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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1 | 연재 [문화저널]
농촌, 무엇이 문제인가
오희정 장수번암중 2년(2004-01-29 10:43:22)

며칠전 이웃집 아저씨와 아버지께서 농협에서 쌀을 받지 않는다며 긴 한숨을 내쉬신 적이 있었다. 돈이 필요하실땐 농협으로 쌀을 가지고 가셨었는데 이제는 돈을 마련할 곳이 없어진 것과 다름이 없다. 그러니 아버지께서 한숨이 안 나오실 리가 없다. 언젠가 경운기에 쌀을 싣고 가셨다가 그대로 싣고 돌아오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 그때 아버지의 표정이 그토록 근심이 가득해 보일 수가 없었다 왠지 그때 아버지의 모습이 내 마음속에서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다. 현재 우리동네에는 빈집이 약10채 가량이나 비었다는 것은 마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 우리가 한번쯤은 생각해 볼 문제이다 또한 전학간 친구도 많다. 국민학교때 짝궁이 전학을 갔다 그떄 우리는 가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말만을 연거푸 하며 울었다. 어쪄면 그때 우리가 흘린 눈물은 살아가기 위해 고향을 떠나야만 했던 친구의 가족과 안타갑지만 그래도 보내야만 했던 동네 사람들의 아픈 마음을 어린 우리가 눈물로 대신 한건지도 모른다. 요즈음 나는 아버지께 많은 돈늘 타야 할떄 마다 나도 모르게 며칠 뒤에 말하는 버릇이 생겼다. 늙어 가실수록 싶어만 가는 아버지의 근심 가득한 주름살을 보면 선뜻 말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 큰돈이라고 해도 만원을 지나지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어린이가 장남감을 사는 데도 백만원짜리 수표를 가지고 다닌다는데 어찌하여 우리 농민의 생활은 어려워만 지는 걸까? 농민들이 게을러서? 농민들이 놀기만해서? 이런건 있을 수 없는 터무니 없는말이다. 언제나 꼭두새벽에 일어나셔서 논밭에 나가시는 분들이 농촌사람들이다. 또 손발 고우신 분들이 계시지 않는 곳이 이 농촌이다. 그런데 요즈음 우르르꽝인지 무언가 때문에 농촌사람들이 더욱 가슴을 졸이고 있다. 만약 우르과이 협상이 성립된다면 우리 농촌의 빈집은 늘어가고 농토는 황폐해 질 것이다. 또 더많은 사람들이 살기 위해 고향을 떠날 것이다. 그리고 심지어는 옛날의 보릿고개를 겪게 될지도 모른다.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달하고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요즈음에 보릿고개를..... 요즈음 고향을 떠나 서울로 서울로 가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비록 내가 어리긴 하지만 고향을 떠나야만 하는 그들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헤아릴 수 있을 것 같다. 서울로 가면 당장 무슨 수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더 이상 살아가기 힘든,점점살기 어려워만 가는 이 농촌보다는 가느다란 희망을 품고 떠날 것이다. 이들의 쓰라린 심정을 과소비를 즐기는 소수의 재벌들은 아는지....
한숨 소리만 커져 가는 이 농촌! 기다려도 희소식 없는 농촌에 대한 정부의 무대책. 그래도 ‘혹시’라는 희망 아래 오늘도 우리네 어머니는 호미를 들고 집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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