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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6 | [문화저널]
수에 얽힌 글자풀이
황안웅․향토사학자 (2004-01-29 13:48:14)
수란 하나, 둘, 셋 등과 같이 개수를 헤아리는 기수(基數)로도 쓰고, 첫째, 둘째, 셋째 등과 같이 차례를 나타내는 서수(序數)로도 쓴다. 그러나 좀 더 한걸음 나아가 수라는 말이 우리 언어생활에 어떻게 녹아들어 쓰이고 있느냐 하는 점을 생각해 보면 "알 수 없어요.", '할 수 있어요." 하는 식으로 수는 주로 동사에 바짝 붙어 "어찌어찌 아는 방법", "어떻게 하는 방법" 등을 의미하는 말로도 쓰이고 있으니 이점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즉 기본적으로 기수나 서수는 1에서 10까지로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아무리 수가 계속 늘어간다 할지라도 다만 1에서 10까지라는 체계속에서 헤아릴 수 밖에 없고, 아무리 용빼는 수가 있더라도 그 수도 또한 1에서 10까지라는 기본적인 틀속에서 파악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이론 뜻에서 1에서 10까지를 유감없이 잘 아는 사람을 ‘士’(선비)라 하였고 선비의 말씀을 그대로 따르면 '吉'하다 하였으며, 또한 1에서 10까지 다 아는 만큼 그대로 실천하려는 마음을 예로 부터 '志'(뜻)이라 하였다. 그러니 "志士多苦心"이란 아는대로 행하려드니 가슴통이 터진다는 말이라 "석탄백탄 타는데는 연기나 펄펄 나지만 요내가슴 타는데는 연기도 김도 아니난다."는 사발가 대목과 조금도 다른 말이 아니지 않는가 ? 그럼 1에서 10까지는 각각 어떤 의미가 있는가? ① 이 세상은 모두 하나같이 하늘로 덮혀 있으니 ‘一’은 가장 크고도 가장 적은 숫자로 하늘을 뜻한다. 그래서 ‘天’이란 양팔을 활짝 벌리고 서있는 사람의 모습(大)에 위로 한 획을 그어 "하늘이란 사람의 머리 위로부터 저 무한한 끝까지"라는 뜻을 나타낸 글자며 ‘元'자 역시도 사람만큼이나 큰 것은 오뚝한 것(兀) 인데 이 보다 더 커서 이 세상 오뚝한 것들을 다 덮고 있는 게 바로 '으뜸'이라는 뜻을 나타낸 글자다. ② '一'를 하늘이라 치자면 그럼 '二'는 무엇일까? 물론 하늘을 바치고'있는 땅이 곧 '二'다. 위로는 하늘이요. 그 하늘 밑에서 하늘을 받들고 있는 하늘의 버금은 땅이다. 그렇기 때문에 '立'은 땅위에 사람이 양팔을 딱 벌리고 서있는 모습이요, '土'는 흙이야말로 풀이 자랄 수 있는 바탕, 바로 그것임을 밝게 드러낸 글자다. ③ 하늘이 있고 땅이 있는 다음에 그 하늘과 땅 사이를 지키는 자는 과연 누구인가? 한마디로 하늘은 이불이요 땅은 자리며 사람이야말로 천지간에 만물을 지키며 거느리는 주인이다. 그렇기로 노자는 "道生一이요, 一生二여 二生三이요 三生萬物이라." 일렀다. 그래서 예로 부터 '王'이란 하늘과 땅과 사람을 다스리는 최고의 통치자라는 뜻이요, 다시 왕중왕으로 왕보다 더 높은 하늘의 아들은 왕위에 면류관을 쓴 모습, 바로 ‘皇’으로 나타내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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