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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6 | 칼럼·시평 [서평]
한국 현대 소설 구조 연구
장성수 전북대교수 국문학(2004-01-27 14:51:53)

대학에서 소설론을 강의하면서 창작을 겸하고 있는 우한용 교수의 이저서는 서사문학의 한 갈래인 소설장르에 대한 다각적이고 종합적인 접근을 시도한 연구서이다. 저자가 이 저서에서 의도하는 바는 대략 다음의 세가지이다. 첫째는 소설을 양식적 차원및 장르적 차원에서 검토함으로써 소설장르의 특성과 본질을 구명하는 일이요, 둘째는 소설장르에 대한 기존의이론 및 연구방법론을 비판적으로 연구함으로써 저자 나름의 새로운 방법론을 정립하는 것, 셋째는 이러한 분석적 틀을 적용하여 한국 현대소설의구조적 특성을 해명하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저서는소설장르에 관한 원론서로서의 성격을 지니는 한편,실제 작품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서로서의 성격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소설장르의 이론적 체계화 작업이 추상적 단계에 머물지 않고 실제 작품과의 연관을 고려함으로써 구체성 확보에 성공하였다는 점이 이 저서의 가장 큰성과이다.
이 저서는 6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 ·2장은 소설을 양식과 장르의차원에서 검토함으로써 소설장르의개방성과 복합성을 밝히고 있다. 소설장르의 개방성과 복합성은 소설의이론 성립을 어렵게 하는 원인이다.소설장르의 개방성을 인정하고 거기에서사장르와 서정장르, 극장르의 연관성을 검토한 1 ·2장은 소설의 본질과함께 문학 장르론의 성격도 띤다.소설의 본성에 입각한 연구 방법론을 모색하고 그 실천을 보인 것이 3 ·4장이다. 기왕의 소설 연구 방향은 소설을 주제적인 측면에서 접근한 것이대부분이었다. 소설의 언어적인 조건을 중시하여 소설담론에 대한 추구를시도하고 있는데 이는 방법론의 새로운 추구에 해당한다. 이러한 방법론은다시 소설의 기호론적인 방법으로 확대된다.
소설텍스트와 문화현상의 상호연관성을 밝힌 것이 5 ·6장인데, 소설텍스트의 상호연관성의 개념을 확대 해석하여 소설의 구조내적인 측면과 함께 소설외적인 텍스트와 관계를 동시에 고려함으로써 소설기호론의 한계를극복하여 보다 진전된 소설기호론을 마련하고자 한 의욕의 성과라고 할 수있다.시나 극과는 달리 소설은 장르적개방성으로 말미암아 법칙성의 수립이어려운데, 이 저서는 소설시학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이 두드러진 성과이다. 추상적인 형태주의나 이데올로기적인 추상성을 극복해야 한다는점을 고려한다면, 소설텍스트를 주체개념이 포함된 기호체계 즉 담론구조의 일종으로 보는 저자의 기호론적 관점은 소설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의의를 지니는 것이다. 소설장르의 본성을 규명하기 위한 이론적 체계화 작업이 추상적인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작품의 분석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점을 다시 환기하고자 한다. 그러한 점에서 이 저서는 구체적인 작품의 실제적인 감상에도 크게 도움이 될 수있을 것이다. 문학연구가문학에 대한개념적인 인식을 목표로 하는 것이아니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실제작품을 통해 연구의 구체성을 확보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저자의 주된 관심부분인 소설기호론에 대한 설명이 다소 추상적이라든가, 분석대상작품이 특정 작가에 치우친 감이 있다든가 하는 등의 부분적인 아쉬움은 있으나 현대소설 연구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준 점은 이 저서의 확실한 공적이다.소설의 이론, 나아가서는 문학의이론을추구하는독자들의 독서욕구를충족시켜 주기에 모자람이 없는 이저서는국문학계 나아가서는문화계의큰 성과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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