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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 | 특집 [명장의 손]
귀하디 귀한 명품을 얻다
(2015-11-16 15:20:23)

세상에는 많은 손이 있다.
각자의 위치에서 활약하는 이 많은 손들이 모여 우리 사는 세상을 만들어 나간다.
누군가의 손이 있기에 이 세상은 더욱 풍요롭고 윤택해진다.
'물건'에는 손이 주는 특별함이 더하다. 수많은 공정을 거쳐 완성되는 물건들에는 저마다의 가치와 쓰임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것의 힘이 전적으로 손(手)에 기반 하거나 의존한 것이라면 그 가치는 더욱 특별해진다.
대량화, 기계화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가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같은 것이 있을 수 없는 '다름'이 있고, 무엇보다도 만드는 사람의 물건에 대한 '순정(純情)'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전통'이라는 말에 묶여 있지만, 전통공예기술을 보유한 무형문화재들의 작업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그 옛날의 삶처럼 우리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머물지 못하는 한계를 지니고 있지만 그렇다고 이 공정과 물건들까지 폄하되어서는 안 된다. 손이 닳도록 만든 이들의 물건에는 여전히 바람이 머물고, 소리가 울리고, 입맛이 감돈다. 설사 쓰임이 없어도 사라져가는 것들을 기어이 찾아내 오늘에 되살려낸 장인정신이 거기 있다.
우리나라는 무형문화재 제도를 통해 형태가 없는 기능 또는 예능을 보호하고 있다. 무형문화재는 문화적, 예술적, 학술적으로 보존할 가치가 있는 음악ㆍ무용ㆍ연극ㆍ공예기술 및 놀이 등 물질적으로 정지시켜 보존할 수 없는 문화재 전반으로 국가나 자치단체의 지정을 통해 보존 및 전승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무형문화재는 형태가 없으므로 당연히 그 기능이나 예능을 보유한 자연인,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인간문화재'이다.
전주에는 총 41명의 도 지정 무형문화재가 현존하며, 이중 공예기술을 보유한 기능 보유자는 모두 17명이다. 선자장 ․ 악기장 ․ 나전장 ․ 낙죽장 ․ 단청장 ․ 소목장 ․ 옻칠장 ․ 우산장 ․ 침선장 ․ 한지발장 ․ 전통음식 ․ 향토술 등 12개 분야의 무형문화재가 전통방식으로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모든 공정을 손으로 직접 해야 직성이 풀리는 이들은 제작과정이 아무리 힘들고, 사는 일에 보탬이 안 되어도 멈추지 않는다. 완성품 보다 그 과정과 삶에 우리가 더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거기 있다. 
물건의 가치가 순정(純情)과 끈기, 집념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차이를 알고 존중해줄 줄 알아야 언제 사라져버릴지 모르는 작업과 물건이 지켜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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