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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9 | 특집 [특집]
지방자치시대의 교육-교육자치제가 실현되면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나
김 민(2004-01-29 15:51:08)


현행 교육자치법만을 가지고 무엇이 어떻게 달라질가를 전망하는 것은 많은 한계를 갖는다. 교육자치제의 본질적 의미, 변천과정, 형행 교육자치법의 문제점, 교육위원회의 역할, 이러한 여건속에서 단위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변화에 대하여 알아본다.

Ⅰ. 교육자치제의 본질적 의미

첫째, 교육자치제의 실시는 교육행정의 지방분권화를 통해 지역교육을 활성화할 수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교육은 국가권력에 의한 독점적 통제를 받아 오면서 교사, 학생, 학부모 등의 교육주체세력들의 권리와 의사가 차단되는 관료적 권위주의의 형태를 드러내 왔다. 이러한 권위주의적 교육체계하에서는 교육정책이 중앙에서 획일적으로 결정되어 지역단위, 또는 학교단위의 특수성에 부합되는 자율적인 교육과정 편성이나 교육계획 등은 아예 불가능하고, 오직 지시에 대한 복종만 요구될 뿐 창의력은 요구하지 않는다.
교육자치제는 이러한 관료적 권위주의․획일적 통제, 권력편향성을 불식시키고 ‘아래로부터의 의사결집’ 과 이의 ‘상향화’를 지향, 국가로부터 교육의 자율성을 획득하는 것이다. 이것은 국가 권력의 의사만이 일방통행적으로 관철되던 ‘교육통치구조’를 사회 여러집단의 다양한 의사로 반영할 수 있는 ‘교육정치구조’로 바꾸는 것이다. 즉 교육에 관한 제반 사항을 결정하는데 있어 지역주민의 의사를 수렴할 수 있는 정책결정통로를 민주화하는 것이다.
둘째, 지역교육이 주민통제를 받게 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지역사회에서 교육문제가 발생해도 지역내에서 해결되지 못하고 중앙에서 사건화 시켜야 해결되었다. 그러나 이제 지역사회의 교육에 관한 의사결정이 소수권력자나 그 대리인 또는 지방의 유력자 등에 의해 이루어져서는 안되며, 주민 구성원 모두에 의해 결정되고 통제되어야 한다. 이 원리가 적용될 때 교육의 중앙통제를 배제하고 지역주민이 교육을 통제할 수 있는 통로가 열린다.
셋째, 교육에 대한 정치적 관심을 고양시킨다.
교육이 정치권력에 종속되어 왔던 것이 엄연한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이의 극복을 위한 교육주체세력의 결집과 의사결정체제에 참여하는 것을 ‘교육의 정치적 중립’ 이라는 미명아래 그동안 엄격하게 차단하였다. 그러나 이제 교육에 관한 제반 사항을 결정할 경우 그것이 학부모, 학생, 교사 등 주체들에게 미칠 영향과 구체적 의미가 무엇인지를 깨닫고, 그것을 정치권력이나 교육정책 입안자의 전유물로 내맡기지 않으면서 조직적 단결을 통해 집단적 의사를 관철시킴으로써 교육에 대한 정치적 공간이 더욱 넓어진다.

Ⅱ. 교육자치제의 변천과정

우리나라에 교육자치제가 실시된 것은 정부수립 이후이지만 그 태동은 미군정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48년 8월 12일에는 「교육구의 설치」「교육구회의 설치」등을 내용으로 하는 군정법령들을 선포해 교육자치제를 시행하려하였으나 사흘뒤 정부수립으로 사문화 되었다.
1949년 교육법 제정으로 규정된 교육자치제는 지방자치제 실시를 전제로 한 것이어서 지방자치가 사작된 1952년에 역사적인 첫 시행을 맞게 된다. 그러나 이시기의 교육자치제 실시는 정치적 목적에 따라 이루어졌으므로 시행의 제반여건이 갖춰지지 못했고 형식에 있어서도 교육위원 선출방식이 주민직선에서 지방의회에 의한 간선으로 바뀌었으며 교육위원회의 권한은 약화되고 지방자치단체의 영향력이 강화되어 교육이 자유당 정권에 봉사하고 병합되게 하는 제도적 장치로서의 의미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5․16군사쿠테타는 그나마 있었던 교육자치제의 형식조차 폐지해버리고 교육행정을 완전히 내무행정에 흡수시켜 버렸다. 그러다가 군사정권은 민정이양 무렵 계속 집권을 위한 대국민 유화제스쳐의 일환으로 1964년에 교육자치제를 부활시켰다. 이시기 교육자치제는 사실자치의 내용이 없는 이름뿐인 자치제였다. 시․도단위에 합의제 집행기관의 성격을 갖는 교육위원회는 지방의회에서 선출하는 5명의 위원과 당해 지방자치단체장인 시장․도지사와 교육감이 당연직 위원이 되고 지방자치단테장이 의장을 겸하도록 돼 있었다. 그러나 이 시기에는 지방의회가 구성된 적이 없었으므로 교육위원들은 시장과 도지사 공천으로 문교부장관이 임명하였다. 따라서 교육위원회는 주민의 교육에 관한 의사수렴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구조였으며 대통령이 임명하는 문교부장관-교육감-교육장등 하부행정조직으로 이어지는 관료조직만 존재하였다. 이같은 교육행정체계는 지난 88년 4월 교육법개정으로 법률적으로는 폐지되었으나 지방자치제의 미실시로 계속 유지 되었다.
91년, 지방자치제가 실시되고, 3월 26일자로 지방교육자치제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어 지금까지와는 다른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조금도 다름이 없는 형식적 교육 자치제가 실시된다. 결론적으로 교육자치제의 변천 과정은 집권세력의 정치적 필요에 따라 실시, 폐지․형식적 부활, 개편을 거듭하였다.

Ⅲ. 현행 교육자치법의 문제점

첫째, 지방자치법은 외형적인 측면에서 단체자치와 주민자치의 원리를 갖춘 반면 교육자치법은 외형상으로도 단체자치와 주민자치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즉, 교육자치의 단위를 시․도에만 한정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시․군․구의 단체자치가 부정되고 있으며 교육위원과 교육감을 주민이 직접 선출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 지방의회와 교육위원회에서 간선하고 있도록 하고 교육행정에 주민이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어떠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주민자치를 부정하고 있다.
둘째, 교육행정에 의한 중앙집권적 통제구조를 그대로 온존시키고 있다.
교육자치법은 교육위원회에 대하여 지도권, 보고징수권, 재의 요구지시권, 대법원제소지시권, 권한쟁의조정권, 부교육감 임명권,지휘․감독권 등의 행사에 대한 행정적 통제뿐만 아니라 대통령등의 법규명령제정을 통한 입법적 통제, 그리고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및 지방교육양여금의 배분을 통한 재정적 통제를 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즉, 교육부장관은 지방의회나 교육위원회의 의결이 법령에 위반되거나 공익을 현저히 저해한다고 판단될 때 교육감으로 하여금 재의를 요구토록 할 수 있고, 재의결된 사항이 여전히 법령에 위반된다고 판단될 때에는 교육감으로 하여금 대법원에 제소케 할 수 있다. 이때 그 의결의 효력은 대법원의 판결이 있을 때까지 정지된다.
또한, 교육감은 국가의 위임사무는 교육부장관의 지휘감독을 받는다. (현재 교육행정사무의 절대부분이 국가의 위임사무임) 뿐만 아니라, 교육장관은 교육감의 명령․처분이 법령에 위반되거나 현저히 부당하여 공익을 저해한다고 인정될때에는 기간을 정하여 시정을 명할 수 있고 이행하지 않을 때에는 그 명령․처분을 취소․정지 할 수 있다.
셋째, 중요 의결권은 시․도의회에 있으며 교육감에게 교육위원회에 대한 각종 통제수단을 부여하고 있어 교육위원회의 무력화 가능성이 크다.
즉, 교육위원회가 의결권을 갖는 사항에 대해서 교육규칙을 제정할 권한을 부여하고 있으며, 교육위원회가 제출한 예산안을 의회가 수정하고자 할 때에는 미리 교육감의 의견을 듣도록하며, 나아가 교육감도 의회가 의결한 조례안에 대해 재의를 요구할 수 있으며 재의결된 사항이 법령에 위반된다고 판단될 때에는 대법원에 제소할 수 있으며, 이 때 그 의결은 판결이 있을 때까지 효력이 정지된다.
넷째, 법령․재정상의 문제이다.
자치단체가 처리하는 사무의 대부분이 중앙정부의 직접 지휘․감독을 받아야하는 기관위임사무(국가사무)에 해당하고, 자치사무는 지극히 한정되어 있다. 따라서 자치단체가 제정할 수 있는 조례의 범위와 내용은 결국 국가 사무의 집행을 보완하는 수준에 머무를 수 밖에 없다.
재정상의 문제를 보면, 90년 전국지방교육재정 예산규모를 부면, 문교예산으로부터의 재원이 76%(3조8천억원), 교육청의 자체수입이 18%(9천억)이다. 교부금과 전입금이 각각 교육부장관과 자치단체장의 임의로 편성되며, 단지 교육청 자체 수입만이 교육감이 자율적으로 편성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자치단체의 교육재정자립도는 평균18%에 불과하다.
새로이 신설된 지방교육양여금의 각 시․도별 배분기중도 교육부장관이 정하는 것이므로 사정이 달라질 것은 없다. 재정이 중앙정부의 자의적 배분에 얽매여 있는 한 교육자치제가 제 역할을 다 할 수는 없을 것이다.

Ⅳ. 교육위원회의 역할

그럼 교육자치제 교육위원회는 아무 할 일 없는 것인가? 매우 제한된 범위지만 교육위원회의 역할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교육위원회는 ①조례의 제정과 개폐 ②예산안의 심의․확정 ③결산의 승인 ④특별부과금․사용료․수수료․분담금․가입금 등의 부과와 징수에 관한 사항 등은 시․도의회에 의안의 상정권만을 갖는다. 반면에 교육에 관련된 ①기본재산 또는 적립금의 설치․관리․처분 ②중요재산의 취득․처분 ③공공시설의 설치․관리․처분 ④청원의 수리․처리 등은 교육위원회가 의결권을 행사한다.
결국 시․도의회가 교육위원회간에 의결사항이 분담되어 있는 데 핵심적 사항(조례의 제정․개폐, 예결산, 각종 부과금 징수 등)에 대해서 교육위원회가 최종적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교육위원회는 별로 할 일이 없다는 성급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①이들 안건에 대한 발의를 교육위원회가 시․도의회에 대해서 배타적으로 행사할 것이라는 점 ②교육위원회가 시․도의회보다 전문성에 있어서 우월하다는 점 ③현행 선출방식상 시․도의회나 교육위원회의 정치성향간의 별 차이가 있을 수 없다는 점 등 때문에 교육위원회가 실질적 의결기능을 할 가능성이 크다.
둘째, 교육감의 관장사무라 할지라도 그것이 자치사무에 속하는 한 교육위원회는 그들 사무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셋째, 교육에 대한 중앙집권적 통제를 유지시켜왔던 각종 행정규칙(교육부훈령․예규 등)을 조례의 제정을 통하여 폐기시킬 수도 있다. (예, 초․중․고등학교 육성회 관리지침)
넷째, 교육위원회는 시․도의 교육에 관한 사무를 감사하거나 조사 할 수 있다. 그리고 감사 또는 조사나 별도로, 시․도의 교육감과 관계공무원을 출석시켜 교육에 관한 행정사무의 처리상황을 보고하게 할 수 있다.
다섯째, 교육위원회는 자체적으로 소위원회 운영을 활성화하여 교육주체와 주민을 대폭 참여시켜 민주적인 교육행정을 확보할 수 있다.

Ⅴ. 단위 학교의 운영에 나타날 변화

교욱자치법은 단위학교의 운영에 대해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교육법 등 교육관계법령에 어떤 변화가 없는 한 종전의 방식대로 시․도교육청-시군자치구교육청-교장-교사라는 계서적 명령계통에 의해서 단위학교의 운영이 이루어 진다.
그러나 시․도의회가 제정하는 조례에 의해서 단위학교 안에서도 나름대로 자치공간을 모색할 수 있다. 그 예로 다음과 같은 것이 있을 수 있다.
첫째, 중앙정부 또는 시도로부터 단위학교에 배정되는 학교경비가 용도별 항목을 정하지 않은 채 총량으로 주어질 때, 시․도의회가 그 산 편성권을 단위학교에 주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조례를 제정할 수 있다.
둘째, 육성회비에 대한 예산편성권은 단위학교의 고유 권한이라 볼 수 있으므로 조례에 의하지 않고서도 교무회의 등에서 예산을 편성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교원인사에 대해서 조례를 제정할 수 있는 영역은 협소하나 임용권 또는 임명권의 본질을 침해하지 않는 한도 안에서 인사업무에 대한 단위학교 교무회의 등의 권한을 인정하는 조례를 제정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현재 단위학교별로 설치되어 있는 교원인사(자문) 위원회에서 심의․자문사항으로 하고 있는 것을 의결 또는 동의사항으로 변경하는 것이다.
넷째, 학교시설의 운영이나 교육과정의 세부적 기준을 마련하는 것은 학교를 설치․운영하는 시․도의 권한에 속하기 때문에 상당한 자치공간이 확보될 수 있을 것이다.
이상 살펴본 바에 의하면 몇 가지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교육법을 비롯한 제반 관계법, 재정, 지방의회와 교육위원회의 구성과 정치적 성향 등이 변화하지 않는 한 ‘많은 달라짐’을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올바른 교육자치제를 쟁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교육주체세력의 힘을 성장․강화 시키는 것이 올바른 교육자치제의 실현의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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