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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7 | [건강보감]
정신신체장애
황익근․전북대 의대 교수 (2004-01-29 14:06:55)
정신신체장애는 정신적 갈등이 원인이 되어 신체적 장애를 일으키는 경우로서 주로 자율신경계의 지배하에 있는 내장계통의 장애를 총칭하는 말인데 요즈음에는 정신생리성장애라고 부르기도 한다. 갑자기 놀래거나 위험한 상황에 처할 경우 가슴이 뛰고 숨이 가빠지며 식은땀이 흐르는데 이는 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생리적 반응으로 누구나 경험하는 일이다. 그런데 두렵고 위험한 상황이 이미 사라져 버렸거나 아예 의식계에서는 존재하지도 않는데 무의식계에서는 마치 계속 그런 상황이 존재하는 것처럼 정신활동이 계속되고 불안을 경험하며 급기야는 생리적 기능에 장애가 일어나 소위 말하는 정신신체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정신적 갈등의 원인이 되는 자주인자들을 '스트레스'라고 일컫는데 인간이 스트레스에 노출될 때 일어나는 다양한 생리적 반응들에 관한 많은 연구들이 있다. 예컨대 장기간의 슬픔, 낙담, 좌절, 또는 우울 등은 위점막에 국소적 허헐상태를 일으켜서 위산분비의 감소를 초래하고, 만성적 분노나 적개심 등은 위점막에 울혈을 초래하여 위산분비를 촉진시켜 위궤양이나 위천공을 일으킬 수 있다. 지나친 의존욕구 및 그것의 좌절은 과민성대장염을 일으킬 수 있고 만성적으로 억압된 원한이나 분노 등은 고혈압의 유발요인이 되기도 한다. 정신신체의학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의 말에 의하면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신체장기는 개인마다 특수한데, 이를테면 어떤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위궤양이나 과민성 대장염 등 소화기 계통의 장애가 발생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고혈압이나, 협심증 혹은 편두통 등 주로 심장혈관계통의 장애가 발생하는데 이런 특이성의 결정은 개인의 체질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생각된다. 정신신체장애의 발병요인으로서 정신적 갈등 외에도 성격특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컨대 소극적이며 의존적 경향이 강한 성격의 경우 위장계통의 장애가 많고 완벽주의적이며 지나치리만큼 양심적이어서 남을 의식하는 경향이 많고 겉으로 보기에는 온화하고 친절하면서도 내심으로는 야심만만하고 경쟁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의 경우 심장혈관계통의 장애가 흔히 발생한다. 스트레스에 반응하는데 있어서 개인차가 많음은 재언할 필요가 없다. 어떤 사람은 아주 사소한 스트레스에도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여 급기야는 노이로제나 정신신체장애에까지 이르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은 엄청난 시련인데도 불구하고 건강함을 잃지 않는 경우도 있다. 엄밀히 말하면 스트레스의 크고 작음을 객관화시킬 수는 없다. 스트레스의 강도는 당사자의 심적상황과 성격특성에 의해서 좌우되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 속에서 스트레스를 꾀할 수는 없다. 어느 면에서 적절한 스트레스는 삶의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과중한 스트레스로부터 심신의 건강을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감정을 정화시켜 나가는 작업이 필요하고 적어도 남에게 스트레스 인자로 작용하는 일은 없는지 스스로 돌이켜 보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않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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