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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9 | 칼럼·시평 [시]
권강주(2004-01-29 15:39:07)


권강주


저 門 굳게 닫힌 저 빗장. 오, 저 官城의 門과 같이 육중한
저 사내. 감색의 작업복 위에 흙먼지 얼룩진 저 사내 얼마나 서 있었을까.
오래도록 닫힌門앞에서 사진처럼 버텨선 저 사내.
마치 한번도 열린적 없는 듯한 저것은 처음부터 門이 아니라 두꺼운壁이었던 것처럼
침묵하는 저 입. 세상을 행하여 혹은 내안을 행하여 武器庫처럼 감겨 있는 저 입


저 門 굳게 물린 저 빗장
오, 저 궁성의 門과 같이 육중한
천등처럼 포성처럼 차라리 철벽을 두드리듯 울리듯 그러나 열리지 않는
도무지 내막을 알 수 없는 깜깜한 저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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