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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1 | 연재 [문화저널]
김두경의 옛말사랑“꼭 뒤에 부은 물이 발 뒤꿈치로 흐른다”
김두경(2004-01-29 10:49:49)

무엇이 잘못되어 이러는지를 이야기 하지만 할 말도 많고 나름대로 당위성도 있으리라. 하지만 잘못된 점 지적 안하고, 못해서 이세상 이렇게 돌아가겠는가. 함포고복(含哺鼓腹)하던 요순(堯舜)시절에도 사흉이 있었고 공자님 당년에도 도적(盜賊)이 있었으니 어찌 모든 인간이 한마음 같기를 바라리요마는 그래도 순하다 순한 우리네 이웃이 진실을 짓밟히고 눈물 삼키는 억울함은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요즈음같이 함포고복 하고 격양가 높이 부르는 시절에 무슨 섭섭한 말씀을 그렇게 하시냐면, 할말이 없지만, 몇천만원 한다는 모피옷에 에 몇십만원 한다는 속옷을 입고 북극산 백곰 발바닥, 물개 오줌보, 아프리카산 코뿔소 코딱지부터 미국산 방울뱀 방울, 브라질산 지렁이 간을 간식으로 먹으며 함포고복하는 잘나고 능력있는 사람의 그림자 속에 얼마나 많은 눈물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사람하나 살아가는 데 이러한 것들, 이러한 행위가 꼭 필요한 것인지 한번쯤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물론 지금 이순간 많은 분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이 사회를 지키는 소금으로 작용하고 있음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요즈음 들어서 부쩍, 인간의 삶의 가치가 의식주의 편리함 이라든가 안락함이 전부인 것처럼 생각되어지는 것 같아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힘있는 누구든 어리석어 힘없는 사람, 길을 잃을까 염려되는 양떼를 지키는 목동처럼 말씀들은 하시지만 자꾸 자기 존재를 과시하는 몸짓으로만 보여 진다면 그것이 비단 나만의 생각일까?
정치인들은 권좌에 오르는 것이 정치의 목표인 것처럼 정치를 하고 성직자들은 도량의 크기가 마치 자기 도력의 척도인양 자꾸자꾸 몸집만 키우는가 하면, 돈있는 사람들은 자기 몸을 위해서 돈을 무차별로 써야 자기의 존재의 격이 높아지는 줄 착각하고, 과학자나 공장을 운영하는 기업인들은 둘이서 손잡고 만들어낸 것들이 인간의 의식주에 편리함을 준 가슴 뿌듯함에 얽매여 그 반작용은 잊은채 자꾸 칭찬의 눈부심을 타고 날으고, 예술인들은 마치 위대한 자연을 창조해내기라도 하는 양 거들먹거리고 나같은 무지렁이 아무것도 모르는 놈은 무심히 버리는 담배꽁초 하나, 샴푸 한방울이 전체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하지 않고 밥을 먹는다.
최소한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의 의미를 밥그릇에서 찾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자기가 하는 일이 어떻게 세상에 엮어져 있는지를 볼 수 없는 무지렁이를 위해서라도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의 의미가 전체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를 생각해 볼 일이다.
옛말에 꼭 뒤에 부은 물이 발뒤꿈치로 흐른다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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