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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9 | 연재 [문화와사람]
우리의 정서와 민족의 뿌리를 찾아 ‘남원악회’
송화자(2004-01-29 15:37:34)


전라도 지방을 예향이라 말한다면 그 중에서도 국악의 고장을 으뜸을 남원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조선후기 순조, 헌종, 철종때 판소리 명창으로 가왕의 칭호를 받은 동편제의 시조이자 진양조장장단의 완성자인 송흥록이 남원군 운봉면 비전리 출신이며 그밖에 판소리의 비조라고 일컬어지는 권삼득도 익산 출신이기는 하나 남원에서 소리를 완성시켰고 유성준과 그의 생질인 김정문 그리고 이화중선과 그의 동생 이중선이 모두 남원의 판소리를 완성시킨 주역들이었다는 사실과 현재까지도 그 소리의 맥을 면면히 이어온 강도근 명창 역시 바질 수 없는 이유이다. 판소리 뿐 아니라 신라시대 거문고 명인 옥보고선생이 남원군 운봉면 옥계동 계곡에서 50년간 거문고를 수련하고 속명득에게 이를 전수했으며 속명득은 다시 귀금 선생에게 전수하여 오늘날의 거문고가 그 명맥을 이을 수 있었다는 사실들만으로도 충분하리라. 또한 1950년 국악원법이 제정된 이후 남원국악원이 문을 열고 어려운 상황속에 1979년에 금암봉아래 자리를 잡게 되었고 1983년 시로 승격이 되면서 남원시립국악원으로 승격되어 월 팔천원의 회비로 모든 실기습득의 기회를 제공 해주는 사실도 그 빼어놓을 수 없는 이유일 것이다. 이러한 외적 요인들이 이 지방에서 익히고 쌓아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젊은 국악인들로 하여금 남원국악회를 창단케 하였다. 서울, 광주, 전주, 대전 등에서 중요 역할부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은 국악의 고장이라고 자부했던 고행이 풍부한 문화 유산을 가지고도 향토 음악을 위한 전문적 단체나 활동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을 염려하여 작은 힘이나마 되어 보고자 절실한 애향심을 가지고 필연적으로 자리를 같이 하였다.
이들은 남원지방의 전통 음악 활성화와 보급을 위해서 회원 개개인의 깊이 있는 연구와 연습을 통해 민족음악의 창달에 기여함을 그 목적으로 삼았다.
91년 올 춘향제 행사 때 판소리가야금 사물놀이 대금연주의 공연을 가졌으며 85년 국립국악원 연주단을 초청하여 연주했던 춘향제례악(김기수작곡)을 경제적 사정으로 그후로 지속시키지 못했던 것을 충실히 재현하여 이들에게는 어쩌면 필연적으로 주어진 작업이라 생각되어 주악을 맡아 남원지방 축제 전통문화 행사의 중요부분으로 활약한 바있다. 또한 한국이 여인상을 뽑는 춘향뽑기대회때 후주도 맞았고 지난 7월 29일부터 8월 10일까지 하계 전통음악 강습회를 개최하여 60명의 수료생을 탄생시켰다.
회원은 23명으로 출발하였고 현재 각 국악단체나 교육현장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을 정회원으로, 대학에 재학중인 사람을 준회원으로했다. 각자 객지에서 활동을 하는 가운데 연 2회의 정기연주회를 가지며 연2회 전통음악 강습회를 갖는 것을 기본사업으로 삼아 올 하반기 12월말 제2회 강습회를 가질 예정이다. 그리고 정회원들은 월5,000원씩 회비를 부담하기로 하고 필요에 따라 경비를 부담한다. 거의가 시립국악원출신이기 때문에 현재 국악원장으로 재직중인 박재윤원장을 고문으로 사무실도 국악원內에 두었다. 박재윤 원장은 그동안 뿌린 씨를 거두어들이지 못함을 안타까워하며, 앞으로 우리의 정서를 간직하고 민족의 뿌리를 찾는다는 마음으로 남원악회의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다짐했고 이 지역 출신 안숙선 명창도 적극적인 참여 와 후원의 뜻으로 후원금을 내놓아 남원악회의 전도는 더욱 탄탄해 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모든 문화가 서구 지향적이 되고 나폴리 민요 산타루치아는 즐겨 부르면서 우리민요 도라지타령은 촌스러워 하는 뿌리 잘린 우리 민중들에게 뿌리를 내리게 하는 작은 힘드이 이렇게 서로 붙잡고 애를 쓰는 것을 사뭇 이방인 보듯 바라보는 사람이 있을까 염려 스럽다. 아직은 모든 것을 (사무실, 연주실…)국악원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나 아직까지도 유교사상에 빠져 받아들이기를 꺼려하는 시민들의 생활 속으로 뿌리내려야 한다는 외로운 사명감에 어려운 여건이나 바쁜 생활도 큰 방해물로 여기지 않는다.
올 해 남은 계획으로는 제1회 정기연주회를 10월중에 가질 예정이며 겨울방학을 이용해(강습생들의 편의를 위해)강습회를 한번 더 가질 계획이다.
이제 94년에 문을 열게 될 남원국립국악원은 국악이 고장으로서 그들의 고향을 더욱 더 튼실하게 해줄 것이며 지방국악이 심장부역할을 담당하는 요지로 만들 것이다. 남원악회 회원들의 조그만 애정이 한국 속의 남원을 세계 속의 남원으로 발돋음하게 하는 보이지 않는 초석으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한 고을의 전통정서운동에 앞장서 가는 모임체로써 온 고을에 우리 것을 사랑하는 마음을 전해주기를 바란다.
남원악회의 회장은 현재 시립국악원 판소리강사 전인삼씨이며 부회장은 국립국악고등학교에 재직중인 김명자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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