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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7 | [문화저널]
숫자에 얽힌 글자풀이
황안웅․향토사학자 (2004-01-29 14:07:35)
하나는 一, 둘은 二, 셋은 三이니 넷은 ≣ 라 썼다. 그렇다고 다섯은 ??로, 계속해서 그어댈 수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획을 그어 수를 나타냄에 있어서는 그 기본을 이루는 수에서 그쳐야 되었다. 그래서 하나는 一, 둘은 二, 셋은 三으로 쓰고, 넷부터는 달리 쓸 수 밖에 없었다. 그럼 넷은 어떻게 썼는가? 넷은 「사방으로 나누어 지는 수」이기 때문에 사방으로 나누어 진다는뜻만 잘 나타내면 되므로 「사방을 나타내는 네모칸(ㅁ)안에 나누어진다(八)는 뜻을 넣어 ‘四’라 썼다. 다음 다섯은 어떻게 나타냈는가? 하나에서 열까지 수가 불어가는 동안 다섯은 바로 「열의 반절」이다 그렇기에 '다섯'(五)는 곧 「十이 二로 나누어짐」을 나타낸다. 이 '五'에서 뻗어진 글자는 무인가? '吾'는 「다섯 가구를 한통」으로 삼았던 고대의 행정조직(五家作統)에서 비롯된 글자로 넓은 의미의 나, 즉 '우리'라는 뜻을 지니고 있으며, ‘伍’는 다섯 사람을 한 떼로 여겼던 고대의 군사조직(五卒爲伍)에서 비롯된 글자로 「군사상의 최소조직」, 즉 ‘떼’라는 논을 나타낸 글자다. 그럼 '六'은 무슨 뜻인가? 이 여섯은 어떤 사물의 갯수가 여섯개라는 뜻도 있지만 그 보다는 더 깊은 뜻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즉, 다섯이 열의 반절이라면 여섯은 이미 반절을 넘어 열쪽으로 파들어 가기 시작한 숫자니 ‘六'과 ’穴‘은 다같이 파들어간 「동굴」, 바로 그 모양을 나타낸 글자라한다. 다음 '七'은 '六'이 十을 향해 파들어 간 그 모양이라면 '七'은 바로 「열쪽으로 더 가까히 기울러져 나간 숫자」라, 그 뜻대로「十으로 고부라진 모양」을 바로 '七'로 했다. 그럼 '八'은 무슨 뜻을 나타낸 모양인가? '八'이야 말로 열에 가까운 수며, 둘로 나누어지는 가장 「마지막 짝수」니 '팔'의 모양은 자연히 「둘로 나누어 짐」을 나타낸 글자다. 예를 들면 나누는 것은 칼로 나누니 '分'이요, 내 것(코, 즉 나)이라 굳이 고집하지 않고 여럿이 나누어 쓰니 '公'은 PUBLIC이라는 뜻이며,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렸다'고 매도인과 매수인의 사이에 끼어 들어 양편을 일단 갈라놓고 흥정 붙이는 사람을 '介'자를 썼다. 그러니 '界'란 「밭과 밭 사이를 가르는 경계」를 말하며 '世'란 「三十」을 나타낸 글자라, 인간의 세대는 곧「삼십년이 일세」(三十年爲一世)임을 뜻함이다. 이렇게 보면 '字宙'라는 말이 공간적 의미(天地四方日宇)와 시간적 의미(往古來今日宙)를 포괄하고 있듯이 '世界'란 말 역시도 시간적 의미(世)와 공간적 의미(界)를 통괄하고 있는 말이다. '九'는 를 「十이라는 완성을 향해 인간이 갈 수 있는 구극(究極)의 숫자」니 '旭'은 「가장 빛나는 햇살」을 뜻하고, '究'는 「인간이 파고들어 보았자 6~9까지 갈 수밖에 없음」을 나타낸 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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