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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1 | 칼럼·시평 [시]
운동장
손재수 진안고(2004-01-29 11:03:09)

4교시의 오전 수업이 끝나고
교실 여기저기서
딸그락 딸그락 도시락 뚜껑 여는 소리가 요란하다

점심을 다 먹은후에 한낮의 봄햇볕이 산들바람과 함께 보기좋게 비쳐지는 운동장으로 나간다

저쪽에선 이미 친구들이 농구를 하고 있고 어느 틈엔지 교무실에서 축구공도 꺼내와서 모두들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한명 두명씩 모여들더니 잠시후에는, 마치 포로수용소의 포로들이 감옥의 담장안에서 갖는 제안된 자유의 행동발산인 것 같다

우리들은 분명 그 어떤 것에 우리의 자유를 구속당하고.

젊은 가슴으로서 진정 추구하고 찾아야할 꿈의 파편들이 흩어져 있는 운동장에서 둥그런 축구공을 뻥뻥차면서 골문을 빗겨나가 멀리 날아가는 그 거리만큼이나 긴 한숨을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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