진 시/강강술래/이동주 시
피리/해금 독주곡-풍요
대금독주-만삭만환입
현대음악제 출품작-미궁
제3기(1977-82)
가야금 독주곡-영목/전설
무용금악-아이보개
대금독주-하림성
대금 거문고 2■ㅜㅇ주-산운
제4기(83이후)
가야금 독주곡
밤의 소리/나같은 죄인 살리신/남도환상곡

〈제1기〉
전통음악에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있으며 뛰어나게 현대적인 감각을 지닌 현대의 고전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음색이 투명하리 만큼 맑고 정열을 내적으로 연소시키는 듯 높은 격조를 느끼게 하며 전통적인 가야금 조현법을 바탕으로 자연을 관조하는 입장에서 악상을 다듬은 시기이다.

〈제2기〉
불교적인 간절한 기원과 환희를 담고 있는 선율의 침향무와 실크로드를 따라 펼쳐지는 신라적인 환상을 그린 비단길이 대표작으로 범아시아적인 음악을 창출하고 있다.
가락이 새롭게 태어나고 있으며 세련된 미적 감각을 느끼게 하면서 현대인들의 감각에 맞도록 새로운 음계와 음악 내용을 표현하고 있다.
독특한 가야금 주법을 새로 개발하여 섬세하고 아름다운 음색을 최대한 표출하고 있으며 이국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맛보게 한다.
특히 단순하면서도 담백한 맛과 명상적인 분위기는 복잡한 사회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마음의 휴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제3기〉
음악적 소재를 역사성있는 시각을 바탕으로 우리의 생활 주변에서 선택하고 있다.
초현실적이며 샤마니즘적인 심층에 뿌리를 둔 「영목」, 우리 고유의 생활 정서와 동심의 세계를 그린 「아이보개」, 아름다운 전설의 나라에 대한 꿈을 형상화한 「전설」, 송강 정철의 「성산별곡」에서 표현된 산의 운치를 표현한 「산운」등이다.

〈제4기〉
연주의 기교가 고도의 훈련을 요구하면서 지금까지의 작품세계를 망라하여 나타내고 있다.
기존의 산조장단을 주축으로 산조적인 분위기를 과감하게 새로운 기법으로 처리하고 있으며, 현대인의 내면세계를 밖으로 분출하려는 듯, 감정의 변화가 극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남도의 깊은 멋을 간직하면서도 현대인의 갈등을 차분히 가라앉게 하고 있다.

황병기는 색채적인 음악, 신비롭고 환상적인 음악, 관능적인 음색, 소리의 아름다움, 범아시아적인 음악, 감성의 작곡가 등 그와 그의 음색에 대한 감각적인 표현은 이루 헤아리기가 어렵다.
이 시대의 우리의 음악을 전세계에 알리고 한국음악의 위치를 견고하게 만든 역사속의 작곡가 황병기씨는 이제 남북분단의 아픔을 풀고자 음악의 교류에 맨 앞장을 서고 있다.
다음시기에 어떠한 음악세계가 펼쳐질지 자못 기다려지지만 기대한 만큼의 성과가 한국음악사에 길이 남을 것을 확신하며 미흡하나마 그의 음악세계를 논하여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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