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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9 | [문화계 핫이슈]
서예의 오늘, 그 가능성이 보였다 ‘92 서울국제현대서예전 ․ 제3회 전라북도 서예대전
김연희 ․ 문화저널 기자 (2004-01-29 15:09:17)
무더위를 식혀줄 만한 대형 서예전시회 ’92 서울국제현대서예전과 제3회 전라북도 서예대전이 7월말에 이어 8월초에 열렸다. 현대서예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92 서울국제현대서예전은 예술회관에서 한국현대조형서예협회 주최로 열렸다. 「현대서예의 잔치마당」으로 불린 이번 국제전은 중국․홍콩․중화민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일본․미국․한국 등 8개국 77명(국외 33명, 국내 44명)의 서예인들이 참가했다. 현대서예가 회화의 한 영역으로서 조형예술에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언어의 형상화 속에 담겨 있는 메시지를 직접 찾게 하는 효과를 극대화시킨 작품들이 풍성했다. 이번 전시는 기존의 서예가 갖는 문자 형태의 정형을 뛰어넘어 표현공간 전면적인 차원으로 해체되어가는 조형의식을 선보이는 최초의 계기로 서예사와 예술사적인 측면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또한 각 나라의 독특한 정서를 바탕으로 한 독창적 예술세계가 집약된 이번 전시는 그동안 전통서예의 미의식과는 또 다른 회화적 양식의 새로운 실험정신이 서예예술이 지니고 있는 무한한 생명력과 가능성을 참신한 실험으로 전해주고 있다. 미술평론가 최병식씨는 “그 동안 비교적 초기 단계에 있어온 국내 현대서예의 실험운동이 이번 계기를 통해 중국, 대만, 일본, 홍콩, 싱가폴, 말레이시아, 미국까지 8개국에 걸쳐 상호비교의 계기를 마련하게 된 점은 작게는 현대서예가들의 허실을 새롭게 정리해볼 수 있는 계기이자 크게는 전 동양예술 차원에서 서예가 얼마만큼 직간접적인 차원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유해왔고 또 새로운 가능성을 가하게 되는 획을 그었다”고 평했다. 국제문화로 발돋움하고 있는 서예의 예술성을 당당히 인정받아가고 있는 지금 조형서예의 가능성을 확인받은 이번 전시에는 한국작가 44명중 전북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수현, 조용희, 정판기, 전복남, 김승방, 이철우, 이용, 여태명씨가 초대되었다. ’92 서울현대조형서예전에 이어 전북의 서예인 등용문으로 자리잡은 제3회 전라북도서예전이 8월 1일부터 6일까지 예술회관에서 열렸다. 총 271점이 출품되어 그중 대상을 받은 1점, 우수상 1점, 특선 23점, 입선 142점 등 입상작 167점과 초대작가작품 23점이 전시된 이번 전시회는 90년 전북서예협회 전북지부가 지역에서는 처음 실시한 이래 세 번째 가지는 서예대전으로 서예부문만을 단독으로 민간단위로 실시하는 공모전으로 역량있는 신인발굴, 서예인구 저변확대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평이다. 전북지역 서예의 튼실한 맥을 반영하는 수준높은 작품과 전통을 바탕으로 현대적 감각이 투영된 참신한 작품들이 많이 선보여 전북지방 화단의 우수성을 드러내주는 좋은 기회로 평가받고 있는 이번 전시는 고답적이고 천편일률적인 작품들보다 창의성이나 실험성이 두드러진 작품들이 많이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특히 대상을 수상한 손현주씨의 한문전서「한용운 선생시」나 우수상을 받은 황호준씨의 한문행초서 「부령포구」등은 전문서예인 발굴의 수확으로 꼽히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신인들이 새롭고 참신하게 선보인 작품들과 초대작가로 선정된 22명의 작품들이 선보여 전북서예의 현실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한편, 89년 한국서예협회 전북지부가 창단될 당시부터 문제점으로 지적된 미술협회내의 서예분과와의 위상정립 등이 아직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점, 이 지역 중견서예인들의 의견수렴의 불충분으로 참여하지 않는 계파가 있는 등 이 지역 서예계의 뿌리를 튼튼히 내리기 위한 과정이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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