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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 | 칼럼·시평 [문화칼럼]
전통과 지역문화의 가치, 그 진실과 왜곡
이해준 교수(2014-02-05 09:01:30)

전통문화 계승, 활용의 자성론

 

사회변화와 서구적인 가치관의 혼입은 인문학의 고유 기능을 퇴색하게 하고, 이와 더불어 전통문화의 가치와 의미도 퇴색하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과거의 ‘전통문화’는 현재와 미래사회에는 부적절하다고 보는 경향이다. 전통문화 속에 담긴 진정한 의미를 채 알지도 못하면서 행해지는 자학, 비하도 만연하고, 소화되지도 않은 외국 문화가 ‘선진’ ‘현대’ ‘고급’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러한 결과는 우리 스스로의 문제점에서 기인된 것이기도 하다. 즉 ‘자성적’ 입장에서 보면 전통문화 가치의 혼돈과 폄하가 이루어진 또 다른 요인은, 그것의 현재적 의미 확산에 실패한 ‘전통문화교육’과 그 퇴행적 방식에도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전통문화가 온실 속에서, 혹은 국가적 필요와 당위성에 의하여 그 혁신노력을 거의 탐색하지 않아도 생존이 가능했던 시절이 있었다. 어쩌면 무풍지대에서 경쟁력과 자생력을 전혀 강구하지 않은 채 생존을 유지해온 셈이었다. 즉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본격적 질문을 스스로 하여 본 적도 별로 없었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 분야 전문연구자들의 당연한 자기 주장, 혹은 밥그릇 챙기기 시도, 아니면 국수주의적 몸짓 정도로 치부되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내용적, 질적인 면에서 지적되는 문제점이다. 즉 전통문화의 영역과 범위가 제한적이고, 과거 정체적인 경향이다. 전통문화 교과목이나 프로그램에 대한 어느 설문 결과를 보면 가장 많은 사람들이 “적당한 프로그램이 없다”고 하여 학습자의 요구에 맞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창출하지 못함을 지적한다. 또한 “관심이 없어서”가 비교적 높은 비율을 나타난 것을 보면 전통문화를 자신의 것으로 느끼거나, 생각하지 않는 실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지역문화 연구의 알파와 오메가

 

각 지역은 사회경제적 특성과 문화 환경, 역사변천이 각기 상이하고 차별성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지역문화 자료는 어느 한 분야 연구자의 특수한 자료로 설명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 그래서 지역 정체성과 문화특성은 다양한 분야별 연구자들이 합심하여 찾아야 종합적 해석이 가능해진다. 지역의 지리, 생태, 자원, 환경, 역사, 문화, 정치, 사회, 경제, 예술 등등이 결코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생명체로 결합된 것이 바로 지역문화인 것이다.   

그런데 지역문화 연구나 활용과 관련하여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숙제, 아쉬움은 정확한 원형콘텐츠의 정리가 이루어지지 못한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보물찾기 식의 문화자원 활용이나 정책 개발이다. 이는 사상누각이거나, 지역민의 호응을 얻는데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문화자원들은 “해당 지역에서만 체험할 수 있고, 집중성이 있는 콘텐츠”들을 선정, 이를 특성별, 내용별, 매체별, 수요층별로 다양한 콘텐츠로 개발되어 공급되어야 경쟁력과 자생력을 지닐 수 있다.

 


지역문화 교육과 지역민

 

끝으로 지역문화 올바른 계승과 활용에서 가장 주목할 것은 문화교육 및 지역문화학교의 개설이다. 또한 전통문화는 변화하고, 또 공유된다는 점과 관련하여 전승문화의 현대적 계승, 재창조, 현대적인 문예활동의 활성화 여부가 주목된다. 올바른 문화이해는 그 문화를 생산하고 공유한 주체와, 문화의 지역적 배경과 의미, 상대성과 특수성을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되고 끝이 난다. 따라서 무엇보다 주민들의 ‘문화의식’ 성숙에 그 성패가 달려 있으며, 지역민의 문화의식을 고양시키는 유기적인 아이디어 개발이 그 관건이라고 생각된다. 지역문화를 대중화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은 유관 기관(연구소, 전문가)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과 함께, 실제 교육이 성공적으로 실시되기 위해서는 지역별, 내용별 전문화된 교육 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바람직한 모델이 바로 지역문화 ‘시민대학’ ‘지역문화아카데미’ 등의 운영이다. 그런데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고려, 준비하여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① 지역별 특성을 철저하게 반영한 커리큐럼(프로그램) 개발, ② 지역학 교재의 발간(계층별 교재), ③ 지역학 강사의 확보, ④ 학습동아리의 양성 등이다. 나아가 인문학 연구자는 관련 연구를, 교육 전문가는 연구결과를 외연으로 확대시킬 수 있는 강좌를, 예술가는 지역민의 창작과 문화향수를 연계 발전시켜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낳을 수 있다면, 최상의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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