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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2 | [건강보감]
담배 중독증
황익근 / 전북대교수․정신의학(2004-02-03 11:15:01)
담배의 주성분은 니코친인데 바로 이 니코친이 담배중독증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알콜중독증이 질병인 것과 마찬가지로 담배중독증 역시 질병에 속한다. 과거에는 술이나 담배를 기호식품이라 하여 굳이 약물로 분류하지 않았다. 그러나 의학의 발달로 이런 물질들이 식품이 아니라, 인류의 건강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습관성 물질임이 밝혀 지면서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습관성 물질이란 그것의 사용을 중단하면 신체적 혹은 정신적 고통이 발생하기 때문에 다시 사용하지 않고는 못 견디는 그런 성질을 가진 물질을 말한다, 흔히 많은 흡연자들의 경우 쉽사리 담배를 끊을 수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실제 성공적으로 금연을 실행하기란 매우 어렵다. 그 이유는 담배의 주성분인 니코친이 그만큼 습관성이 강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담배가 우리 주변에 너무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담배를 끊을 수는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것이 오래 지속되지 못하는데 있다. 실제로 연구자료에 의하면 흡연이 습관화되어 있는 담배중독자들의 경우, 금연을 선언한 뒤 6개월 이내 50%가 재발(재흡연)하고, 1년 내에는 70%가 재발한다. 금연 기간이 적어도 1년을 넘어야 완전금연의 확률이 높아진다. 나의 개인적인 경험에 의하면 주변에서 완전히 금연한 골초(담배중독자)를 거의 본 적이 없다. 물론 매우 의지가 강한 몇 사람의 예외는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 재흡연한다. 심지어는 담배를 끊지 않으면 생명이 위협받을 정도의 심각한 질환을 앓고 있으면서도 의사의 권유를 무시하고, 계속 흡연하는 것을 보면 그 중독성이 가히 살인적임을 실감한다. 담배는 기관지염, 폐기종, 관상동맥질환, 말초혈관장애, 간기능장애, 그리고 폐암 등 여러 질병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특히 흡연자의 경우,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 발생율이 매우 높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요즈음 선진국에서의 흡연자는 거의 정신장애자 취급을 당한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줄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일종의 마약중독자 비슷하게 취급하고 있고, 정신의학의 질병 분류표에서도 담배중독자는 미약중독자와 같은 서열에 놓고 있다. 실제로 심리학적 차원에서 보면, 마약중독자나 알콜중독자 혹은 담배중독자는 오십보 백보의 차이에 불과하다. 요즈음 청소년들 사이에 흡연인구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는데, 성인 마약중독자들의 경우 대부분 청소년기에 흡연을 시작한 경력이 있고, 점차 대마초, 본드, 신나, 부탄가스 등을 흡입하다가 급기야는 히로뽕이나 아편에 손을 대는 것을 볼 때 청소년층의 흡연은 매우 우려할 만한 일이다. 물로 나는 끽연자를 무조건 비정상적인 사람으로 매도할 의사는 조금도 없다. 때에 따라서는 담배를 피울 수도 있다. 그러나 흡연이 자신의 건강을 해치고 나아가서는 주변 사람에게까지 불쾌감을 줄 우려가 있을 때는 과감히 절제할 수 있어야 함을 강조하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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