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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1 | 칼럼·시평 [문화저널]
김덕수패 사물놀이전북문화저널 창간 2주년 기념공연
편집실(2003-09-08 11:03:41)

"일체액살 휘몰아다가 금일정성 대를 받쳐 원강천리 소멸하니 만사가 대길하고 백사가 여일하고 마음과 뜻이 잡순대로 소원성취 발원이요"(<비나리>중 액살풀이)
<비나리>로 시작한 김덕수패 사물놀이가 지난해 12월 22일 전북학생회관에서 저녁 7시부터 막을 올렸다.
이날 공연에서 첫 번째로 공연된 <비나리>는 정성껏 마련된 고사상과 덕담이 어우러져 문화저널의 무궁한 발전과 전북지역의 안녕을 빌었으며 돼지머리에 절을 하며 기원하는 모습 등 보기 힘든 굿판의 모습이 재현되었다.
관객의 대부분이 젊은이들이어서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신기했으리라 생각되며 옛날 당산굿을 본 사람에게는 우리의 풍물놀이가 신앙에 가까우리만큼 전율을 느끼게 하였다.
두 번째로 <삼도설장고가락>에서는 장고의 맺고 풀음을 자세히 보여 준 장면이다. 흔히 농악은 시끄럽고 단순한 가락으로 연결되었다는 느낌을 받는데 각도(호남·영남·중부)의 가락을 모아 섬세하고 가냘프고 때로는 장중하면서도 중후한 가락과 북편의 온화함을 느끼게 함은 농악가락의 무대화와 장고장단에 고도의 재능을 발휘하게 되어 보는 이로 하여금 긴장의 연속과 설레임을 느끼게 해준 연주였으며 절로 나오는 어깨춤을 가슴에 매어 두기가 어려웠었다.
셋째로 <삼도농악가락>은 사물놀이의 극치였다.
"하늘보고 별을 따고 땅을 보고 농사짓고 올해도 대풍이요 내년에도 풍년일세
달아달아 밝은 달아 대낮같이 밝은 달아
어둠 속에 불빛이 우리네를 비춰주네" (별달거리중에서)
꽹가리·장고·북·징이 어우러진 사물놀이는 바로 이 농악가락에서 발달된 오묘한 멋을 풍겨준다. 북의 신호로 시작되는 이 농악가락은 현장음악에서 무대음악으로 변형된 우리네 타악의 절묘한 예술로 음양의 조화가 담뿍 담긴 가락이며 연주자의 호흡이 가장 잘 맞아야 하는 어려움이 뒤따르게 된다.
요즘은 이 농악가락(사물놀이)에 춤이 함께 이어지기도 하며 태평소나 피리가 함께 연주되는 경우도 있어 사물놀이의 맛을 더욱 진하게 해준다.
마지막으로 <판굿>은 마치 한판 벌여 논 놀이판이 연상되며 각 지역의 장단의 짜임새는 시간을 초월하게 된다. 상쇠(꽹과리)놀이·북춤·소고춤·장고춤과 상무는 각 개인의 장기를 최대한 실리며 모두 어울릴 수 있는 판으로 흥분을 고조시키게 된다.
판굿이 벌이지면 어느덧 사람이 많이 모이게 되고 또 패거리의 뒤를 쫓아 같이 한판을 벌리게 되니 흥겨움이 절로 나며 온갖 생각을 잊게 해 주는 판이다. 이날 역시 판굿 뒤에 이어진 <뒷풀이>는 관중과 연주자가 무대 위에서 한판 벌려진 놀이에 뛸 수 있었다는 점에서 우리의 현장음악이 아직도 살아 있음을 보여준 중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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