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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4 | 칼럼·시평 [시]
타인을 위한 소망
박만기(2003-09-08 12:11:54)

(1)
한 여름 내
반은 미쳐서
가랑이를 적시며
때도 없이 농약을 뿌리더니
참한 날개 찢기고
노래도 잃은 새되어 어찌
푸덕이고 있는가.
저항과
정치와 명예도
한자리 수 경제도 모르는 사람이
저녁 어스럼 논둑에 앉아
울고 있는 땅을 두들기며
밑불의 피, 그리
흘리고 있는가.
(2)
흘린 피를 위하여
새벽 별 보듬고
이제 일어설 시간이네.
푸른 봉우리 마다
사랑의 날개를 펴는
태양을 향하여
뜨겁게 타오르는 시간이네.
평생을 목마른 토지의 뿌리를 위로하며
가시 돋친
우리의 숨결을 하나로 모두어
초록색 숯으로
바람을 세워 걸어가는 농부여야 하네.
전라도 날멩이
생솔 가지로 서 있어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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