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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3 | [특집]
전문서점, 왜 자리잡기 어려운가
송 연 희 / 금강서점 대표 (2004-02-03 14:23:24)
현대의 우리사회는 60년대부터 공업화 위주의 정책에 의해 농촌의 인구는 계속적으로 감소하고 도시는 대비해져 기형적인 도시형성이 가속화된 자본주의의 형태를 띤 사회이다. 농촌 인구의 도시유입으로 신도시가 생겨나고 도시는 계속 팽창하고 있으며 모든 기관, 학교 및 상권이 도시로 집중화 되면서 농촌피폐화는 더욱 가속화되고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 5일장은 점차 사라져 가고 있는 현실이다. 자본주의 사회는 자본의 논리만을 철저히 앞세우고 있어 도시의 상권은 갈수록 전문화, 대형화와 더불어 종합화되어 가고 있다. 인류역사의 발전과정을 보면 문자가 생김으로 인해 기록이 남겨지고 종이 기술이 발달하면서 점차 기록들은 책으로 엮어져 왔다. 책을 개괄적으로 분류하면 학습교육 즉 제도교육에 필요한 학습서와 인간 삶의 지혜를 모으고 마음의 양식이 되는 잡지를 포함한 교양도서와 이를 좀더 구체화 체계화하는 전문 도서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위의 분류된 학습서는 주로 국민학교, 중.고등학교, 대학 등에서 필요로 하는 책으로 그 대상이 많기 때문에 전주의 경우 1백여 남짓되는 서점가운데 대부분의 서점이 여기에 매장과 매출을 의지하고 있다. 이들은 거의가 영세규모이며 지역의 대형서점이나 총판내지 도매상에서 책을 공급받고 있는데 이 또한 수요에 비해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에 따른 유통구조로 인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음으로 잡지는 대부분 지역에 공급처가 있어 필요에따라 주문할 수 있으나. 교양도서등은 서울의 도매상 내지 지역도매 상에서 공급받기 때문에 그 부담이 커 많은 서점들이 제대로 책을 갖추고 있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음으로 전문도서를 꼽을수 있는데 이 역시 출판사에서 직접 공급받는 경우를 제외한 일반서점에 서는 그리 쉽게 갖추지를 못하고 있다. 전문도서의 하나인 사회과학의 경우, 70년대 주 독자층 및 참여자는 대학생을 포함한 지식인의 주류를 이뤘으며 책 또한 한정되어 있어 객관화 및 대중화를 이뤄내는데는 다소 미흡하였다. 그러나 80년도 민주화 물결속에서 특히 5.18광주민중항쟁을 기화로 사회과학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날로 확산되었으며 이론의 정립으로서의 만족이 아닌 실천적 산체험이 삶과 함께하는 사회과학으로의 대 전환을 맞게 되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5공 정권이 들어서면서 직,간접적으로 많은 탄압과 압력이 양존하여 많은 어려움이 존재한게 사실이나 국민의 의식수준은 날로 향상되어 출판 역시 활기를 띠고 학문의 수준도 계속 높아져 급기야 사회과학은 87년 6월 항쟁의 견인차 역할을 해냈다. 그후 동구공산권의 장벽이 무너지고 그 여파로 인해 소련도 민주화 물결이 소용돌이 치면서 국내의 사회과학에 대한 인식은 새로운 가치관과 주체성 정립을 위해 노력하는 수준의 단계에 이르렀다. 90년대에 들어 사회과학의 경향은 지식인 중심의 한계를 극복하고 각 계각층의 다양한 목소리와 논리가 함께 어루러지는 다 변화된 양상으로 전개되었으며 특히 경직되고 딱딱한 전근대적 사고를 지양하고 현장체험 및 경험과 삶속의 진면목을 리얼하게 표현함으로써 좀더 만은 사람이 대중적으로 이해하고 습득해 나가고 있다. 현재 전북도 내에 많은 서점들이 존재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리고 그 주된 이유는 자본의 한계와 몇몇 대형서점들의 독과점에 따른 유통구조상의 문제에 있으며 지나치게 학습서에 의존하는 것도 큰 이유중의 하나라고 판단된다. 시장경제의 원리상 경제에 살아 남기 위해서는 개별 서점의 주인이 적극적인 의지를 바탕으로 다양화된 독자층의 취향을 고려하여 서점의 형태를 각기 다양하게 갖추어야 할 것이며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전문화를 추구하고 그 생명력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각 계층의 알찬 욕구를 담아내 도민의 의식을 향상시키고 나아가 서점자체도 삶의 질을 높여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기존에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자들은 일정하게 양보하고 자신들의 희생을 할애함으로써 더욱 알찬 결실을 맺으리라 확신한다. 한 나라의 문화수준을 평가하는 척도로 그 나라 국민의 독서량이 얼마나 되는가 측정하기도 한다. 현재 우리 국민의 독서량은 이웃나라 일본에 비해 현저하게 뒤져있으며 전국주요 시도별 책 판매량을 볼 때에도 전국이 가장 적에 나타나는 지역 중 한곳이란다. 물론 여기서 논하는 책은 학습서를 제외한 것을 말한다. 전주는 이웃광주에 비해 4분의 1에 불과하고 대전, 인천, 대구, 부산에 비하면 그 편차는 더욱 크게 난다. 물론 그 이유중에 하나로 타 지역에 비해 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이어서 구매력이 한정되어 책을 구해보기가 힘든 점을 꼽을 수 있겠다. 그러나 결코 그 점이 핑계거리가 될 수는 없다. 음식점, 다방, 술집 등은 지역경제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1993년은 책의 해이다 그간에 우리 출판문화도 괄목할만한 성장을 해왔다. 이를 토대로 우리국민도 좀더 많은 다양한 책을 접할 수 있도록 부단한 각자의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지역 사회속에세의 서점들도 각별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겠다. 고객 한사람 한사람이 필요로 하는 책은 소중한 책이라 생각하고 꼭 볼 수 있도록 하는 노력과 너무 지나친 사업근성이 아닌 건전한 문화공간으로서의 자리매김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되겠고, 전문성을 살리는 공간으로 자리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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