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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3 | [문화저널]
꼬부랑 자지 제 발등에 오줌눈다.
김 두 경/ 편집위원 ․ 서예가 (2004-02-03 14:11:34)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기지개를 켜며 나온다는 경칩도 지나고 매화꽃도 피었습니다. 본래는 우리 자식이었다지만 사쿠라라고 일본놈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벚꽃도 피려합니다. 폭정의 겨울이 물러가고 문민시대의 화창한 봄 햇살이 동녘을 붉게 물들이며 밝았습니다. 무궁화 꽃을 기다려 봅니다. 군화발에 짓밟혀 숨죽이다가 아예 황천길을 넘어버린 줄 알았던 우리의 꿈이 세월이 흐르다 보니 군화를 밀쳐내며 살아있었노라고 인사합니다. 너무 반가워 꿈인가, 영화나 환등기를 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착각이 들기도 합니다. 군화가 한곳에 너무 오래 부돈자세를 취하다 보니 오금이 저려서 조금 움직인느 순간에 아직 죽지 않고살아있는 것을 보았는지 진정 군화를 밀쳐낸 것이가는 분간이 안서기 때문입니다. 어떻든 우리의 꿈이, 싹이 살아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이제는 밀치며 헤치며푸르게 굳세게 자라서 미국놈 일본놈군화, 미국과 일본놈 군화 본떠서 만든 우리 군화까지 모두 썩혀서 거름으로 삼고 굳세게 힘차게 자라기를 숨죽이며 기대해 봅니다. 옛 말씀에 "꼬부랑 자지 제 발등에 오줌눈다"는 재미있으면서도 불송곳 같은 말씀이 있지만 어디 우리 겨레가 선천적으로 꼬부라졌다던가요. 앞서서 오줌 누어야 할 그분도 그렇거니 우리와 모두도 마음씨가 부처님 한가지요. 신선들 놀음이다보니 도무지 성 잘낼 일 없고 잠깐 잠에 취하여 곤하다 보니 이리 눌리고 저리 눌려 잠시 꼬부라졌을 뿐이지요. 그 어느나라 잡놈들처럼 진데를 누비다가 병들어 옆으로 새거나 소추때부터 잘못된 것은 아니니까 잠자며 축적한힘차고굵은 오줌 한줄기면 발등에 떨어지기는 커녕 백악관 안방에 놓인 요강에 까지정확하게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을 기대해 봐야지요.설령 어쩌다 발등에몇방울 떨이진들 대순가요. 우리는 그때 그시절에 흘러내리는 코를 일순간에 목구멍으로 넘기느 실력을 가졌거니와 연습도 그만하면 충분히오줌 몇방울 떨어진거 입은채 무엇 빠지게 뛰다보면 대충 마르는 것 아닙니까. 마르고 나면 어디 물인지 오줌인지 분간이 가던 가요. 똥도 뭉개도 보면 딱지처럼 떨어진다는 것을 전아무개가 뭉갠 광주똥이 노아무개를 지나면서 거의 떨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듯이 말입니다. 큰 눈이 전국에 고르게 오시던 날에는 대선표가 그렇게 쏟아졌더라면 나라의 운세가 바뀌었을 터나고, 바다는 뒤집히지 않더라고 눈보라치는 밤바다에서 어리석고 야속한 백성들이 얼마나 가슴아팠습니까. 잠들지 않고 꿋꿋이 지켜온 잠시도 꼬부러지지 않은 힘찬 그래서 뉴욕이건 워싱턴이건 도오쿄건 북경이건 정확히 떨어뜨릴 수 있는 우리를 기대했지만 이미 우리는 발등에 몇방울 떨구었으니 어쩔텐가 마륵 나면 흔적 없기를, 터지고나면 발등에 떨어지는 일이 다시 없기를 기대할 밖에 그도 우리도 선천적인 것이 아닌까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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