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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8 | [문화저널]
‘하나에서 열까지를 통달한 사람’ - 숫자에 얽힌 글자풀이 -
황안웅․향토사학자 (2004-01-29 14:46:16)
사방으로 나누어 진다는 뜻에서 ‘四’는 ‘口’에 ‘八’을 붙였다는 사실은 이미 말한 바 있다. 그런데 사방이란 동서남북을 일컫기 때문에 중심되는 중앙은 빠져 있다. 그럼 사방에 중심까지를 넣어 「오방」은 어떻게 나타내게 되었는가? 즉 사방에 중심을 합치면 오방인데 이 오방은 바로 모든 공간을 다 포함하는 포괄적 의미로 「공간의 완성」을 뜻하는 바, 이같은 완성의 뜻을 담은 글자가 ‘十’이다. 그러므로 십이란 글자는 모양 그대로 동서남북의 사방과 동서남북이 교차되는 중심까지를 포함한 것이다. 그렇기로 ‘十’은 공간의 완성, 나아가 단위의 완성을 나타내는 숫자다. ‘士’는 ‘一’과 ‘十’이 합쳐져 ‘하나에서 열까지를 통달한 사람’ 곧 「선비」를 뜻하는 바, 이 ‘士’에서 불어난 글자를 살펴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① ‘仕’는 공부하는 선비가 글을 읽어 끝내에는 벼슬길에 올라 사회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뜻으로 「벼슬」, 또는 「봉사하다」는 글자다. ② ‘志’는 글아는 선비가 지니고 나가야 할 곧은 「뜻」을 의미하는 글자다. ③ ‘古’는 십대(약 300년)를 입으로 전해온 이야기는 이미 호랑이 담배먹던 시절의 이야기라는 식으로 「옛날」을 말하는 글자다. ④ ‘汁’은 포도나 무같은 과채류에서 물기만을 온전히 빼낸 「즙」을 나타낸 글자다. ⑤ ‘針’은 무엇인가? 다음 아니다. 쇠붙이를 때리고 때려 바느질에 잘 쓸 수 있도록 반든 「바늘」을 뜻하는 글자다. 위와같이 ‘十’은 「완성」의 뜻을 지니고 있으며 위에 든 다섯글자 외에도 많은 예가 있겠으나 각설하고 넓다는 뜻을 지닌 ‘博’의 구조를 살펴보면 더욱 ‘十’에 지니고 있는 「완성」의 뜻이 밝게 드러난다. 즉 ‘甫’는 ‘田’(밭)에 ‘寸’(손)이 붙어 날만새면 밭에 나가 부지런히 일하는 사나이, 즉 「농부」를 뜻하는 글자로 ‘男’과 맥을 같이하는 글자다. 그렇기 때문에 ‘博’의 본디 뜻은 농사짓는 농부가 동서남북 뿐 아니라 바로 제가 머물고 있는 그 자리까지 손쓸 수 있는 모든 공간에 손을 써서 농사를 짓음을 뜻함이다. 「작은 손으로 넓은 땅을 가꿈」에서 곧 「넓다」는 뜻으로 널리 쓰이게 된 것이다. 사실 ‘千’이라는 글자도 실은 ‘人’(사람)에 ‘十’(열)을 덧붙여서 「많은 사람」이 본디 뜻이며, ‘白’은 ‘曰’(말하다)에 위로 한 획을 더그어 옛사람이 윗사람에게 「아뢰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百’은 백-하고 「한차례 아룀」을 뜻하는 글자다. 즉 열이 열번이면 꼭 한차례 완성되었음을 알리는 관습이 있었음을 엿볼 수 있는 글자다. 다시 ‘萬’은 본디 전갈과 같은 갑충류를 본뜬 글자로 이같은 종류는 한번에 새끼를 수만마리 친다는 의미에서 「일만」이라는 뜻으로 쓰게 이르렀으니 ‘萬’과 합치는 글자속에는 「많다」는 뜻과 더불어 「사납다」는 뜻이 있다. ‘億’은 「사람」(人)의 「뜻」(意)밖에 있는 엄청난 숫자를 의미하며, 이에 대하여 ‘兆’는 거북을 태워 미래를 짐작코자 할 때 등뼈에 갈라진 수많은 「실금」의 모양을 그대로 본뜬 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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