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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3 | 칼럼·시평 [시]
우리가 환장한게 아니다
진동규(2003-09-08 11:17:18)

구 뭔가하는 일본놈이 찍어 온
금강산 백두산 두만강 사진전을 보러갔다.
유료 미술관을 단체 할 일하여
아이들을 인솔하여 갔다.
운해에 잠긴 봉우리 봉우리 하며
햇살에 반짝이는 단풍나무 잎이며
두만강변 원시림
어떤 나무는 쓰러져 찍어가고
거기 다시 새 숲이 울창하고
백두산 천지 검푸른 눈물 눈물
아이들은 오백원어치 씩 감격을 하지만
괜히 내 입에서는 구 뭔가하는 일본 놈

그놈 욕만 튀어 나온다
우리가 환장한 게 아니야 이놈아
네놈 사진은 예술이 아니야 이 똥돼지야
아름다움이 뭔지 모르거든 차라리
비오고 바람치고 눈 내리는 것
썩어가는 이정표 같은 것
이정표 밑 돌무더기 같은 것
거기 떨어진 눈에피꽃
그런 것 찍어 와 이놈아
그러면 미술관에도 펄펄 눈 내리고
바람치고 또 비 내려서
예쁜 눈에피꽃 피어 만나리
피어 만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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